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배대건200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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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올해 들어 닭을 많이 먹게 되었다.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친구들이나 다른 대상들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향하게 되는 호프집. 종종 일이 끝나고서도 아르바이트(이하 알바)하는 사람들과 함께 간다. 평균적으로 계산해 볼 때 하루에 대략 2시간 정도를 이곳에서 머물게 된다.

 

 이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면 아깝다. 그런데 다른 각도로 생각한다면 술자리는 인생 공부와 술자리 안의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한 다는 걸 깨닫는 순간. 술자리는 술자리가 아닌 또 다른 새로운 공화국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 모두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철학적인 삶을 가질 수 있도록 연마할 필요가 있다.)

 

 요즘. 많이 춥다.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렇다는 둥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철원 3사단이란 우리나라의 최전방에서 군생활을 했다. 그곳은 이곳 대구와 기온 자체가 비교불가하며,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에는 척박할정도로 싸늘하다. 심한날은 하루종일 영하 5도 주변에서 맴도는 경우도 있을 정도며, 눈이 한번 내리면 몇일간 계속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전역을 하고 대구에서 생활을 한 지 오래되서일까. 벌써부터 이곳이 춥다. 새벽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 데 적응이 잘 안된다.

 

 몇일 전. 아양교 둔치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헛된 망상에 빠져 5시간정도를 멍하니 있었다. 그런데 그 5시간을 넘도록 이야기를 하며 노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리 많이 봐줘도 고등학생 남짓. 자정을 지나 새벽으로 들어서는 시간에도 그들의 수다는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으나, 차츰 시간이 지날 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변을 따라 걷거나 한 시간을 빼고 5시간을 기다리면서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얼어버렸다. 그런데 그치들은 계속해서 떠들고 있었다.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표정으로.'

 

 사회라는 타성에 젖지 않고, 동심으로 돌아가 아주 사소한 일에도 웃고 떠드는 사람들. 그들의 소소한 행복을 깨기가 겁나 멀찍이서 사진을 찍었다. (기억 상 대략 1시간 30분 간격으로.)

 

 그들은 그렇게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결국 기다리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은 시간이었다.  저런 친구를 일생동안 몇이나 만들 수 있을까?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단언컨데 하나라도 만든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거라고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