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노동계 반대를 무릅쓰겠다는 노동 장관

배규상20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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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노동계 반대를 무릅쓰겠다는 노동 장관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KBS TV 신년대담에 출연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비정규직법을 이런 내용으로 고치려 한다는 사실은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 알려졌으나 노동부 장관이 직접 구체적으로 기한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정부 방침이 알려질 때마다 노동계는 '개악'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음에도 장관이 나서서 기어코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법 시행 2년이 되는 오는 7월 비정규직의 대량 실직이 예상된다는 점을 법 개정의 이유로 들었다.이때가 되면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해고할 수밖에 없는데 작금의 경제사정으로 볼 때 정규직 전환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댜ㅏ. 터무니 없는 말은 아니지만 한 쪽의 현상만 중시하고다른 한 쪽의 문제는 외면한 말이다.적지 않은 기업이 정규직을 고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적지 않은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라도 계속 일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그렇다고 여기서 사용 기한을 늘려주면 비정규직 문제는 영영 풀릴 길이 없다. 당장 오는 7월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노동자들은 졸지에 그 기회를 잃게 된다.해고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에게 고용안정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반면 기업은 늘어난 기간만큼 안심하고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마저 언제든 해고가 가능한 비정규직으로 돌리려 들 것은 뻔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장관 생각대로 법을 고치면 비정규직만 양상돼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게 된다.비정규직법을 제정한 기본 취지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이법의 주무부처 수장이라면 공연히 거꾸로 가지 말고 정규직 전환을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차별시정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2009년1월6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