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에 김예슬씨의 '유학생'에 관한 글을 읽고 저도 모르게 '글쓰기'를 눌러 버렸습니다. 유학생에 관한 김예슬씨의 의견도, 그 밑에 여러 댓글들 참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갔을때 어리둥절한 기분도, '코드가 맞지 않는다' 라는 기분도 십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김예슬씨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유학생' 과 '미래의 한국사회' 에 대해 제 의견을 써 보려고 합니다. 말주변이 없는지라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셔요. ^^
저는 대다수의 유학생들과 달리 영어권이 아닌 독일 이라는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 왔을때 많은 분들이 왜 하필 독일이냐고 물어보면 '학비가 싸서'' 라는 대답 외에는 사실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하지만 해가 갈수록 참 독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 우스운 말이지만 '가난함'이 무엇인지를 경험 할 수 있었고 그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예슬씨의 말이 맞아요, 유학은 굉장히 가난한 집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죠. 그렇다고 '집에 돈 좀 있어서' 온 분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의 많은 분들을 보면, 한달 한달 집세 내기도 버거워 찬물밖에 나오지 않는 집, 혹은 21세기에 난로를 때워 난방을 쓰는 집으로 이사가는 분들도 있고 (저 역시 약 1년을 부엌보다 작은 반지하 같은 방에서 살다가 천식과 폐렴의 쓰디쓴 기억이... ㅋㅋ) 교통비가 없어 한시간도 넘는 거리들을 자전거 타고 오가는 분들도 있고, 밥을 굶으며 책을 사는 것은 비단 전혜린씨만의 전유추억은 아니랍니다 ^^
하지만 이것은 유학생에게 국한지어진 상황이 아닙니다. 독일의 많은 대학생들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베를린은 워낙 레스토랑이 싸다치지만, 뮌헨 같은 도시에서는 외식은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 자주 하지 않는 '사치행위'라고 합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는 서로 집에서 요리를 하고 디브이디를 보거나 보드게임을 하면서 놉니다. 저는 클럽 가는 것을 워낙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독일친구들은 그냥 술집에서 춤추는것을 더 즐기더군요. ㅋㅋ 근데 술 적당히 들어가면 그것도 굉장히 재밌다는...
물론, 모든 독일사람이 이렇다 혹은 모든 독일에 있는 한국유학생은 가난하게 산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어려운고비'를 넘기고 잘 살고 있고요. ㅎㅎ 저에게 가르침을 준 것은 이런 '상황'들이 아니라 그것을 당연하게 바라보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직접 돈을 벌고 있지 않는한, 돈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러기에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님의 돈으로 흥청망청 쓰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죠. '부모 잘 만난 것이 죄냐' 라고 되물으신다면, '부모를 잘 만난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 돈을 생각없이 쓰는 것'은 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돈은 애초에 만들어지기를 '유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금괴'가 너무 무거우니 가볍게 흘러 돌아다니라고 '화폐'가 생겼죠. 그런 돈이 몇몇의 손아귀안에서만 돌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하지만 돈 얘기는 다음 기회에 ㅋㅋ)
얘기가 잠시 샜습니다만, 이런 환경에서 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검소해지게 되었습니다. '쪼잔'해지는 것 과는 또 다른, 물질의 가치와 무가치를 (비가치인가 -_-?) 나누어서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무엇보다 학생이란 신분에 돈이 많다는 것. 물건을 많이 사들인다는 것. 많은 것들을 쉽게 얻는 다는 것은 성숙해짐에 있어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학업의 진정성입니다. 이것은 다른 나라에 가보지 않아서 비교하기가 힘듭니다만, 한국에서 잠시나마 다녔던 대학은 저에게 커다란 의미를 주진 못했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을 들어갔' 거나 '취직하기 전에 대학을 다녔'거나 했을거라 사료됩니다만.. ㅎㅎ 독일엔 우선, '엘리트 대학'이라는 제도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독일 학생들은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학문에 좋은 교수님이 계시거나, 살아보고 싶은 도시거나 등의 이유로 대학을 선택하지요. 조금씩 사회분위기가 바뀌어 갑니다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공부'가 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바로 직장을 구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독일에서 유학 하고 왔다는 것은 한국에 돌아가서 취직하려 할때 딱히 커다란 이득이 되는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 기업을 들어가려고 하면 아무래도 미국이나 영국이겠죠? 그래서 그런지 독일에는 음악, 미술, 문학, 철학등을 공부하러 많이 옵니다. 그런 분들 보고 있으면 참 대단합니다. 나름대로 한국에서 난다긴다 하시던 분들, 나이도 제법 드신 분들이 오셔서 외국어를 더듬더듬 외워가며 공부하는 모습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멋집니다.
또한 '컴퓨터 게임' , '텔레비젼' (독일 텔레비젼 프로그램은 정말 미친듯이 지루한 날에도 딱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아요) 혹은 '닌텐도'의 열풍에 휩쓸리지 않은 친구들 덕에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토론을 합니다. 각기 자라온 환경과 보고 들은 것이 다른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혹은 한탄을 듣다 보면 저 역시 저 자신과 저를 둘러싼 세상과 내가 하고 있는 일. 공부.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3. 한국을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되면서 예전에 부끄럽게 (?) 생각했던 것들이 자랑스러워 지고, 오히려 예전에 'cool' 하다고 생각했던것이 부끄러워 지는 기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영어사용의 급증입니다. 작년에 한국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압구정의 한 가게에서 언니가 그러시더군요 " 어머~ 언니는 Long Boots 보다는 Ankle Boots 가 더 잘어울려요. Color 는 Red 가 좋으세요, Black 이 좋으세요? 이쪽이 New Arrival 이고요, 요새 trendy 한 Schick 한 Style들이 많아요 " (뭐 대충 이랬습니다) 약간 화가 난 저는 '빨간색으로 주세요' 이랬고 그 분은 약간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어머~ 언니는 외국에서 사시나봐" 라고.. -_-;; 왜 한국말을 쓰는 저는 외국사람이고 영어 남발하시는 분이 '토종한국인'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저 역시 예전엔 별 생각없이 영어 한두마디씩 섞어 써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시적인지 - 외국어를 쓰며 가슴 쳐 본 사람이면 다 공감하실 겁니다. 이제는 텔레비젼에서도, 광고에서도, 회사에서도, 사적인 자리에서도 영어가 섞이지 않은 문장을 연달아 듣기 힘듭니다. 영어가 필요한 분야들이 있고, 없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맞춤법도 틀리고,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귀여워지다' 못해 이젠 '당연해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영어 한마디 못하면 비웃음 당하고 불이익을 당하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우리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모든 회사들이 자기 회사의 특징을 잘 살려 줄 인재를 찾지 않고 일률적으로 명문대와 영어면접을 보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관광산업의 부흥을 위해 관광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기본적인 문답이 영어로 가능해야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전 서울지역의 간판과 표지판들이 영어로 써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을 온 건지 미국을 온건지 짜증이 확~ 급 흥분 상태가 오면서 이만 생략. ㅋㅋ
우리나라는 아주 작고 딱히 내세울 만한 힘도 없는데 분단까지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람' 의 끈기. 성실함. 그리고 끈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예의범절이라던지 '겉치레'라던지가 많은 민족입니다만, 그것이 또 사람 사는 정 아니겠습니까 ^^ 정치는 개판이고, 경제력은 떨어져만 가고, 많은 기업들은 외국에게 팔렸고, 빈부격차 심하고, 사회보장 구질구질하지만, 그것을 보고 회의감을 느낀 똑똑한 분들이 많이많이 입을 열고 행동을 해주고 계시니 얼마나 희망적입니까. 저는 여기에 앉아 한국의 촛불집회들을 보며 군데군데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얼마나 많은 감동의 눈물을 흘려왔는지 모릅니다. ^^ ;; 일일이 예를 들자면, 그렇잖아도 슬슬 장편소설로 넘어가고 있는 제 글이 더 지루해질 테니 역시 생략 - ㅋㅋ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 백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유교관에 사로잡혀 고집부리는 사람들과 미국을 신봉하며 무조건 '외국스러운것'이 멋져보이는 사람들, 사치와 향락이자랑거리인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어 남을 헐뜯고 비방할 수 밖에 없는 가엾은 이들과 시간이 남고도 남아 남 사는 모양새에 자기 뇌의 절반 이상을 들이붇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있건 미국에 있건 아프리카에 있건 우리 모두는 결국엔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자신을 키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나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존경심과 자존심을 갖고 산다면 '겉으로 보이는 조건'들에 좌지우지 되는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요? 내가 행복한데 남이 왜 부럽겠습니까. 내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사는데 돈과 권력이 왜 원수가 됩니까. 내가 날 존경하는데 왜 부끄러운 일 하고 싶어지겠습니까.
대한민국은 가장 대한민국 다울때 성장하고, 강해집니다. 한국에 있던, 외국에 있던 우리 하나하나가 자신을 찾아 올바르고 강한 사람이 되었을때 미래의 한국사회는 희망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의 한국 사회는 '유학생과 토종한국학생' 으로 나뉘어 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잘 알고 나의 주변을 둘러 볼 줄 아는 사람' 과 '나의 주변만 눈에 쌍심지 켜고 바라보는 사람'으로 나뉘어지지 않을까요?
... 라고 글을 쓰다 보니 참 두서없고 설교만 잔뜩 늘어놓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_-;; 너나 잘해~ 라고 말하신다면. 참으로 지당하십니다. 하지만 '나나 잘하는 거' 이거 굉장히 어려워요. ㅋㅋ
유학생... 그리고 미래의 한국사회
방금 전에 김예슬씨의 '유학생'에 관한 글을 읽고 저도 모르게 '글쓰기'를 눌러 버렸습니다.
유학생에 관한 김예슬씨의 의견도, 그 밑에 여러 댓글들 참 흥미 있게 읽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갔을때 어리둥절한 기분도, '코드가 맞지 않는다' 라는 기분도 십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김예슬씨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유학생' 과 '미래의 한국사회' 에 대해 제 의견을 써 보려고 합니다.
말주변이 없는지라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셔요. ^^
저는 대다수의 유학생들과 달리 영어권이 아닌 독일 이라는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 왔을때 많은 분들이 왜 하필 독일이냐고 물어보면 '학비가 싸서'' 라는 대답 외에는 사실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하지만 해가 갈수록 참 독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
우스운 말이지만 '가난함'이 무엇인지를 경험 할 수 있었고 그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예슬씨의 말이 맞아요, 유학은 굉장히 가난한 집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죠. 그렇다고 '집에 돈 좀 있어서' 온 분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의 많은 분들을 보면, 한달 한달 집세 내기도 버거워 찬물밖에 나오지 않는 집, 혹은 21세기에 난로를 때워 난방을 쓰는 집으로 이사가는 분들도 있고 (저 역시 약 1년을 부엌보다 작은 반지하 같은 방에서 살다가 천식과 폐렴의 쓰디쓴 기억이... ㅋㅋ) 교통비가 없어 한시간도 넘는 거리들을 자전거 타고 오가는 분들도 있고, 밥을 굶으며 책을 사는 것은 비단 전혜린씨만의 전유추억은 아니랍니다 ^^
하지만 이것은 유학생에게 국한지어진 상황이 아닙니다. 독일의 많은 대학생들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베를린은 워낙 레스토랑이 싸다치지만, 뮌헨 같은 도시에서는 외식은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 자주 하지 않는 '사치행위'라고 합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는 서로 집에서 요리를 하고 디브이디를 보거나 보드게임을 하면서 놉니다.
저는 클럽 가는 것을 워낙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독일친구들은 그냥 술집에서 춤추는것을 더 즐기더군요. ㅋㅋ 근데 술 적당히 들어가면 그것도 굉장히 재밌다는...
물론, 모든 독일사람이 이렇다 혹은 모든 독일에 있는 한국유학생은 가난하게 산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어려운고비'를 넘기고 잘 살고 있고요. ㅎㅎ
저에게 가르침을 준 것은 이런 '상황'들이 아니라 그것을 당연하게 바라보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직접 돈을 벌고 있지 않는한, 돈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러기에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모님의 돈으로 흥청망청 쓰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죠. '부모 잘 만난 것이 죄냐' 라고 되물으신다면, '부모를 잘 만난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 돈을 생각없이 쓰는 것'은 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돈은 애초에 만들어지기를 '유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금괴'가 너무 무거우니 가볍게 흘러 돌아다니라고 '화폐'가 생겼죠. 그런 돈이 몇몇의 손아귀안에서만 돌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하지만 돈 얘기는 다음 기회에 ㅋㅋ)
얘기가 잠시 샜습니다만, 이런 환경에서 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검소해지게 되었습니다. '쪼잔'해지는 것 과는 또 다른, 물질의 가치와 무가치를 (비가치인가 -_-?) 나누어서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무엇보다 학생이란 신분에 돈이 많다는 것. 물건을 많이 사들인다는 것. 많은 것들을 쉽게 얻는 다는 것은 성숙해짐에 있어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학업의 진정성입니다. 이것은 다른 나라에 가보지 않아서 비교하기가 힘듭니다만, 한국에서 잠시나마 다녔던 대학은 저에게 커다란 의미를 주진 못했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을 들어갔' 거나 '취직하기 전에 대학을 다녔'거나 했을거라 사료됩니다만.. ㅎㅎ 독일엔 우선, '엘리트 대학'이라는 제도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독일 학생들은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학문에 좋은 교수님이 계시거나, 살아보고 싶은 도시거나 등의 이유로 대학을 선택하지요. 조금씩 사회분위기가 바뀌어 갑니다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공부'가 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바로 직장을 구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독일에서 유학 하고 왔다는 것은 한국에 돌아가서 취직하려 할때 딱히 커다란 이득이 되는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 기업을 들어가려고 하면 아무래도 미국이나 영국이겠죠? 그래서 그런지 독일에는 음악, 미술, 문학, 철학등을 공부하러 많이 옵니다. 그런 분들 보고 있으면 참 대단합니다. 나름대로 한국에서 난다긴다 하시던 분들, 나이도 제법 드신 분들이 오셔서 외국어를 더듬더듬 외워가며 공부하는 모습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멋집니다.
또한 '컴퓨터 게임' , '텔레비젼' (독일 텔레비젼 프로그램은 정말 미친듯이 지루한 날에도 딱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아요) 혹은 '닌텐도'의 열풍에 휩쓸리지 않은 친구들 덕에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토론을 합니다. 각기 자라온 환경과 보고 들은 것이 다른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혹은 한탄을 듣다 보면 저 역시 저 자신과 저를 둘러싼 세상과 내가 하고 있는 일. 공부.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3.
한국을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되면서 예전에 부끄럽게 (?) 생각했던 것들이 자랑스러워 지고, 오히려 예전에 'cool' 하다고 생각했던것이 부끄러워 지는 기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영어사용의 급증입니다. 작년에 한국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압구정의 한 가게에서 언니가 그러시더군요 " 어머~ 언니는 Long Boots 보다는 Ankle Boots 가 더 잘어울려요. Color 는 Red 가 좋으세요, Black 이 좋으세요? 이쪽이 New Arrival 이고요, 요새 trendy 한 Schick 한 Style들이 많아요 " (뭐 대충 이랬습니다) 약간 화가 난 저는 '빨간색으로 주세요' 이랬고 그 분은 약간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어머~ 언니는 외국에서 사시나봐" 라고.. -_-;; 왜 한국말을 쓰는 저는 외국사람이고 영어 남발하시는 분이 '토종한국인'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저 역시 예전엔 별 생각없이 영어 한두마디씩 섞어 써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시적인지 - 외국어를 쓰며 가슴 쳐 본 사람이면 다 공감하실 겁니다. 이제는 텔레비젼에서도, 광고에서도, 회사에서도, 사적인 자리에서도 영어가 섞이지 않은 문장을 연달아 듣기 힘듭니다.
영어가 필요한 분야들이 있고, 없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맞춤법도 틀리고,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귀여워지다' 못해 이젠 '당연해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영어 한마디 못하면 비웃음 당하고 불이익을 당하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우리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모든 회사들이 자기 회사의 특징을 잘 살려 줄 인재를 찾지 않고 일률적으로 명문대와 영어면접을 보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관광산업의 부흥을 위해 관광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기본적인 문답이 영어로 가능해야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전 서울지역의 간판과 표지판들이 영어로 써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을 온 건지 미국을 온건지 짜증이 확~
급 흥분 상태가 오면서 이만 생략. ㅋㅋ
우리나라는 아주 작고 딱히 내세울 만한 힘도 없는데 분단까지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람' 의 끈기. 성실함. 그리고 끈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예의범절이라던지 '겉치레'라던지가 많은 민족입니다만, 그것이 또 사람 사는 정 아니겠습니까 ^^
정치는 개판이고, 경제력은 떨어져만 가고, 많은 기업들은 외국에게 팔렸고, 빈부격차 심하고, 사회보장 구질구질하지만, 그것을 보고 회의감을 느낀 똑똑한 분들이 많이많이 입을 열고 행동을 해주고 계시니 얼마나 희망적입니까. 저는 여기에 앉아 한국의 촛불집회들을 보며 군데군데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얼마나 많은 감동의 눈물을 흘려왔는지 모릅니다. ^^ ;;
일일이 예를 들자면, 그렇잖아도 슬슬 장편소설로 넘어가고 있는 제 글이 더 지루해질 테니 역시 생략 - ㅋㅋ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 백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유교관에 사로잡혀 고집부리는 사람들과 미국을 신봉하며 무조건 '외국스러운것'이 멋져보이는 사람들, 사치와 향락이자랑거리인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어 남을 헐뜯고 비방할 수 밖에 없는 가엾은 이들과 시간이 남고도 남아 남 사는 모양새에 자기 뇌의 절반 이상을 들이붇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있건 미국에 있건 아프리카에 있건 우리 모두는 결국엔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자신을 키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나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존경심과 자존심을 갖고 산다면 '겉으로 보이는 조건'들에 좌지우지 되는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요? 내가 행복한데 남이 왜 부럽겠습니까. 내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사는데 돈과 권력이 왜 원수가 됩니까. 내가 날 존경하는데 왜 부끄러운 일 하고 싶어지겠습니까.
대한민국은 가장 대한민국 다울때 성장하고, 강해집니다. 한국에 있던, 외국에 있던 우리 하나하나가 자신을 찾아 올바르고 강한 사람이 되었을때 미래의 한국사회는 희망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의 한국 사회는 '유학생과 토종한국학생' 으로 나뉘어 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잘 알고 나의 주변을 둘러 볼 줄 아는 사람' 과 '나의 주변만 눈에 쌍심지 켜고 바라보는 사람'으로 나뉘어지지 않을까요?
... 라고 글을 쓰다 보니 참 두서없고 설교만 잔뜩 늘어놓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_-;;
너나 잘해~ 라고 말하신다면. 참으로 지당하십니다. 하지만 '나나 잘하는 거' 이거 굉장히 어려워요. ㅋㅋ
어쨌거나 여러분. 즐겁고 의미 있는 연말연시 되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