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MBC를 갖고 싶은’ 조중동의 담합

이강율200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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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초조함 드러나는 지면…기울어가는 여론 직감

 

28일과 29일 새벽을 무사히 넘겼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조중동의 방송겸영’과 ‘대기업의 방송진출’이 포함돼 있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이 29일 새벽 직권 상정될 거라는 소식에 국회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었고, 한나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에 ‘직권상정·경호권발동 요청’한 상황이었으며, 국회 밖에서는 언론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및 네티즌들이 ‘MB악법’을 막겠다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런 상황을 조중동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조중동, MBC 갖기 위해 먼저 담합하기(?)

 

조중동은 같은 목적을 위해 미션을 나눠가진 형국이었다. 는 MBC 뉴스데스크 때리기, 는 언론노조 파업을 MBC 파업으로 축소하기, 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을 7대악법 규정한 언론노조 때리기…. 이들의 미션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먼저 살펴보자.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 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MBC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가 자사의 입장에서 이들 법안의 성격을 왜곡 해석한 내용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며 MBC 뉴스데스크를 잘근 씹어댔다. 또한 조선일보는 언론감시시민단체를 참칭하는 공정언론시민연대의 말을 인용해 “최근 MBC의 보도는 명백한 자사 이기주의적인 판파보도”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 12월 29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캡처

 

중앙일보는 1면에서 “MBC 등 일부 방송사 노조원들이 26일부터 미디어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SBS는 이날 언론노조가 주도하는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KBS노조 박승규 위원장의 말을 빌려 “SBS는 집행부 위주의 파업으로 실질적인 파업이라고 보긴 어려우며, 실상 MBC 외에는 파업하는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 단계에서 파업에 참여할 뜻은 없다”며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며, 우린 직접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나 정책적 문제에 대한 파업은 할 수 없다”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연이어 3면에서 “이번 파업은 지상파 출신 언론노조 위원장이 이끄는 지상파 파업, 더 정확히 말해 MBC의 파업적인 성격이 짙다”며 26일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한 80%가 넘는 수가 MBC노조원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파업이 언론 노동자 전체 의지가 아니라 MBC만의 파업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어 중앙일보는 한나라 미디어법안이 이미 17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 12월 29일 중앙일보 1면 기사 캡처

 

동아일보는 언론노조를 공격하고 나섰다.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산업 진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송법과 신문법의 경우, 21세기 미디어 융합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법적 환경의 정비라는 취지”이지만 언론노조는 이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동아일보는 “지상파와 위성방송의 무선국 개설 허가 유효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조항”이 포함된 전파법 개정안을 들먹이며, 이는 언론노조가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 등이 허가 기간이 짧아 부담이 크다며 완화를 요구했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악법’으로 규정했다고 공격했다.

 

이런 조중동이 MBC를 갖겠단다!

 

조선일보는 MBC 뉴스데스크를 타깃 삼아 자사입장만 연일 보도한다며 ‘전파 사유화’라고 꾸짖기까지 하고 계시다. 그러나 언론노조의 파업이 9년 만에 성사된 것이며, 뉴스와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파업의 영향이 이미 미치기 시작했음에도 조선일보의 보도는 어떠한가. 공영방송의 가치는 아무도 다루지 않으나 가치 있는 뉴스를 전달하는 데 있다. 지상파인 KBS와 SBS를 비롯해서 신문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조중동 역시 이 문제를 축소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MBC가 이를 보도했다고 전파 사유화라니 뜬금없는 비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조선일보에 묻고 싶다. 조선일보는 얼마나 MBC의 입장에 귀 기울였나? ‘많이 다루는 것’보다 더 큰 왜곡은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조선일보가 MBC를 탐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중앙일보의 미션은 이번 언론노조 파업이 ‘MBC만 파업’하는 것이라고 축소시키는 역할이었고 이에 충실했다. 그러나 오늘자 한겨레 1면을 보면 CBS와 EBS도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중앙일보에서 이만한 정보를 얻지 못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렇다면 한겨레 기사가 오보란 말인가. 이는 MBC만 파업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일보가 MBC만 파업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에 불과하다. 그것도 이제 임기가 사흘밖에 남지 않았고 일반 국민들로부터 ‘어용노조’라고 비판받으면서도 모든 언론노동자들의 존재의 문제가 걸린 신문법 방송법 개악에 팔짱만 끼고 있는 KBS노조위원장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그런 중앙일보이기에 MBC의 한 모퉁이라도 내어 줄 수는 없다. 

 

동아일보의 이날 미션은 ‘언론노조’ 흠집내기였다.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7가지 중 2가지, 예를 들어 망법이라든지 디지털전환특별법 정도는 그 자체만으로는 악법으로 보기 어려운 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언론노조는 7대악법으로 규정했고 그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동아일보는 전하고 싶었나보다. 그렇다면 언론노조는 왜 망법을 악법으로 규정했을까? 다시 동아일보로 돌아가 보자. 동아일보는 다시 “이 법들이 다른 법과 맞물려 통과될 경우 언론이 정부여당에 장악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최상재 위원장의 말을 함께 인용했다. 그 밥만으로는 아닐지라도 다른 법과 맞물릴 경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악법으로 규정했다는 말이다.

 

▲ 12월 29일 동아일보 14면 기사 캡처

 

동아일보가 걸고넘어진 법안은 ‘전파법’이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 중 “지상파와 위성방송의 무선국 개설 허가 유효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전파법 개정은 언론노조도 원했던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것은 동아일보의 착각이다.

 

“방송법의 재허가 기간과 전파법의 무선국 면허기간을 동일하게 한다는 내용이 문제”라고 언론노조는 누차 지적해왔다. 유료방송사업자의 재허가 기간과 무료 보편적 방송사업자인 지상파 방송의 무선국 개설허가 유효기간 범위를 굳이 최대 7년으로 동일하게 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유료방송사업자까지 재허가 기간을 연장하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왜 굳이 그랬을지는 내가 더 궁금한 지점이다. 언론노조에 전화해서 한번만이라도 확인해봤다면, 동아일보는 이런 기사를 쓰지 못했을 텐데…. 굳이 이 기사를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쓴  동아일보에게 MBC는 역시 과분한 대상일 뿐이다. 

 

초조함 드러낸 조중동 29일자 보도

 

때마다 수치, 데이터를 들이대는 조중동이 이번 사안만큼만은 왜 설문조사를 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명확하다. 국민들 대다수가 조중동과 대기업 재벌이 지상파에 끼어들면 안된다는 여론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에서 잘근 씹은 MBC 뉴스데스크 28일자 방송에서 국민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재벌과 권력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61.1%였다. 이에 반해서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해 찬성한다’는 의견은 25.3%에 불과했다. 더구나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지역에서도 비판적인 여론이 훨씬 높았다.

 

▲ 12월 28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캡처

 

한미FTA비준안 날치기 상정 때 발생한 국회 내 충돌사건에 대해서도 조선일보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투사인양 하는 민주당’이라고 딱지를 붙였지만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더 많은 책임을 물었다. 뉴스데스크의 여론조사 또한 이를 증명해준다. ‘한나라당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40.2%였고 ‘민주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25.7%에 불과했다. ‘양당 모두의 책임’이라는 양비론(27.2%)마저 조선일보는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은 29일자 신문을 통해 ‘초조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것은 방송에 진출하고 싶은 그들의 마지막 발악이었다. 국민들의 여론은 이미 조중동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느끼고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