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언스(★★★★☆)

강희정2009.01.11
조회131

아버지가 보고싶다고 하셔서 어머니랑 셋이서 보러 갔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편하게 아버지한테 기대서 잘 관람하고 나왔다.

나와서 든 생각은,

역시, 내셔널 지오그라피와 디스커버리, EBS 다큐멘터리광이신 아버지 취향 답다는 생각 -_-;

 

아버지 선택이니 말 안해도 그냥 뭐, 첩보물 이런거겠지라고 생각을 하고 갔는데-

어라?

다니엘 크레이그. 여기서 또 재회하는군요.

 

다니엘 크레이그에 대한 첫인상은 비호감이었다.

내 마음속의 유일무이한 007이었던 피어스 브로스넌 대신

굴러들어온 돌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007 카지노 로얄도 보지를 않았는데,

우연히 007 퀀덤 오브 솔러스를 보게 됐고,

조금 마음을 열고 007 카지노 로얄까지 봤더니;

흠; 조금씩 빠져들게 되더라.

 

혹자는 디파이언스에서 다니엘의 소위 말하는 '간지'가 007에 비해 퇴색됐다고 하지만,

감정없이 살인을 하는 007보다, 종족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며 고군분투하는,

감정에도 휩쓸리는 인간적인 인물이었던 '투비아'쪽이 더 끌렸다.

 

나치의 유대인 말살 정책이 펼쳐지던 벨로루시.

유대인들은 하루하루 독일군의 처형대상이 될까봐 가슴졸이면서 살아가고,

벨로루시에서는 '유대인 사냥'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진다.

 

결국 남은 유대인들은 생존을 위해 숲으로 숨어들게 되고,

처음엔 적은 숫자였지만, 점점 불어나게 된다.

생존을 위해 무리를 가볍게 하려는 '주스'는,

인도적 차원에서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 수 없는 '투비아'와 사사건건 대립하게 된다.

 

 

 

출처: [싸이월드 영화]

 

여기서 잠시 비엘스키집 소개.

비엘스키가에는 첫째 투비아, 둘째 주스, 셋째 아사엘, 넷째 아론이 있다.

투비아는 지식인이 아니나, 따뜻한 마음과 이성으로 사람들을 포용하는 힘이 있고,

주스는 용맹하고 결단력이 있다.

아사엘은 처음에는 별 임팩트 없는 캐릭터였으나, 성장하면서 투비아의 이성과 주스의 용기를 두루두루 갖춘 사람이 되어간다.

아론은 눈앞에서 부모의 죽음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나약한 어린애였으나,

성장과 동시에 제 몫을 해나간다.

 

독일군의 앞잡이가 된 경찰의 손에 부모님이 몰살당하자,

다른지역에 있던 형제들이 모이게 된다.

네 형제는 숲으로 숨어들고, 그곳에서 먼저 와 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의 친구였던 농부의 집에 들르게 된 투비아는

농부의 부탁으로 다른 유대인들까지 데리고 오게 된다.

 

그리고, 소식을 들은 자들, 우연히 은신처를 발견한 자들 등 무리는 늘어만 간다.

이중 주목해야할 사람은 투비아의 고등학교때 선생님.

처음에는 황당한 캐릭터였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투비아에게

탈무드의 한구절을 인용하며, 목숨을 구해줬으면 끝까지 책임지라면서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당당하게 하는 모습.

 

나중에는 무리들의 정신적 지주가 됨과 동시에,

작은 잡지 편집장이었던 아이작의 지식인 친구가 되어준다.

 

독일군의 초토화 작전을 피해 늪지를 건너 새로운 숲으로 가는 과정에서,

임종을 맞이하게 됐다.

임종전에 투비아에게 남긴 말은, 정말 눈물겨웠다.

종교를 버린 적도 있었으나, 투비아를 보내준 신과 투비아에게 감사한다던 마지막말.

 

 

출처: [싸이월드 영화]

 

투비아는 부모의 원수를 갚고서도 인간적인 양심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가 결심한 게 있었으니,

짐승처럼 쫓기며 살지라도, 독일군과 같은 짐승은 되지 말자는 것이었다.

 

 

출처: [싸이월드 영화]

 

무리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규율이 필요하게 된다.

동생인 주스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인 만큼, 모든 것들에 엄격한 통제를 원했다.

그러나, 강제보다는 인간적이었던 투비아는 사람들의 실수를 감쌌고,

무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해결을 원했다.

 

두사람 다 처자식의 처형소식을 듣고 마음이 피폐해져 있을때였다.

유대인촌의 처형소식이 도망쳐 온 한 사람으로부터 투비아에게 전해졌고,

가족이 유대인촌에 있는 하야(나중 아사엘의 아내가 된다)와 다른 사람들의 부탁으로

투비아는 직접 유대인촌에 가서 생존자들을 데려오려고 마음 먹는다.

 

식량이나 경비태세 등 현실적 요건을 고려한 주스는,

갑자기 늘어난 인원을 감당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에 반대를 하고,

인텔리들에게 이용당하지 말라고 형에게 충고를 한다.

 

결국 주먹다짐까지 부른 형제의 싸움 끝에,

주스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와 함께 러시아 군으로 들어가고,

투비아는 사람들을 설득하러 유대인촌으로 간다.

 

출처: [싸이월드 영화]

 

 

유대인촌에 숨어든 투비아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자신과 함께 가기를 종용한다.

그러나 한명이 도망가면 20명이 죽어야만 하는 상황과,

어딜가나 목숨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고,

수많은 유대인을 모두 죽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잔류를 원하는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그러나, 시간을 늘여 주겠다는 투비아의 말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들은 결국 투비아를 따라나선다.

 

사람들이 유대인촌을 탈출하며,

자신들의 가슴에 유대인이라는 표시로 붙어있던 노란 별들을 떼어 바닥에 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마치 노란 나뭇잎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출처: [싸이월드 영화]

 

숲속 캠프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고,

어느새 무리는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이뤄가기 시작한다.

각 구성원은 자신의 기술을 이용, 할당된 작업을 수행해야만 하고,

공동을 위해 조금씩 자신을 희생해가며,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안경낀 사람이 아이작으로, 투비아가 생각지 못하는 공동체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투비아가 직접 깎아만든 체스판과 말로, 늘 선생과 함께 체스를 두고는 했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이작이 죽는 장면에서 내가 울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두달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고 통탄하던 이 지식인이,

사용법도 모르는 수류탄을 들고, 무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가며

용감하게 수류탄을 탱크로 던지려고 수많은 총구 앞에 자신의 몸을 던졌을 때,

내 눈은 뜨거워졌고,

수류탄을 던지기도 전에 총에 맞은 그가 손에서 떨군 수류탄이

결국 그의 곁에서 폭발을 해서 장렬한 최후를 맞게 됐을때는

아이라인이 시커멓게 녹아서는 팬더가 될 정도로 울어버렸다.

(원래 방수되는거 쓰는데, 하필 오늘 언니가 자기껄로 그려줘서 -_-

거울 안보고 있다가 우연히 눈보고 깜짝 놀랐다-

모자쓰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사람들 꽤나 여럿 놀래킬 얼굴 -_-)

 

 

출처: [싸이월드 영화]

 

 

주스가 러시아군에 속해 용맹하게 싸우는 동안,

아사엘은 하야와 결혼을 했고,

투비아 역시 자신을 간호해 주고,

가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점을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여인 '릴카'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도 얼마 가지 못한다.

식량 기근과 전염병 등이 번지고,

내부분열까지 일어났던 캠프.

강추위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투비아는 병마와 싸우면서, 한필뿐이던 자신의 말을 죽여

사람들의 식량을 조달했다.

 

극한의 상황에 치닫을 즈음, 봄이 왔고,

사람들이 조금씩 풀어질때였다.

 

결국 독일군이 은신처를 공습해왔고,

이들은 또다시 독일군을 피해 도망을 친다.

 

목숨을 걸고 늪을 건너, 언덕에 도달했을때,

독일군의 탱크앞에서 이들은 몰살될 위기에 처한다.

이 과정에서 선두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던

투비아와 아이작 중 아이작이 죽고,

투비아마저 죽음에 내몰렸을때,

러시아군에서 동족을 지키기 위해 나온 주스가 나타나

전세가 역전된다.

 

이 장면에서 주스가 나타났다는 안도감보다는

5분만 일찍 왔어도 아이작이 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영화는 다시 새 숲속으로 떠나는 무리와 함께 끝나고,

엔딩 장면에서 그 이후의 일들이 나온다.

 

아참,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비엘스키형제들은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았고,

아사엘은, 러시아군에 들어가서 용감하게 싸웠으나 6개월만에 전사했고,

 

주스와 투비아는 미국 뉴욕에서 조그마한 운송업을 했다고 한다.

 

 

내가 눈여겨보던 아론의 이야기는 없었다.

 

 

오랜만에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본 느낌이다.

영화가 끝나고 아버지가 오스트레일리아를 보고 가자고 강력 주장 하셨지만,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집에 올 수 밖에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러닝타임도 2시간이 훌쩍 넘기 때문에 ;; ㄷㄷㄷ

 

 

 

 

결론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더 좋아졌다는거??

(역시 산으로 가는구나. 에헤라디야  ~ )

 

아참, 디파이언스는 도전, 저항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파이언스는 약혼자라는 뜻인데.

 

신기한 영단어의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