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도전] 당신의 ‘꿈’에 미쳐라!

노랑지수36.5200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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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도전] 당신의 ‘꿈’에 미쳐라!

[CEO의 도전] 당신의 ‘꿈’에 미쳐라!

‘꿈’이란 개념은 좀 추상적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아서 어떤 때는 손에 잘 잡히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꿈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가슴 깊은 곳에 묻어버리기도 한다. 최근 만난 고재경 사장은 “내 꿈은 늘 CEO였다”고 말한다. 단순한 사장이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하는 CEO말이다.

고 사장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의 도전1. 밑바닥부터 시작하라

“제가 80학번인데요, 어쩌다보니 대학을 10년 동안 다니게 됐어요. 후기로 대학에 입학한 첫 해엔 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1년 동안 휴학을 했습니다. 다음해엔 군대를 가려고 휴학을 했는데, 이게 접수가 안 되어 있는 거예요. 제대를 한 뒤에도 시기가 맞지 않아서 1년을 더 쉬어야했지요.”

고 사장은 학창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계면쩍게 웃었다. 한때는 이런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20년 가까운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에 더욱 많이 인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여기고 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직원이 20~30명 정도 되는 여행사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패키지여행이 활성화 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여행을 좋아했고 ‘이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었다. 첫 월급은 24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마저도 수습 6개월 동안에는 17만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

고객들의 여권이나 비자를 만들어주기 위해 대사관을 뛰어다니며 분주한 시간들이 갔다. 때로는 티켓 배달에서부터 인보이스, 수금까지 안 해 본 일 없이 두루 경험했다. 그러다보니 책상 위에는 늘 고객들의 각종 신분증 복사본, 사진 등이 쌓여 있었다. 하루는 고객이 맡긴 서류가 바닥에 묻혀 있는 것을 몰라, 여권을 만들지 못한 일이 생겼다. 여권을 찾으러 온 고객은 화를 내고, 아무리 잘못을 구해도 소용이 없었다. 사회 초년병에게는 하늘이 노래질 일이었다.

고 사장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지나고 나면 모두 잊히기 마련”이라며 “당시 그렇게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했기에 오늘날의 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어진 일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기본을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기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그의 도전2. 때로는 비굴함과 함께

“첫 회사에 입사한 이후, 임원 한 분이 회사를 떠나면서 함께 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를 믿어주신 그분과 함께 회사를 옮겨 1994년까지 근무했지요. 새 회사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절망은 혈인, 지연, 학연과 같은 인맥의 끈이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열심히 해도 다른 이들이 낙하산처럼 들이 미는 일들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당시 고 사장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비굴해져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서 자신의 마진을 자꾸 손해 보는 경쟁은 더 하고 싶지 않았다. 마침 패키지 여행사들이 커질 때여서 과감히 회사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당시 그가 선택한 것은 해외여행 인솔자(T/C)였다. 전 세계를 다니며 고객들의 취향이 어떤지에 대해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T/C는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업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친구의 도움으로, 업계에 대해 많이 공부하게 됐죠. 여행사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후발주자로서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가격정책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 사장은 2001년 당시로는 생소한 저가여행이라는 개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지금은 저가여행이 보편화된 상황이지만, 처음에는 다른 여행사들로부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욕도 많이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거품을 뺀다’는 개념이 전체 여행시장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회사를 시작했을 당시엔 30~40명에 불과하던 직원도 이제는 150명 정도로 늘어났다.

이번에는 ‘노랑풍선’이라는 회사이름을 떠올리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실 그는 법인을 설립하려고 등기소에 갈 때만 해도 50여 개의 이름을 미리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자신이 생각한 이름이 모두 등기돼 있었던 것이다. 고 사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여행사 수는 1만개에 가깝다. 또 실제 활동을 하고 있는 곳도 4,00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이름의 여행사는 모두 있었다고 보면 된다.

고 사장은 약간 촌스럽더라도, 누구나 기억하기 쉽고 자리를 잡으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회사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일본 여행 사이트들도 벤치마킹해서 낸 회사 이름이 바로 ‘노랑풍선’이었다. 이 이름은 그의 예상대로 여행업계는 물론 고객들의 마음에도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의 도전3. CEO로서의 투명함을 지킨다!

“처음 회사를 설립한 이후 매년 큰 성장을 해왔습니다. 올 초 사업계획을 짤 때만 해도 포부가 컸지요. 하지만 4/4분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이런 상황은 내년까지 계속 되리라 예상됩니다. 당초 2010년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했는데요, 이 또한 좀 미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 사장은 경영자의 가장 큰 미덕으로 투명함과 책임감을 꼽았다. 불경기일수록, 직원들과 똘똘 뭉쳐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가끔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는 이들을 보면 아직도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통해 스스로는 물론 직원들, 회사까지도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여기고 있다.

그의 꿈은 늘 CEO였던 것처럼, 지금도 역시 그는 좋은 CEO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고 사장이 생각하는 ‘좋은 CEO’란 직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오픈 마인드로 대화를 나누고 직원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면, CEO는 거기에 더불어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 사장은 “어둔 터널을 지나고 나면 밝은 세상이 나온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 역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극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의 또 다른 기회를 찾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곳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온라인 활성화, 개별여행과 할인항공권 이용 편의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 고객만족팀 확대 등을 통해 성장했던 것처럼, 또 다른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한 번 세운 원칙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 다만 기본 마음가짐을 그대로 간직하면 된다. 이제 더 좋은 CEO, 발전하는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그의 도전은 또 다른 시작을 맞은 셈이다.



* 고재경 사장 약력
경기대 경영학과 졸업/ 1989년 올림픽 항공 입사, 여행업계 진입/ 패키지 여행사 근무 및 해외여향 인솔자(T/C)로 활동/ 2001년 노랑풍선여행사 설립/ 현재 노랑풍선여행사 대표이사



글 : 진희정(jhj155@empal.com)
더 스토리 컴퍼니 대표/ CEO전문작가/ ‘CEO처럼 기획하라’, ‘CEO, 책에서 길을 찾다’ 저자

[ⓒ 매일경제 & mk.co.kr]  2008.12.01 09:42:28 입력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728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