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하정윤200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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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시작된 소설의 장르중에 라이트 노벨이라 불리는 장르가

 

있다.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대중 소설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라이트 노벨들은 실제로 읽어보면

 

그렇게 가벼운 작품들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가볍지 않은 가벼운 대중 소설의 예가 되는 것이 바로 유명한 다나

 

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이 있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

 

고 있는 '망량의 상자'나 '우부메의 여름' 등의 교고추 나츠히코가

 

쓴 교고쿠도 시리즈가 바로 라이트 노벨의 대표작들이기도 하니 결

 

코 가벼운 대중 소설이라고만 넘기기에는 그 범위와 내용들이 꽤

 

넓은 영역에 걸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는 라이트 노벨이 거의 심하게 가벼운 소프트 판타지의 영

 

역에 있는 듯 인식이 되고 있지만, 위에 이야기 한 것처럼 라이트

 

노벨은 그렇게 쉽게 영역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라이트 노

 

벨이 시작된 일본에서는 그 시작을 일본의 괴담, 기담 소설들로 보

 

고 있으니 말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의 경우를 생각하면 조금 과하

 

게 생각하면 김시습의 '금오신화' 같은 작품에서 시작되었다고 생

 

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어쩌면 라이트 노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다나카 요시키보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을 해볼 수 있다. 물론 많은 팬들로 부터는 불평을 듣고 있지만 다

 

나카 요시키가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를 쓰는 이유가 어쩌

 

면 작가의 뿌리인 라이트 노벨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반영하

 

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라이트 노벨의 원점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결국 라이트 노

 

벨 스스로 장르를 확대해 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담, 괴담 소설

 

이 아닌 SF에서 학원 코믹물까지 각가지 장르로 자유롭게 발전해

 

왔다. 하지만 그래도 기담, 괴담 소설에 뿌리를 둔 장르인 만큼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라이트 노벨의 초기 모습에 가깝고, 더해서 가장 발전적인 모

 

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카도노 코우헤이의 '부기팝'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기팝' 시리즈는 오랫동안 계속되어 오고 있는 작품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세계관도 확장이 되고 있고, 더해서 스핀 오

 

프격인 '나이트 워치' 시리즈와 '비트의 디시플린' 등의 작품들까지

 

나올 정도로 성공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확장되어 가는 세계관과 캐릭터들, 그리고 이야기들

 

속에서도 하나 변하지 않는 점은 바로 그 세계의 시작점인 '부기팝'

 

시리즈에서는 여전히 같은 도시의 같은 공간에서 사건들이 벌어지

 

고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때 데려가는 존재가 있고, 그 이름이 '부기

 

팝'이다' 라는 '도시 전설'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들은 처음부터 지

 

금까지 그러한 '도시 전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야기

 

를 끌어오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일어나는 사건들 마저도 우리가 흔하게 한번쯤 흘려 들었

 

을 것 같은 '어느 장소에 가면 죽은 사람이 살아온다'라던가, '상상

 

할 수 없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든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

 

졌다'와 같은 조금 흥미있게 느껴지지만 금방 잊어버려도 상관 없

 

는 일들이 '부기팝'의 세계에서 사건이 되고, 그리고 '부기팝'의 세

 

계에서 개연성을 갖고 사건이 해결된다.

 

그렇게 '도시 전설'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라이트 노벨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참 오랜만에 돌아온 '부기팝 퀘스쳔 침묵 피라

 

미드'는 다시 한번 멋진 '부기팝'의 세계로 초대해준다.

 

여전히 '부기팝'의 세계는 시간의 연대기적 구성을 벗어나 있고, 이

 

번 사건 또한 예전의 사건들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여준

 

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에서 등장했던 주인공들은 '부기팝'을 모

 

두 읽은 독자들에게는 어쩌면 과거의 한 장면처럼 모습을 보여준

 

다. 심지어는 예전에 읽었던 어떤 장면이 마찬가지로 제 3자의 눈으

 

로 보여지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모두 작가가 독자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부기팝' 시리즈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역할을 하

 

는 '부기팝'은 여전히 잠시 잠깐 나타나 사건을 해결해준다. 하지

 

만 작가가 '왜곡왕'편을 마지막으로 작품을 끝내려 했었던 것이 이

 

유인지 '부기팝' 시리즈는 '왜곡왕'편 이후로는 많은 차이점을 보

 

여주는데 그 가장 큰 것이 바로 작품에서 '부기팝'의 역할이 작품

 

을 전체적으로 지배하면서도 결코 주인공이라고는 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예전 작품에서도 서술하는 사람이나,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 캐릭터는 '부기팝'이 아니었지만 작품이 진행이 되면

 

서 '부기팝' 시리즈에서 '부기팝'의 역할은 사건의 정점에서 갈등

 

을 해소케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

 

여준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도 실제로 주인공들은 다른 인물들이고 그들

 

은 과거의 사건들과 '부기팝'의 소문들을 추적하면서 조금씩 미스

 

터리의 중심으로 나아가는데, 여기에서도 기담, 괴담 소설에서 시

 

작된 라이트 노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도시 전설' 같은 '부

 

기팝'의 소문들이 너무나 현실적인 '도시 전설'처럼 펴져나가는 모

 

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도시 전설'에서 보게되는 '진실'은 어쩌면 충격적

 

인 결말을 보여주지만, 다른 모든 '도시 전설'의 진실을 알게 되었

 

을 때 우리가 느끼는 그런 감정을 '부기팝'에서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부기팝 퀘스천 침묵 피라미드'에서 작가 카도노 코우헤이는 잠시

 

여러 다른 외전들로 외도를 했던 것에서 돌아와 자신의 원류에서

 

그 시작점이 되는 '도시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작가는 등장 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

 

다.

 

'피라미드가 만들어진 진짜 이유를 아느냐?'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