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이탈리아 총리 ‘방송장악 데칼코마니’

곽화수200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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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이탈리아 총리 ‘방송장악 데칼코마니’

 

 

 

이탈리아의 총리이자

2006년 포브스 집계 이탈리아 1위,

세계 37위 부자로 알려진 베를루스코니.

그에 대한 인물 분석을 해보면

신기하게도 데칼코마니처럼 딱 포개어지는 사람이 있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소송과 의혹으로

부패한 정치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위증, 뇌물, 불법 정치자금 제공,

분식 회계, 공무원 매수, 세금포탈, 횡령, 마피아 연루 의혹 등

모두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게다가 말실수도 자주 있어 9.11테러 이후

“이슬람 문명보다 서구 문명이 우월하다”고 발언했다가

이슬람권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와,

결국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했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비슷한 인물이 있지 않은가?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이번엔 베를루스코니의 정책을 살펴보자.

 

2001년 다시 선거에 승리한 그는

중도우파내각을 구성하여 5년 동안 총리를 지냈다.

총리 재임 중 베를루스코니는

기업에 대한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폈지만

경제성장률은 5년 내내 1% 수준에 머물렀다.

외교정책에 있어서도 이라크 파병 등 지나친 친미정책으로

EU국가들과 자주 마찰을 빚고 대중의 지지를 잃었다.

 자, 이정도면 이제 너무도 닮은 한 사람이 확실히 떠오를 것이다. 그럼 여기서 의문점이 생겨야 정상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어떻게 아직 집권을 하고 있을까?

각종 경제지표가 말해주는 것처럼

총체적인 경제실패에도 불구하고 , 그는 여전히 집권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방송사가 1% 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에 대해서

단 한 차례도 비판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면

그 의문이 풀릴 것이다.

 

2001년도에 재집권에 성공했던 베를루스코니는

장기 집권을 위해 2004년 일명 가스파리법을 통과시켜

이탈리아 방송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던

공영방송 RAI의 이사진 3분의 2를

정부와 여당이 선임할 수 있게 했다.

갑부인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하고 있던

3개의 민영채널 점유율이 44%였으니

사실상 공영방송까지 손에 넣은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방송시장의 90%를 장악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 파병 결정 때에도

무려 3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전 시위를 벌였지만

공영방송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그렇게 방송을 장악한 베를루스코니는

신문마저 장악하기 위해

신문방송교차 소유가 가능하도록 법을 고쳤다.

 

정말 MB는 베를루스코니를

국정운영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방통융합은 정치 아닌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같은 어설픈 변명을 집어치우고 방송, 신문시장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선진국이라는 이탈리아에서도 저런 일이 벌어지니

우리나라도 5공 때나 있을 법한 일들을 꾸미는 것에

자신감이 붙으신 게 틀림없다.

만약 현재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관련법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

MB는 베를루스코니의 행보를 똑같이 취할 것이 분명하다.

각종 비리와 뇌물 혐의에 의해 소송이 되더라도,

그가 소유한 신문과 방송 등에서 끊임없이

그를 비호하고

상대방 판사를 좌파 판사로 몰아붙이며 그를 옹호하였다.

그 후, 그는 4대 국가 고위직 인사에 대해

법률적 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법마저 통과시킨다.

게다가 자신과 기득권의 비리를 없애기 위해

범죄의 소멸시효인 공소시효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강수를 두었다.

이 법안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부패 사건이

몇 배로 증가하게 되었지만 언론은 그의 편이었다.

 



 언론을 장악하면

여론이 무조건 자신의 편이 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제작진 대부분이 파업 중인

MBC 무한도전의 시청자게시판에는

‘아름다운 파업’을 지지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누리꾼들의 사회참여가 가능한

IT강국인 우리나라가 21세기에 들어서조차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고민하고 누군가는 희생해야 하는 현실들에 너무나 슬프다.

 

J. S. 밀은 언론의 자유는

거의 무한정인 것이며 전 인류가 같은 의견이고

오직 한 사람만 반대 의견일지라도

인류가 그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이 정당하지 못한 것은

그 한 사람이 권력으로

전 인류를 침묵시키는 것이

정당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권력자가 자신의 입맛에만 맞는 언론만 두려는 것은

더 이상 경제논리, 정치논리의 문제가 아닌

올바른 가치와 그릇된 가치와의 대결이다.

 

끝으로 추운 겨울에 거리에서 정부의 악법을 홍보하고 있는

용기 있는 언론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