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거문도, 여수....그리고....

정동욱200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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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0월 27일 아침.

날씨는 맑고 따뜻했다. 선선한 바람이 내 방안으로 들어오며 나를 학교로 인도 했다. 오늘은 해양탐사문화 수업의 하이라이트인 배를 타는 날이다. 캐리어에 일주일동안 묵을 짐들을 챙기고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왠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가득했다. 사실 학과생활을 별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학과에 친한 사람은 몇몇 뿐이었다. 9시 50분쯤 학교에 도착했다.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역시나...’친한 사람은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큰 걱정과 근심을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학교버스는 부두를 향했고 곧 일주일간 지내야 할 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배를 보니 걱정이 더욱 커졌다. ‘어떻게 저기서 일주일을 나야하는걸까? ’라는 생각으로 앞이 캄캄했다. 걱정으로 일관되어진 가슴을 쥐고 배를 향해 가고 있었다.

 

J.O.U.R.N.E.Y

배를 타고 방을 배정 받았다. 배정받은 방안은 우리과(?)학생들로 구성되어져 있었다. 한번도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없는 사람은 물론이고 안면이 전혀 없는 사람도 속해있었다. ‘큰일났구나!!’하는 생각으로 짐을 풀어놓고 멀뚱멀뚱 앉아만 있었다.

모두들 한참 짐을 풀고 난 후 배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나는 배위의 갑판에 올라가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갑판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정말 끝없이 드넓고 푸르렀다. 푸른 항구도시의 여유 있는 이 풍경이 정말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낭만적이었다. 배에서 고동 소리가 울렸다. 드디어 출발이다. 하얀 구름과 소금내음 나는 바다, 갈매기와 함께 5일간 여정을 시작하였다.

배가 출발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이미 몇 주 전 아님 몇 달 전에 다녀왔던 우리학교 학생들이 배 멀미를 이기지 못하고 여기저기 구토를 해서 일까 배안은 구토냄새로 가득했고 여학생들은 이 냄새를 참지 못하는 듯 했다. 다들 흔들거리는 배 안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 방 역시 마찬가지로 냄새가 났다. 그렇지만 모두 남학생. 꿋꿋하게 이겨내고 멀미나는 지금 순간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 생각했던 형들은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아 카드놀이를 시작 하였다. 침대 위에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던 내가 안스러웠던 것이었을까. 형들은 내가 누군지 소개해 달라고 했고 같이와서 카드놀이를 하자며 “멀미할때는 재미있는 놀이를 해야한다”고 카드놀이를 권유했다. 바로 이 순간 ‘친해질수 있는 기회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재빠르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착석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진행에 장난 가득한 사람들의 재치로 멀미가 싹 날아갔다. 우리는 그날 저녁 그렇게 한참동안 카드놀이를 하였고, 배는 거문도를 향해 차츰차츰 나아가고 있었다.

 

10월 28일 오전.

씻고 아침을 먹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세면장과 식당이 모두 배 아래에 있기 때문에 배위를 올라가지 않았다. 아직도 조금은 서먹한 상태로 씻고 식사하고 거문도를 둘러볼 채비를 하였다.

배는 이미 항구에 정박되어 있었다. 조용한 어촌마을의 오전이었다. 인적이 드물다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거의 대부분이 학교 학생들이었다. 전날 조교분이 진행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설명을 듣고 어디를 갈까 미리 생각해 두었다. 혼자 가야하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으로 배에서 내렸다. 배를 내리자마자 같은 방에 있던 형들 그리고 옆방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모여 어떻게 행동할지 정했고 조심스레 나도 거기 끼어 함께 했다.

첫 행선지는 슈퍼마켓이었다. 배안에 하루 동안 갇혀있었고 더욱이 먹을 음식이나 간식거리를 미처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과자와 음료수가 절실히 필요했다. 슈퍼에 들러 간단히 요기를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였다. 사실 근처에 등대도 많았는데 조교분이 하는 말을 듣고 저 멀리 거문도 등대까지 가보자는 결심이 섰다.

방 인원이 다 가지는 않았다. 남아서 낚시를 즐기고 있을 테니 다녀오라고 했다. 왕복 네 시간의 거리를 걸어야 할 준비에 가기 전부터 지쳐있었다. 그래서 잠시 꾀를 생각했다. 가는 방향의 자동차를 얻어 타는 방향을 생각했고 다행히 마음씨 좋은 아저씨의 수락에 가는 동안 힘들지 않고 거의 목적지에 다다른 듯 했다. 행선지 근처. 가는 방향이 달라서 우리는 차에서 내린 후 걷기를 선택했다. 아저씨 말씀이 가는데 20분 채 안 걸릴 거라는 말에 힘이 솟았다. 나중에서야 아저씨가 거짓말을 한걸 알 게 되었지만 정확히 알려줬다면 아마 출발도 하지 않고 다시 배로 돌아갔을 것이다.

등대로 걸어가는 동안 정말 멋진 풍경이 눈앞으로 스쳐지나갔다. 바다 속이 다 보이고 색도 에매랄드 색을 띄는 천연 바다와 그 바다위를 지나가는 고깃배들 그리고 섬이 정말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지나가는 곳곳 전망이 좋은 곳에 간판이 걸려있었다. 여행자를 배려해주는 거문도 사람들의 마음들과 같다고나 할까?--;;; 어쨋거나 목적지 거문도 등대에 도착했을 때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로 쉬고만 있었다. 그 사이에 몰래 등대를 먼저 올라가 보았다. 등대안은 정말 볼게 없었다. 그러나 등대 사이사이 유리창을 통해 거문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서 거문도는 카메라 앵글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그런 모습을을 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역시 순탄하지 못했지만 모두 협동단결(?) 하여 콜밴을 타고 배로 돌아왔다. 배에선 한창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고기도 정말 많이 잡혔고 즉석으로 연탄불에 구워먹었는데 그 맛을 어떻게 표현할까. 정말 일품이었다. 하루 일정이 끝나고 다시 배안으로 들어와 내일 여수에서 뭘 할까 생각을 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거문도에서 정말 멋진 풍경들을 보았기 때문에 여수에 도착하는 것이 기다려졌다. 기다림과 설렘 속에 하루가 저물었고 잠이 들었다.

 

10월 29일 수요일.

아침에 눈을 떴다. 배는 아직 여수항에 안 닿은 듯 계속해서 육지를 향해 달려갔다. 저 멀리선가 커다란 배 한척이 보였다. 전남대학교에 있는 가야호와 비슷한 역할을 가진 실습선이 정박해 있었고 우리의 가야호는 거기에 물려 정박을 하였다. 여수 드디어 도착하였다. 여수에는 볼거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과 사람들(이 쯤엔 모두 익숙해서 친해졌다고 싶을 만큼의 상태가 되었다^^)이 모여서 렌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렌트를 해서 처음 간 곳은 일제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마래터널. 어떻게 생겼을까 정말 궁금하게 했던 이 터널은 도착하니 공사 중이라 입구에서 못 들어가게 막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저지하는 틈을 타 몰래 입구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신기하게 생긴 굴이었다. 게다가 백열등을 달아놔서 묘한 분위기까지 연출하였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유명한 백사장이었다. 모래에 글자를 새기면 모래 아래의 바닷물로 인해서 글자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간곳을 말하자면 여태까지 보냈던 여수에서의 시간은 허비라고 해도 될만큼 멋진 곳. 바로 향일암이다.

여수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를 말해주는 유명한 사찰이다.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있고 경관이 너무 좋아서 안들러 볼래야 안들러 볼 수가 없는 곳이다. (사실 처음에 모르고 입장 하려고 할 때 유료시설이라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 경관은 말로 설명이 안되서 아래와 같이 사진으로 다시금 감상을...

 

배가 정박되어 있는 여수항에 돌아가면서도 계속 생각이 났던 장소였다. 배에 들러 저녁을 먹고 다시 밖으로 나와 여수가 자랑하는 또 한가지 오동도를 향해 출발했다. 저녁 늦은 시각인데도 많은 분들이 운동을 하고 계셨다. 유명한 관광지이자 유명한 체육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오동도의 저녁은 정말 화려할 정도로 아름답고 신기했다. 가자마자 보였던 것은 음악분수 거기에는 멋진 음악에 맞춰서 불빛이 현란하게 움직였다. 꼭 분수가 음악을 듣고 춤을 추는 듯 보였다.

노래 10곡이 끝나고 분수가 꺼지면서 모두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배로 돌아왔다. 저녁동안 한가지 알게 된 점은 오동도가 유명한 낚시 포인트라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면 알게 될 정보였다.

 

10월 30일

아침을 먹고 일찍 오동도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빈손(?) 아니다 어제 알게 되었던 낚시의 명포인트라는 정보. 그것 때문에 낚시 도구를 챙겨서 모두 함께 출발 하였다. 조금 늦은 오전이었던지라 사람들이 많아서 어디서 낚시 해야할지 몰랐다.(사실 바다 낚시는 처음 해봐서 어디가 좋은지 알 수 없었다.)

같은 방에 있는 형들이 낚시 거리를 준비 해 주었고 낚시를 시작했다. 정말 얼마 되지 않아 물고기가 엄청나게 잡혔다. 거문도에 있을 때 와는 다른 종이 많이 살고 있었다. 네시간 동안 대여섯 마리를 잡았지만 내가 잡은 고기는 전부 먹지 못하는 고기들. 한참 즐기고 있을 시간이었는데 멀리서 뱃고동 소리가 울렸다. 낚시에 푹 빠져있는 동안 시계를 보지 못 한 것이다. 서둘러 배로 향했다. 배로 가는 길은 너무 멀었고 시간은 촉박한 듯해서 맘이 편하지 않았다. 가는 길에 뱃고동 소리가 네다섯 번 울렸고 재촉하는 줄만 알았던 우리는 열심히 배를 향해 뛰었다. 무사히 도착. 그러나 한 시간 동안 출발하지 않았다. 열심히 뛴 보람이 무너지는 순간. 그렇지만 금방 잊고 다시 선실로 돌아갔다. 처음과 달리 이제 모두를 알게 되었고 친하게 지내는 상태. 이 모든 것이 너무 근심이 많던 나의 이상한 습성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아웃사이더 보다는 인사이더가 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 날이라 술을 좀 사와서 배안에서 마시게 되었다. 즐거운 시간과 함께 그렇게 밤은 흘러갔다.

 

10월 31일

새벽 5시경. 모두 배위로 올라갔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나도 덩달아 따라 올라갔다. 저 멀리 아니 저 멀리도 아닌 가까이서 광안대교가 보였다.

육지 쪽이 아닌 바다 쪽에서 바라보는 것은 처음 이었다. 그 옆으로 이기대가 보이고 바로 그 옆에는 오륙도가 보였다. 잠시후 해가 떠올랐다. 바다 한 가운데서의 일출은 신선이 부럽지 않았다. 아침에 너무 이른 시각에 일어 난 것일까. 선실로 들어가 다시 잠이 들었다. 잠깐 눈 붙인 사이에 배는 우리가 출발했던 부두에 도착해 있었다. 모두 짐을 싸서 내린 후 학교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왔다. 육지를 밟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정말 기뻤지만 오래가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E.P.I.L.O.G.U.E

처음 타보는 배 여행이었다. 멀미 때문에 힘들기도 했었지만 여행에 얻은 것에 비하면 벼룩의 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좋은 친구들과 형,동생 그리고 눈을 기쁘게 해준 멋진 여행지, 즐거운 낚시와 맛있는 먹거리 이 모두가 해양문화탐사라는 과목이 아니었다면 어찌 경험 할 수 있었겠는가?! 다시 한번 이 수업에 고맙다고 하고 싶고 이 여행을 함께 다녀온 모든 분들에게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