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과 그리스도인 모두 보시기 바랍니다.

차윤진200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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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신념적 병역거부와 기독교윤리 ]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세 사람에 대해 1심 재판부가 판례를 깨고 무죄를 선고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담당판사는 판결문에서 " 병역법에는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불응한 자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며  "피고의 경우 모태신앙에다 꾸준한 종교생활을 해왔고 병역의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타인에게 알린 점 등을 볼 때 병역거부는 양심 결정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고 밝혔다.

 

필자는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라고 표현하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양심은 생활환경,종교 등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그들의 병역거부는 그들이 믿는 종교의 교리에 의한 것이므로 '종교 교리적 병역거부' 또는 '종교 신념적 병역거부'등으로 표현해야 옳다.

 

헌법에는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가 곧 양심이라 했다. 따라서 천차만별의 양심을 국가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병역거부에 대한 판결용어로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이 판결은 국민 개병제에 따라 병역의무를 수행해 온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징병업무를 주관하는 관계기관은 물론 재향군인회나 보수 우익단체 등은 '상식을 일탈하는 판결'이라며 반발했고 일반 시민들도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그것도 국토방위가 곧 국가 생존의 수단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있어서는 안 될 판결' 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병역을 거부하는 이유는 ' 살인하지 말라' 는 제 6계명과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 원수를 사랑하라' 는 성경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계명과 말씀에 위배되는 행동을 신자로서 할 수 없다는 게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내세우는 병역거부의 주장이다.     

 

전쟁과 평화를 기독교 윤리학은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성전(Holy War)과 정당한 전쟁(Just War) 그리고 평화주의(Pacifism)가 그것이다. 성전은 상대가 거대한 악의 표상일 때 그 악을 제거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직접 요구하신다. 이스라엘이 가난안을 정복할 때가 그랬고 유럽의 십자군이 예루살렘 성지회복을 위해 일으켰던 십자군 전쟁이 그랬다. 이 전쟁에 참가했던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자랑스러워했고 하나님은 그 전쟁의 승리자들에게 복을 주셨다.

 

정당한 전쟁 논리 또한 너무나 당연하다. 부당한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자국을 지키기 위한 전쟁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문제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거부한다'는 평화주의다. '네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도 돌려대라'는 말씀을 들어 폭력보다 평화가 더 우선임을 강조한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내세우는 주장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는 이상과 현실의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세상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성경 말씀도 이를 뒷받침하듯 때와 장소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말씀을 하신다. 어떤 때는 전쟁을 요구하시고 그 전쟁의 승리자를 위해 복을 주시는가 하면 또 어떤 때는 "일곱 번뿐 아니라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며 상대에 대한 무한의 용서를 우리에게 요구하신다. 이는 상황윤리에 근거한 말씀이리라 여겨진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내세우는 주장은 기독교 윤리학적 측면에서볼 때 한 단면에 불과하다. 기독교의 '원수사랑' 이라는 덕목은 개인윤리차원에서 실행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사회나 국가윤리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사회나 국가가 그 '원수사랑'의 개념을 수용했을 때 그 사회는 질서를 세우기가 어렵고 국가는 존립이 불가능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판결이 있고 난 뒤 '병역을 마친 자'와 '병역을 마쳐야 할 자' 가 공존하는 대학가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양심적 병역거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는 반응이 나왔다는 점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지난 2일 실시한 긴급여론조사에서 총 참여자(37,435명)의 66.1%(24,754명)가  '어떠한 경우라도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는 반응을 보여 '사안별로 허용해야 한다' 와 '모두 인정해야 한다'를 크게 앞질렀다고 한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고 든든하다.

 

- MEAK 광주지회 사무국장 박희서 장로님이 몇년전에 신문에 기고하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