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준수의 옆에 앉은 유천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준수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침대 옆의 서랍장을 열더니, 거기에서 시꺼멓고 단단해 보 이는 검은색 줄을 꺼냈다. 조금 두껍고, 투박해 보이는.
" 뭔 줄 모르지. "
줄. 줄의 굵기.준수의 손목에 난 상처와 비슷하다. 유천은 자신도 모르게 준수의 소매를 걷어올리고 손목의 상처를 살폈다. 그리고 그 줄을 손목에 가져가댔다. 같은 굵기의 줄. 늘 김준수의 손목을 아프게 했던 건 이거였어...
" 밤마다... 내가 나를 묶어. "
그는 다시 울었다. 그러나 아까처럼 자제하지 못하고 우는 것이 아니라, 울면서 또박 또박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절제된 눈물이었다. 흐르는 눈물은 어쩌지 못하는 지.
" 한 손으로 다른 한 손을 묶고... 입으로 이 줄을 물어서.. 다른 한 손을 같이 묶어... " " .... 뭐? " " 몽유병이거든, 나. "
그것도 굉장히 심한. 그래서 밤마다 내가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가 없어서.. 내가 나를 묶지 않으면 잠을 들 수가 없어.
" 무섭지. "
그렇게 말하고, 준수가 웃었다. 울면서 웃었다.
" 유언은, 필요 없나? " " 사... 살려.... 줘... " " 살려줄거면 이렇게 폼 잡고 있지도 않아. 유언이 없으면, 눈 감아. 마지막으로 보는 세상 도 그다지 좋은 풍경은 아니니까. "
비명이 골목 안을 처절하게 매웠고, 윤호는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꿈틀대던 머리가 바로 주저앉았고, 바닥이 흥건하게 피로 물들었다. 죽은 벌레 같은 남자의 시체를 발로 걷어내고, 윤호는 얼굴을 찡그렸다. 또 피가 튀었어... 그렇게 조심하면서 쐈는데도.
" 손수건. "
다른 이가 내민 손수건으로 자신의 구두 앞을 닦아내던 윤호의 시선이, 문득 앞을 향했다. 숙여진 고개로 보이는 시야에... 신발을 신지 않은 어떤 이의 두 발이 보인다. 하얀 양말을 신고 우뚝 서 있는 두 발.
" 거기 누구야!!!! "
바로 몸을 일으킨 윤호가, 총을 겨누고 앞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저기 있었던 걸까. 어두 운 골목의 끝에, 한 소년이... 아니면 소년처럼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멍한 표정으로 떨리 는 몸. 그리고 분명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 살인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이.
" ......!! "
바로 방아쇠를 당겼지만, 불행히도 총탄이 들어있지 않았다. 다급해진 윤호가 조직원들을 바라보았고 이미 그들은 자신들의 뒷춤에서 총을 꺼내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에 다들 당황해버렸다. 타앙..! 첫 번째 총이 빗나갔다. 살인에 있어서, 목격자가 생긴 것이다.
" 죽여! "
다음 총의 방아쇠가 당겨지려는 찰나, 믿지 못하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이렌 소리를 요 란하게 울리는 경찰차가 골목길 끝에 섰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신발을 신지 않은 그 남자 를 차 안으로 끌어당기고, 문을 닫았다. 타앙! 두 번째 총성이 울렸고, 총알은 경찰차의 뒷 창문을 쏘았다.
" 쫓아가!!!!! " " 반대편 골목입니다! " " 이... 이게... "
다른 조직원이 내민 총을 들고, 윤호가 빠르게 뛰었다. 골목 끝에서서 저만치 나가는 경찰 차에 막무가내로 총을 쏘았다. 타앙! 탕! 쨍그랑! 창문이 깨지고, 트렁크에 총알이 박히고, 그래도 차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서 어느새 보이지 않는 길가에 접어들었다.
" 지금 가셔야 합니다! 총성이 너무 많이 울려서...!! " " 보스!! " " ...... "
도무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기도 전에, 다른 남자 들이 윤호를 데리고 차에 태웠다. 검은 하늘에 울려퍼진 몇 발의 총성으로 사람들이 몰려 들 것이다. 그리고 이 시체를 보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
" 방금... " " 괜찮으십니까!? " " 날 봤어. "
이런 빌어먹을....! 불안감으로 이렇게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던 적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윤호는 시트를 주먹으로 몇 번이나 내리치며 분노를 다스렸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 그 새끼가 날 정면으로 봤다고!!! "
" 준수야, 손바닥 펴봐. " " 응? " " 손바닥 쫙 펴서 이렇게 내밀어봐. "
으응.. 유천의 말대로 손바닥을 내밀었다. 자그마한 그 손바닥 위에, 유천의 두 주먹이 손등 을 위로 향한 채 척- 하고 올려졌다.
" 이게 뭐야? " " 무릎 꿇고 싶은데... 움직이지를 못하겠어. 그래서 무릎 대신 주먹꿇음 할게. 용서해줘. " " 박 형사..... " " 너 눈 앞에서 놓친 거, 이렇게 아프게 한 거, 내 이름 부르면서 울 때 달려가지 못한 거. 다 용서해줘. 전부 다. 만약 니가 용서해 준다면 지금까지 사랑해준 거 배로 사랑할게. "
나야말로 너무 나약한 인간이라서 한 시 한 순간이 너무나 미안한데... 주먹 위로 눈물을 쏟았다. 거칠어진 그 주먹에 입을 맞추고, 톡톡 건들였다. 귀엽다, 주먹 꿇기..
내가 잘못 들었나? 방금 형아- 라고 부른 거 같은데. 유천이 눈을 크게 뜨고 준수를 바라보 자, 그는 젖은 눈을 반달로 만들며 입모양으로 확실히 '형아-'를 그리고 있었다.
" 형아- " " 어라.... " " 형아- " " 으..... " " 유천이 형아! "
엄마 어뜩해.... 너무 귀여워!!!!!! 아픈 것도 잊고 몸을 날려 준수를 끌어안은 유천이, 몸이 닳도록 키스를 퍼부었다. 여기저기. 말미잘처럼 닿았다 떨어지는 유천의 도톰한 입술에, 준수가 장난스레 얼굴을 찡그리며 미소로 화답했다. 늘 이렇게 형이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괜히 쑥스러워서 언제나 박 형사였지. 박 형사, 응. 준수야.. 이거보다, 형, 그래. 우리 준수. 이게 훨씬 더 사랑스럽잖아.
" 이렇게 부르는 게 더 좋아? " " 앞으로는 형아라고 불러. 유천이 형, 응? " " 응! " " 자, 불러보자. " " 유천이 형! " " 또, 또! " " 유천이 형아♡ " " 조금 더 귀여운 목소리로! "
" 피고인 정윤호는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너무나 많은 죄를 저질렀다. 살인. 마약 밀매. 무기 밀매. 납치. 협박. 폭력. 그 모든 죄가 무겁기에 합당한 처벌은 단 하나 뿐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다. "
조용한 법정 안에는 침묵 만이 감돌았다.
" 피고인 정윤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
가끔.. 저녁에 홀로 잠이 들 때면 이런 생각을 종종 해왔다. 그가 사형을 선고 받으면 어떨 까. 그가 내 눈앞에서 죽음을 선고 받으면 어떨까. 그가 사형대로 올라간다면 어떨까. 나는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이었다. 반드시 그를 구해서 둘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자고. 그렇게 윤호에게 말할 생각이었어. 이제는 손에 피를 묻히는 짓은 그만 두자. 그래서 나를 힘들게 만드는 짓은 그만 둬. 그냥.. 우리 다른 이들 처럼 평범하게 연애하며 세상 속으로 스며들자.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
" 당신이 뭔데... "
네가 뭔데 정윤호한테 죽음을 선고해.
네가 무슨 권리로 정윤호를 죽여. 당신들이 뭔데 정윤호를 죽여....
" 당신이 뭔데 정윤호를 죽여!!!!! 누구 마음대로 사형이야!!! 왜 그가 죽어!!!! "
" 재중아! "
윤호가 일어설 틈도 없었다. 조용히 사형 판결을 듣고 있던 재중이, 순식간에 판사가 앉아 있는 위 쪽으로 뛰어 올라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판사에게 달려드는 재중을 주위에 있던 경찰들이 제지했다. 워낙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라 누구라도 말릴 틈이 없었다.
" 왜 정윤호가 사형이야!!! 당신들이 뭘 얼마나 안다고 사형이야!!! 당신들이 뭔데 사람을 죽여!!!! 누가 사형이야!!!! " " 이 사람 끌어내!! 당신 미쳤어?!!! 감히 어디서... " " 감히!? 씨발... 감히 정윤호한테 사형 선고를 내린 게 누군데!!! 아악!! 이거 놔!!!! "
도저히 안되겠다 싶은 건지 주위에 배치되어 있던 다른 경찰들도 달려 들었다. 무릎이 꿇 리고 목이 조아려진 재중이,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난 인정 못 해. 정윤호가 죽는 거 인정 못 해. 우리 다시 시작하지도 못했어.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 제대로 키스 한 번 못했어. 그런데 죽여..? 누가 누굴 죽여... 나도 죽이지 못하는 남자에게 누가 손을 대..
" 그만해!! 김재중!!!!! "
무엇이 무너지고, 고함이 토해지고, 먼발치서 바라보고 있는 창민 마저 당황스러운 소란이 계속 되었다. 저 남자, 저 정도였나. 그렇게 이성을 잃을 정도로 정윤호를 사랑했던가. 원하 던 판결을 받아낸 창민의 속이 시원스럽지가 못하다. 그러던 중 윤호의 목소리가 법정 안을 가득 메웠다. 그 소리에 재중의 울음이 멈췄다. 울부짖으며 죽이지 말라던 재중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윤호야... 자그마한 울림이 목구멍에 맺혔다.
" 그래!!! 씨팔!!! 다 내가 죽였어!! 됐어?!! 다 내가 총으로 쏴 갈겼다!!! 머리통을 쏘고!! 목을 쏘고!! 다 죽여버렸어!!!! 속이 시원해?!!! " " 그만해... 윤호야아.... 너 안그랬다고 말해..... 죽이지 말라고 말해.... " " 죽여!!! 사형이고 지랄이고 해!!! 다 끝내!!! 나도 이 재판 지긋지긋해!!! 쳐 앉아서 당신들 개지랄 떠는 거 보기 지겨워!! 그러니까 끝내!!!! 다 내가 죽였어!!! 모두 내가 한 짓이다!! 됐어?!! 씨팔! 죽이라고 해!! "
너 왜 그래.. 이건 장난이 아니잖아.. 객기 부릴 일도 아니잖아.. 너 죽는대잖아....
" 그러니까... 다 내가 죽일 놈이니까.. 내 잘못이니까..... " " ...... " " 너도... 그만해, 김재중... " " ... 왜... 왜 그만하라고 해... 흐으윽... 그만 둘 일이 아니잖아... 너 죽잖아...! " " 이젠.. 정말 그만 두자. 다... 끝났으니까... 너도 그만 둬. " " ..... " " 나 때문에 그만 울라고, 병신 새끼야.... "
다 끝났으니까, 다 끝낼 테니까.... 나 때문에 그만 울어. 그만 빌어. 그만 힘들어 해. 그만..
[윤재유수] 해피투게더 by.매니쉬
[Happy Together]
아마 팬픽을읽으신분들은 다 보셨다고생각해요
내가뽑은 팬픽 Best of Best 해피투게더입니다
끝도없이 재탕할수있는 Fanfic
커플링 윤재&유수
별 ★★★★★
급하게 인물을 설명하자면▶▶
파티플레너 김준수
도도함의극치를 넘어섰다고본다
어렸을때부터 몽유병에걸려 모든사람이 무서워서 경계했지만.
하지만 몽유병환자인줄만 알았는데 해리성정체장애를 가진 다중인격자였고
그걸 모른상태에서 K카르텔 보스 정윤호가 살인하는것을 목격하고만다.
서울지검 강력반 형사 박유천
(박형사하면 해피투게더 해피투게더하면 박형사)
단순무식하고 그저 순수하다.
선지해장국.....ㅋㅋㅋ(엄-청 귀여움)
순발력도빠르고 많이 욱-하곤하지만
진짜 김준수만을 지켜야겠다는 사명감이대단하다
완전 열혈형사
K.카르텔 보스 정윤호
한마디로 냉정하고 인정사정볼것없는 .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뉴욕에서부터의 사랑이야기.
부하들을생각하는 마음하면 의리끝내주며
아주 젊고 능력있는 보스
K.카르텔 고문 변호사 김재중
3억이라는 아버지 빚 때문에 고문변호사를하게되는데
뉴욕에서 정윤호가 짝사랑한 장본인
사랑을위해 손에피를 묻히게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반 검사 심창민
엘리트중의 엘리트
옛 애인과 결혼을 앞두고 사건에휘말림으로
그 여자를 자기가죽일지알고만 살아왔지만
진실은 밝혀지는 법
엄-청 유능함
말이필요없음 읽어보면됨^_^
★★★★★★★★★★★★★★★★★★★★★★
결국 준수의 옆에 앉은 유천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준수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침대 옆의 서랍장을 열더니, 거기에서 시꺼멓고 단단해 보
이는 검은색 줄을 꺼냈다. 조금 두껍고, 투박해 보이는.
" 뭔 줄 모르지. "
줄. 줄의 굵기.준수의 손목에 난 상처와 비슷하다. 유천은 자신도 모르게 준수의 소매를
걷어올리고 손목의 상처를 살폈다. 그리고 그 줄을 손목에 가져가댔다. 같은 굵기의 줄.
늘 김준수의 손목을 아프게 했던 건 이거였어...
" 밤마다... 내가 나를 묶어. "
그는 다시 울었다. 그러나 아까처럼 자제하지 못하고 우는 것이 아니라, 울면서 또박
또박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절제된 눈물이었다. 흐르는 눈물은 어쩌지 못하는 지.
" 한 손으로 다른 한 손을 묶고... 입으로 이 줄을 물어서.. 다른 한 손을 같이 묶어... "
" .... 뭐? "
" 몽유병이거든, 나. "
그것도 굉장히 심한. 그래서 밤마다 내가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가 없어서.. 내가 나를
묶지 않으면 잠을 들 수가 없어.
" 무섭지. "
그렇게 말하고, 준수가 웃었다. 울면서 웃었다.
" 유언은, 필요 없나? "
" 사... 살려.... 줘... "
" 살려줄거면 이렇게 폼 잡고 있지도 않아. 유언이 없으면, 눈 감아. 마지막으로 보는 세상
도 그다지 좋은 풍경은 아니니까. "
비명이 골목 안을 처절하게 매웠고, 윤호는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꿈틀대던
머리가 바로 주저앉았고, 바닥이 흥건하게 피로 물들었다. 죽은 벌레 같은 남자의 시체를
발로 걷어내고, 윤호는 얼굴을 찡그렸다. 또 피가 튀었어... 그렇게 조심하면서 쐈는데도.
" 손수건. "
다른 이가 내민 손수건으로 자신의 구두 앞을 닦아내던 윤호의 시선이, 문득 앞을 향했다.
숙여진 고개로 보이는 시야에... 신발을 신지 않은 어떤 이의 두 발이 보인다. 하얀 양말을
신고 우뚝 서 있는 두 발.
" 거기 누구야!!!! "
바로 몸을 일으킨 윤호가, 총을 겨누고 앞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저기 있었던 걸까. 어두
운 골목의 끝에, 한 소년이... 아니면 소년처럼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멍한 표정으로 떨리
는 몸. 그리고 분명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 살인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이.
" ......!! "
바로 방아쇠를 당겼지만, 불행히도 총탄이 들어있지 않았다. 다급해진 윤호가 조직원들을
바라보았고 이미 그들은 자신들의 뒷춤에서 총을 꺼내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에
다들 당황해버렸다. 타앙..! 첫 번째 총이 빗나갔다. 살인에 있어서, 목격자가 생긴 것이다.
" 죽여! "
다음 총의 방아쇠가 당겨지려는 찰나, 믿지 못하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이렌 소리를 요
란하게 울리는 경찰차가 골목길 끝에 섰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신발을 신지 않은 그 남자
를 차 안으로 끌어당기고, 문을 닫았다. 타앙! 두 번째 총성이 울렸고, 총알은 경찰차의
뒷 창문을 쏘았다.
" 쫓아가!!!!! "
" 반대편 골목입니다! "
" 이... 이게... "
다른 조직원이 내민 총을 들고, 윤호가 빠르게 뛰었다. 골목 끝에서서 저만치 나가는 경찰
차에 막무가내로 총을 쏘았다. 타앙! 탕! 쨍그랑! 창문이 깨지고, 트렁크에 총알이 박히고,
그래도 차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서 어느새 보이지 않는 길가에 접어들었다.
" 지금 가셔야 합니다! 총성이 너무 많이 울려서...!! "
" 보스!! "
" ...... "
도무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기도 전에, 다른 남자
들이 윤호를 데리고 차에 태웠다. 검은 하늘에 울려퍼진 몇 발의 총성으로 사람들이 몰려
들 것이다. 그리고 이 시체를 보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
" 방금... "
" 괜찮으십니까!? "
" 날 봤어. "
이런 빌어먹을....! 불안감으로 이렇게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던 적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윤호는 시트를 주먹으로 몇 번이나 내리치며 분노를 다스렸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 그 새끼가 날 정면으로 봤다고!!! "
" 준수야, 손바닥 펴봐. "
" 응? "
" 손바닥 쫙 펴서 이렇게 내밀어봐. "
으응.. 유천의 말대로 손바닥을 내밀었다. 자그마한 그 손바닥 위에, 유천의 두 주먹이 손등
을 위로 향한 채 척- 하고 올려졌다.
" 이게 뭐야? "
" 무릎 꿇고 싶은데... 움직이지를 못하겠어. 그래서 무릎 대신 주먹꿇음 할게. 용서해줘. "
" 박 형사..... "
" 너 눈 앞에서 놓친 거, 이렇게 아프게 한 거, 내 이름 부르면서 울 때 달려가지 못한 거.
다 용서해줘. 전부 다. 만약 니가 용서해 준다면 지금까지 사랑해준 거 배로 사랑할게. "
나야말로 너무 나약한 인간이라서 한 시 한 순간이 너무나 미안한데... 주먹 위로 눈물을
쏟았다. 거칠어진 그 주먹에 입을 맞추고, 톡톡 건들였다. 귀엽다, 주먹 꿇기..
" 살아줘서 고마워.... "
" 너도 무사해줘서 고마워. "
" 형아.... "
" 응???? "
내가 잘못 들었나? 방금 형아- 라고 부른 거 같은데. 유천이 눈을 크게 뜨고 준수를 바라보
자, 그는 젖은 눈을 반달로 만들며 입모양으로 확실히 '형아-'를 그리고 있었다.
" 형아- "
" 어라.... "
" 형아- "
" 으..... "
" 유천이 형아! "
엄마 어뜩해.... 너무 귀여워!!!!!! 아픈 것도 잊고 몸을 날려 준수를 끌어안은 유천이, 몸이
닳도록 키스를 퍼부었다. 여기저기. 말미잘처럼 닿았다 떨어지는 유천의 도톰한 입술에,
준수가 장난스레 얼굴을 찡그리며 미소로 화답했다. 늘 이렇게 형이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괜히 쑥스러워서 언제나 박 형사였지. 박 형사, 응. 준수야.. 이거보다, 형, 그래. 우리 준수.
이게 훨씬 더 사랑스럽잖아.
" 이렇게 부르는 게 더 좋아? "
" 앞으로는 형아라고 불러. 유천이 형, 응? "
" 응! "
" 자, 불러보자. "
" 유천이 형! "
" 또, 또! "
" 유천이 형아♡ "
" 조금 더 귀여운 목소리로! "
" 피고인 정윤호는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너무나 많은 죄를 저질렀다. 살인. 마약 밀매.
무기 밀매. 납치. 협박. 폭력. 그 모든 죄가 무겁기에 합당한 처벌은 단 하나 뿐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다. "
조용한 법정 안에는 침묵 만이 감돌았다.
" 피고인 정윤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
가끔.. 저녁에 홀로 잠이 들 때면 이런 생각을 종종 해왔다. 그가 사형을 선고 받으면 어떨
까. 그가 내 눈앞에서 죽음을 선고 받으면 어떨까. 그가 사형대로 올라간다면 어떨까. 나는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이었다. 반드시 그를 구해서
둘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자고. 그렇게 윤호에게 말할 생각이었어. 이제는 손에 피를
묻히는 짓은 그만 두자. 그래서 나를 힘들게 만드는 짓은 그만 둬. 그냥.. 우리 다른 이들
처럼 평범하게 연애하며 세상 속으로 스며들자.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
" 당신이 뭔데... "
네가 뭔데 정윤호한테 죽음을 선고해.
네가 무슨 권리로 정윤호를 죽여. 당신들이 뭔데 정윤호를 죽여....
" 당신이 뭔데 정윤호를 죽여!!!!! 누구 마음대로 사형이야!!! 왜 그가 죽어!!!! "
" 재중아! "
윤호가 일어설 틈도 없었다. 조용히 사형 판결을 듣고 있던 재중이, 순식간에 판사가 앉아
있는 위 쪽으로 뛰어 올라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판사에게 달려드는 재중을 주위에
있던 경찰들이 제지했다. 워낙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라 누구라도 말릴 틈이 없었다.
" 왜 정윤호가 사형이야!!! 당신들이 뭘 얼마나 안다고 사형이야!!! 당신들이 뭔데 사람을
죽여!!!! 누가 사형이야!!!! "
" 이 사람 끌어내!! 당신 미쳤어?!!! 감히 어디서... "
" 감히!? 씨발... 감히 정윤호한테 사형 선고를 내린 게 누군데!!! 아악!! 이거 놔!!!! "
도저히 안되겠다 싶은 건지 주위에 배치되어 있던 다른 경찰들도 달려 들었다. 무릎이 꿇
리고 목이 조아려진 재중이,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난 인정 못 해. 정윤호가 죽는 거
인정 못 해. 우리 다시 시작하지도 못했어.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 제대로 키스 한 번
못했어. 그런데 죽여..? 누가 누굴 죽여... 나도 죽이지 못하는 남자에게 누가 손을 대..
" 그만해!! 김재중!!!!! "
무엇이 무너지고, 고함이 토해지고, 먼발치서 바라보고 있는 창민 마저 당황스러운 소란이
계속 되었다. 저 남자, 저 정도였나. 그렇게 이성을 잃을 정도로 정윤호를 사랑했던가. 원하
던 판결을 받아낸 창민의 속이 시원스럽지가 못하다. 그러던 중 윤호의 목소리가 법정 안을
가득 메웠다. 그 소리에 재중의 울음이 멈췄다. 울부짖으며 죽이지 말라던 재중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윤호야... 자그마한 울림이 목구멍에 맺혔다.
" 그래!!! 씨팔!!! 다 내가 죽였어!! 됐어?!! 다 내가 총으로 쏴 갈겼다!!! 머리통을 쏘고!! 목을
쏘고!! 다 죽여버렸어!!!! 속이 시원해?!!! "
" 그만해... 윤호야아.... 너 안그랬다고 말해..... 죽이지 말라고 말해.... "
" 죽여!!! 사형이고 지랄이고 해!!! 다 끝내!!! 나도 이 재판 지긋지긋해!!! 쳐 앉아서 당신들
개지랄 떠는 거 보기 지겨워!! 그러니까 끝내!!!! 다 내가 죽였어!!! 모두 내가 한 짓이다!!
됐어?!! 씨팔! 죽이라고 해!! "
너 왜 그래.. 이건 장난이 아니잖아.. 객기 부릴 일도 아니잖아.. 너 죽는대잖아....
" 그러니까... 다 내가 죽일 놈이니까.. 내 잘못이니까..... "
" ...... "
" 너도... 그만해, 김재중... "
" ... 왜... 왜 그만하라고 해... 흐으윽... 그만 둘 일이 아니잖아... 너 죽잖아...! "
" 이젠.. 정말 그만 두자. 다... 끝났으니까... 너도 그만 둬. "
" ..... "
" 나 때문에 그만 울라고, 병신 새끼야.... "
다 끝났으니까, 다 끝낼 테니까.... 나 때문에 그만 울어. 그만 빌어. 그만 힘들어 해. 그만..
다 그만 두자... 사랑하고 미안한... 재중아..
"박형사, 위로 하나만 할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 불행한 남자의 애인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능하고 강한 형사라는 거야."
★★★★★★★★★★★★★★★★★★★★
So happy together..
So happy together..
So happy together..
So happy together..
첨부파일 : [윤재유수]해피투게더.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