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을에게 한 갈피 자리를 내주는 날

조은실200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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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가을에게 한 갈피 자리를 내주는 날

 

여름에게 아직 할 말이 남았는데,

벌써 손이 시린 계절이 돌아오다니.

 

갑자기 세월이 훌쩍 지난 느낌이 들게 만드는 이 쌀쌀한 바람

묘하게 상쾌함과 쓸쓸함이 공존한다.

 

작년 이맘때에는 두터운 후드티에 청바지, 흰색 포스 운동화를 신고

노량진을 서성였는데,

지금은 스카프를 두르고 정장바지를 입고 7cm가 넘는 구두를 신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

 

단 3개의 계절이 지났을 뿐인데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한 듯한 느낌.

 

내가 설사 그를 잊고 싶어하더라도 머물러 줄줄 알았는데,

아무런 미련 없이 훌쩍 떠나 버리고만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