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의 군입대 마지막 작품 이 16일 드디어 공개되었다. 사실 조인성의 입대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보다는 주진모와 함께 동성애를 다룬 영화, 그리고 파격 노출과 정사신이 있을 거라는 보도 때문에 더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관객은 이제 더 이상 노출 마케팅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이미 에서 그렇듯, 관객은 노출연기를 불사하며 작품에 매진한 김민선을 인정하지만 영화 작품성으론 큰 의미를 두지는 못한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은 다르다. 분명 조인성의 동성애자 루머와 첫 베드신 공개라는 화두로 이슈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작품성과 공존한 필요한 노출이란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고려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동성애자로 알려져 있는 공민왕에 관한 비사이다. 은 고려말, 대외적으로는 원나라로부터 자주성을 회복하고 내부적으로는 권문세족으로부터 왕권강화를 꾀했던 것으로 잘 알려진 공민왕과 그의 재위시절에 존재했다는 특별관청 '자제위(子弟衛)'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팩션 사극이다.
사대부가의 자제들 가운데 미소년들을 선발하여 문무를 겸비한 최고의 인재들로 성장시켜 왕의 최측근에서 호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자제위'. 이 기구는 신돈이 정치에서 물러난 후, 공민왕이 좌절된 개혁정치를 추진하기 위해 친왕 세력을 육성하고자 설치했다는 일설부터, 공민왕의 침소까지 드나들며 시중을 들어 궁중의 풍기문란을 조장한 주역이라는 가설 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는 조선시대에 조선이란 정체성을 바로 잡기위해 고려를 많이 저급화시켰다는 가설도 제시되기도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중요한 부분은 아닐 수 있다. 이 영화는 팩션의 장르로 창작의 작품임에 틀림 없으니 말이다. 고려시대에는 충열왕 때 부터 원나라의 공주와 결혼을 시키는 풍습이 100년간 이어져왔다. 이는 고려가 원나라의 속국으로 인정받는 안타까운 현실로 에서 고려의 왕, 그의 호위무사 홍림, 왕후의 세 사람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궁을 둘러썬 음모를 다른 스토리를 가지는 큰 배경이 된다.
고려 말, 원의 간섭과 극심한 조정의 불신에 맞서 흔들리는 나라를 지켜내려는 고려의 왕(주진모)는 사대부가 자제들을 어릴적 부터 수련시켜 자신의 친왕측근 특별기관인 '건룡위'를 만든다. 왕의 신임을 전적으로 받고 있는 건룡위의 수장인 홍림(조인성)은 왕을 보필하는 것을 절대적인 사명으로 여기고 신변의 위협으로부터 왕을 보호하는 것뿐만아니라 정치적 수세에 몰려 괴로워하는 왕의 마음까지 위로한다. 어느 누구보다도 홍림을 믿고 사랑했던 고려의 왕은 자신의 세자 책봉을 하는데 있어 원나라의 압박을 받게 된다. 그 것은 자신과 원나라 공주 출신인 왕후(송지효) 사이에 후사를 얻지 못해 원나라의 후손을 세자로 책봉하라는 압박이다. 더 이상 원나라의 간섭에 휘둘릴 수 없다는 하게 된 왕은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 합궁을 명한다.
왕과 홍림은 이미 왕과 신화의 사이를 뛰어넘은 사랑하는 사이다. 왕은 여자를 더 이상 품을수 없는 동성애자이며 홍림은 자신이 모시는 왕이기에 자신의 운명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자신보다 호위무사 홍림을 더 가까이 하는 왕때문에 괴로워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왕의 곁을 지키는 왕후는 후사를 얻지 못해 홍림과의 원치 않는 대리합궁을 한다. 하지만 그 합궁이 세사람의 운명을 바꿔 놓는다. 자신을 품어준 홍림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되는 왕후, 왕후와의 합궁이후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 홍림, 그 두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는 왕, 이렇게 세사람의 파국적 운명은 영화의 큰 맥락이다.
이런 큰 맥락을 짚어가는데 있어 영화의 베드신은 많이 등장한다. 이는 점점 고조되는 삼각관계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장치로 영화의 긴장감을 더하며 관객들을 화면에 몰입하게 한다. 실제로 유하 감독은 배우들의 클로즈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 이는 섹스신이라 하더라도 캐릭터들의 감정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한다. 자신에게 사랑이란 것을 느끼게 해준 왕후에게 연민을 가지게 되면서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위험이 어떠한건지 알지만 결국 연민을 가지는 여인에게 갈 수 밖에 없는 조인성의 연기는 박수를 칠만하다.
섹스신이 많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노출 수위가 파격적이지 않다는 유하감독은 실제로 '색,계'정도의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지만 아직 우리나라 현실이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이 영화의 베드신으로만 기사화 되고 조인성과 송시효의 노출 수위, 주진모와의 동성애 장면만 홍보되는 것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다. 의 관전 포인트는 노출이 아니란 의미다. 홍림을 사랑한 왕의 감정 변화와 왕을 배신하면서 사랑을 하기 시작한 왕후와 홍림의 감정변화가 관전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 영화는 세 인물의 감정 변화를 눈빛과 대사로 표현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배우에게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유독 클로즈 샷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때문일 것이다.
조인성의 감정 연기가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게 감정기복을 표현한 연기라면 주진모의 연기는 왕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절제되고 억제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주진모의 연기에 절절함이 묻어나는 것을 느꼈다. 홍림을 원망하고 그의 배신에 큰 상처를 입지만 그를 다시 잡을 수만 있다면 왕의 자리도 버릴 수 있을 만큼 그를 사랑하는 감정표현은 애절함을 넘어 그만의 사랑방식일 것이다. 송지효는 카리스마 넘치는 왕후지만 홍림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정인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여자로의 연기도 박수를 쳐줄만하다.
역사적 사실과 노출, 동성애 코드 등 논란의 여지가 매우 많은 은 엄밀히 말하면 멜로 영화라고 단정짓고 싶은 마음이다. 팩션사극, 수위 높은 동성애 영화, 조인성의 첫 베드신 등의 표현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다소 긴 145분의 러닝타임의 사극이란 점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울림이 크기에 영화는 지루한 맛을 느끼지는 못한다. 충무로의 이야기 꾼으로 소문난 유하감독의 기개대로 시대를 꿰뚫은 운명적인 사랑의 대서사시를 웅장하게 완성한 느낌을 받는다.
2008년 한국영화의 관객수는 참 많이 줄었다. 올해 마지막 한국영화가 될 이 오랜만에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사실 이 글에 노출에 관한 이야기는 최대한 적게 쓰려고 했지만 그 요소를 빼고는 이 영화를 논하기가 쉽지 않다. 을 보려고 하는 관객에게 던지고 싶은 말은 분명 노출수위는 매우 높다. 또한 조인성, 주진모의 동성애 장면은 프렌치 키스가 나올 정도로 놀랄 수 있다. 하지만 그 노출 수위만 가지고 영화를 평가하지 말고 배우들의 호연과 감정변화를 따라가면서 영화를 즐기면 145분의 러닝타임은 금방 지나갈거라 믿는다.
<쌍화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는 것을 보여준 격정멜로 팩션 사극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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