사랑을말하다

노진아2008.12.07
조회609
사랑을말하다

어 뭐해 텔레비젼? 텔레비젼 뭐?

아 그거 재밌어? 아 안보지 거기 이쁜 여자 안 나오잖아 에헤헤

오? 어 그래? 아 나 그여자 좋아하는데? 어 예쁘잖아 그정도면 훌륭하지

야 고치긴 뭘 고쳐 내가 그런건 전문간데 근데 뭐 고치면 좀 어때  

아이구 아이구 또 우리 애인 질투하네 알았어 알았어 됐어 알았어

 니가 제일 이뻐 됐어? 좋아?

어 그래? 그래 그래 끊자 대신 드라마 다 보고 자기 전에

또 전화해야돼 알았어어

 

통화를 끊내고는 좀 심심해진 남자

그렇다고 책씩이나 읽는 사람도 아닌지라 빈둥빈둥 방을 돌아다니다가

그럼 나도 그 드라마나 한번 봐줄까나

보자 일단 먹을 거를 좀 챙겨가지고

그렇게 배를 득득 긁으며 부엌으로 갑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서 귤이며 식빵이며 딸기쨈

 한 쟁반 가득 먹을 거를 챙겨들고

TV 앞에 자리를 잡죠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려서 그 드라마를 찾아냅니다

 

근데 채널을 돌리자마자 나오는 장면은 오오 키스신

그걸 보며 괜히 자기 혼자 입맛을 쩝 다져보는 남자

근데 다음 순간 키스를 당한 여자가 남자주인공의 뺨을 때립니다

돈이면 단 줄 알아요? 나한테 왜 이래요

드라마를 보며 대답도 잘 하는 이 남자

 

아니 왜 저런 뻔한 대사를 한데? 돈이면 다지 또 뭐가 있겠어

그리고 왜 그러기는 지가 이쁘니까 그러지 에헤헤

혼자 있으니 다행이니 누가 봤다면 한심해서 허리가 다 꺾어질 그런 모습

 

이제 다음 장면은 샤워신입니다

가난하지만 멋있고 몸도 좋은 남자가 웃통을 훌떡 벗고는 푸푸푸

쏟아지는 물줄기 울끈불끈한 가슴팍

남자는 귤 한개를 통째로 입에 넣으며 오물오물

음 참 남자가 봐도 멋있네 멋있어 음 괜찮네 가슴 좋네

근데 그 순간 뭔 생각인지 남자의 표정이 싹 변합니다  

 

부지런히 다음 귤을 까고 있던 손길을 멈추더니

부랴부랴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는

야 너 뭐해 너 드라마 보고 있지 그거 보지마

왜긴 왜야 짜증나니까 그렇지 아 몰라 짜증나 짜증나

 그거 보지마 그냐앙

게으르고 한심한 줄만 알았던 이 남자

알고보니 앙탈까지

 

물론 그건 우리 생각이고 전화를 받은

여자친구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겠죠

 

알았떠 안 보께 나 지금 눈 가렸떠 진짜얌

 

어후 귀여워 죽겠죠

그대의 사랑만 있으면 나는 더 멋있어질 필요도 없겠죠

 

그것이 우리가 사랑을 꿈꾸는 이유

가슴의 王자보다 더 간절한

 

사랑을말하다

 

 

 

-푸른밤,그리고성시경입니다

-사진:Complejo 0"Paracaid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