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 마중물 중앙테마이벤트 / 알맹이가 꽉 찬 사람

최태권20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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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 무릇 예술이란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신선한 감상이 아닐까.
수화기 너머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에서 혹은 빛바랜 사진 속 덩그러니… more


알맹이가 꽉 찬 사람

아주 오랜 옛날, 신과 인간이 서로 교통할 수 있던 때,
어느 날 호두 농사를 짓는 농부가 신을 찾아가 부탁했다.
"저는 호두 농사를 짓는 농부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가?"
"네, 다름이 아니오라,
저에게 1년만 날씨를 맡겨주십시오.
딱 1년 동안만 제 뜻대로
날씨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일기에 관한 한 신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지만,
그 농부가 하도 간곡하게 사정하는 바람에
신도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1년 동안
날씨에 대한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그후 1년 동안은 날씨가 농부의 마음대로 되었다.
그가 따사로운 햇볕을 원하면 햇볕이 내리쬐었고,
촉촉한 비를 원하면 비가 내렸다.
바람도 불지 않아
덜 여문 호두알을 떨어뜨리는 일도 없었고
천둥이나 번개도 일지 않았다.
매사가 순조로웠다.
그래서 농부는 그저 마음 편히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이나 즐기면 되었다.
이윽고 수확철이 되었고,
기대대로 호두 농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풍년이었다.
농부는 기쁨에 들뜬 마음으로 산더미처럼 떨어져
쌓인 호두 가운데 하나를 주워 깨뜨려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속이 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가?
"…?"
다른 호두를 깨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산더미처럼 쌓인 호두는 하나같이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것들이었다.
농부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이튿날 농부가 다시 신을 찾아가서,
빈 껍데기 호두를 집어던지며 항의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죄다 쭉쟁이 아닙니까?"
그러자 신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
"노력도 도전도 없는 것에는 알맹이가 들지 않는 법.
폭풍같은 방해도 있고, 가뭄 같은 갈등도 있어야
껍데기 속의 영혼이 깨어나 여무는 것일세."

한 송이 들꽃을 피우는 데도
오랜 세월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력 뒤에 오는 성취감은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느낌』
(김하 엮음 | 뜻이있는사람들)(사진 | 한광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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