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라 모든 소비가 줄고 있는데 유독 술 담배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주류공업협회와 KT&G가 1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9월 소주 소비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8%, 담배 판매 실적은 4% 증가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말연시 술자리로 인해 이 같은 증가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불황일 때 술 담배 소비가 증가하는 데 대해 주류경제학은 `열등재`로 설명한다.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늘고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가 줄어드는 정상재와 달리 열등재는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줄고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가 는다. 몸을 해치는 술 담배를 열등재라 한다면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가 증가하게 마련이다.
단순 효용과 기회비용으로 설명하는 예도 있다. 경기가 불황임에도 돈과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들여 술 담배를 소비하는 것은 정신적 만족이라는 효용을 위해서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이 썩 와닿지는 않는다. 그래서 비주류 경제학의 설명에 관심이 간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서랍에서 튀어나오곤 하는 카를 마르크스에 따르면 경기 불황에는 언제나 `자포자기식` 폭식과 과음이 뒤따른다. 노동자들은 평소 노동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노동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머물곤 한다. 결과물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이를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로 정의했는데 이 같은 소외의식은 경기 불황기에는 더욱 커진다. 경기가 좋을 때는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소득과 자산을 지켜보며 바쁜 일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못해 소득이 늘지 않고 심지어 줄어들게 되면 평소 잠재의식으로만 느꼈던 노동으로부터 스트레스가 표출된다. 이때 폭식과 과음은 이를 상쇄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마르크스 설명이다.
요즘 같은 때 무척 공감이 가는 논리 전개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결코 궁극적인 위로를 줄 수 없다. 마르크스 역시 자포자기식 폭식과 과음은 육체적 쾌락 이상의 심리적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를 근본적으로 치유해 준다고 주장하는 마르크스식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위기를 계기로 정신적 공황까지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주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알기쉬운 경제이론] 노동의 소외
불황에 술ㆍ담배 소비는 왜늘까…카를 마르크스의 대답은 달랐다
경기 불황이라 모든 소비가 줄고 있는데 유독 술 담배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주류공업협회와 KT&G가 1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9월 소주 소비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8%, 담배 판매 실적은 4% 증가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말연시 술자리로 인해 이 같은 증가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불황일 때 술 담배 소비가 증가하는 데 대해 주류경제학은 `열등재`로 설명한다.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늘고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가 줄어드는 정상재와 달리 열등재는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줄고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가 는다. 몸을 해치는 술 담배를 열등재라 한다면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가 증가하게 마련이다.
단순 효용과 기회비용으로 설명하는 예도 있다. 경기가 불황임에도 돈과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들여 술 담배를 소비하는 것은 정신적 만족이라는 효용을 위해서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이 썩 와닿지는 않는다. 그래서 비주류 경제학의 설명에 관심이 간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서랍에서 튀어나오곤 하는 카를 마르크스에 따르면 경기 불황에는 언제나 `자포자기식` 폭식과 과음이 뒤따른다. 노동자들은 평소 노동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노동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머물곤 한다. 결과물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이를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로 정의했는데 이 같은 소외의식은 경기 불황기에는 더욱 커진다. 경기가 좋을 때는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소득과 자산을 지켜보며 바쁜 일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못해 소득이 늘지 않고 심지어 줄어들게 되면 평소 잠재의식으로만 느꼈던 노동으로부터 스트레스가 표출된다. 이때 폭식과 과음은 이를 상쇄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마르크스 설명이다.
요즘 같은 때 무척 공감이 가는 논리 전개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결코 궁극적인 위로를 줄 수 없다. 마르크스 역시 자포자기식 폭식과 과음은 육체적 쾌락 이상의 심리적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를 근본적으로 치유해 준다고 주장하는 마르크스식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위기를 계기로 정신적 공황까지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주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출처] 매일경제 200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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