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반대하는 여자, 어떤 매력이

CRAZY BONE20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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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반대하는 여자, 어떤 매력이?

 

1997년, 미국 시트콤 의 에피소드에서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는 주인공은 물론, 자신도 실제 동성애자임을 만천하에 공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른 지금. TV 속에서 동성애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저 희화화되는 웃음거리가 아닌 진지하게 그들의 삶과 사랑을 다루고 있어, 일반인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 사실. 비단 미국TV만이 아니다. 의 사용과 협보가 보여준 것처럼 한국의 TV속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동성애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 에서의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의 친구, 재미있는 동료 정도로 다뤄졌다면 , 의 동성애자는 우리처럼 사랑에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주인공들이다.

남자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의 경우, 다소 자극적인 내용들이 화면을 채운다. 자유롭다 못해 과하기까지 한 성생활, 꼬이고 꼬이는 삼각&사각 관계 등은 자칫 일반인들에게 ‘동성애=문란한 성’이라는 그릇된 지식을 줄만큼 자극적이었다. 물론 이런 자극성이 호기심에 굶주린 일반인들을 화면으로 모은 것도 사실. 재미있는 점은 이 드라마의 다수 팬들이 여성이었단 것이다. 젊고 잘 생긴, 그러나 ‘게이’인 그들의 사랑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

여자들이 반대하는 여자, 어떤 매력이

L워드의 등장인물들

동성애, 그들의 베드신만 궁금할까?

현재 시즌4까지 방영된 의 경우, 자극성과 선정성을 넘어 양질의 완성도로 호평 받고 있는 드라마이다. 여자판 라 불릴 수 있지만, 확실한 차별성 때문에 는 기존의 동성애 드라마를 뛰어넘는다. 벳과 티나라는 다정한 레즈비언 커플을 중심으로 그들 주변의 친구들이 엮어가는 이 드라마는 LA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뜨거운 햇볕만큼이나 자유로운 LA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동성 커플로서의 아기에 대한 열망, 커밍아웃의 두려움, 정체성에 대한 혼란, 사랑과 욕망 사이에서의 갈등 등 레즈비언들이 겪을만한 다양한 에피소들이 포진해 있지만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들이 동성애자임을 가끔 잊게 만든다. 짝사랑, 다툼, 시기, 질투, 애절한 사랑, 배신, 외로움, 혼란 등이 함께 어우러져 확고한 스트레이트인 우리마저도 그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만든다.

제목 ‘L워드’의 L이 ‘LA’를 비롯해 ‘Love’, ‘Lesbian’, ‘Lust’ 등을 뜻하듯이 이 드라마 역시 다소 자극적인 키스신과 베드신들이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하지만 호기심만으로 드라마의 장면을 기다린다면 그건 착각이다. 특히나 여자들끼리의 베드신에 열광하는 남자들이라면 착각은 자제하고 이 드라마를 봐주길. 는 분명 호기심 충족거리가 아닌 레즈비언들의 ‘인간다운’ 삶을 그린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여자를 반하게 한 여자, 그들에겐 무엇이?

이 드라마에는 다양한 여자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층이 동성애자 뿐만이 아니라 이성애자들도 많다는 사실. 더구나 완벽한 이성애자인 일반 여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다수의 팬카페와 블로그 등이 를 지지하고 있는데 특히 주인공격인 벳 역의 ‘제니퍼 빌즈’(마니아들 사이에선 JB로 통한다)와 쉬크한 매력의 자유연애주의자(?) 쉐인 역의 ‘케이트 모에닉’은 팬들의 지지가 엄청나다. 물론 상당수가 이성애자 여자들이다.

제니퍼 빌즈의 경우, 모두가 알다시피 의 섹시한 헤로인이었던 바로 그녀다. 실제로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이성애자이지만 그녀의 지성미(실제로 예일대 출신), 감수성과 이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말투와 분위기 등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케이트 모에닉은 외모에서 풍기는 것처럼 반항기 어린 미소년을 연상케 한다. 그 중성적인 매력에 모두들 흠뻑 빠질 수밖에. 특이한 점은 그녀의 사촌언니가 바로 ‘기네스 팰트로’란 사실. 유전자의 매력도가 더 상승하는 셈이다. 실제 레즈비언의 의심을 사고 있는 케이트 모에닉은 의 출연진 중 가장 섹시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시즌 1의 마지막에 등장한 드랙킹(남장여자) 이반 역의 켈리 린치 역시 이성애자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남장이 잘 어울리는 여자, 가 아닌 실제 매력적인 남자로 착각할 만큼 완벽한(?) 외모에 쉐인의 팬들이 살짝 한눈을 팔았다고. 켈리 린치는 , 에도 출연했던 미녀다. 하지만 이 굉장한 변신에 어느 누구도 그녀의 여성스런 미모를 떠올리지 못할 듯. 특히 극중에서 여자의 마음을 녹이는 작업기술이 딱 들어맞아 동성애자를 비롯, 이성애자의 가슴까지 떨리게 했다. 물론 실제 그녀는 이성애자이지만.

여자들이 반대하는 여자, 어떤 매력이

이성애자를 사로잡은 레즈비언들

그렇다면 여자가 반하는 여자, 그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순히 ‘남자 같은 여자’가 아니다. 레즈비언 캐릭터에게 일반인들이 이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이성과 감성의 조화. 남자에 비해 감성적인 여자들에게 이성이 조화된 타 여자의 모습은 벤치마킹 모델이자, 우러러보는 대상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 예가 바로 똑똑한 커리어 우먼 ‘벳’이다.

둘째, 중성미. 분명 남자에 비해 가냘픈 뼈대이지만 180cm를 웃도는 키와 날렵한 몸매, 섬세한 생김새의 남성스러운 여자들은 마치 순정만화 속 캐릭터를 연상케 해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로 ‘쉐인’이 그 예.

셋째, 여자마음을 꿰뚫는 여자. 여자의 몸과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 그녀들이기에 누구보다 여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화성과 금성 이론만으로 이분하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상대의 마음을 캐치한다. 벳의 언니이자 이성애자인 킷에게 작업(?)을 걸던 ‘이반’이 그랬듯이.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성적취향을 내세우기 이전에 공통적으로 모두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나 를 보기 위해 음소거를 하거나 몰래 다운받았다면 이젠 당당히 리모컨을 켤 것. 당신의 성적취향이 아니라 호기심에 의한 시청을 받아들여라. 특히 는 동성애자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이해와 공감, 매력을 동반하게 될 테니. 당신이 이 드라마의 마니아가 된다 해도 동성애자라고 치부하진 않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