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판별법

남호진2009.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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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 판별법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곰녀] : (명사) : 남자들의 사냥본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해달란 대로 다 해주고, 헌신해주고, 좋아라 해 주고 사랑해주는 곰같은 여자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헌신하다가 헌신짝되는 대부분의 여자들을 지칭한다. 튕길줄 모르는 매력없는 여자로 인식되어 연애 못하는 부류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사랑을 못하는 건지는 사실 확인된 바 없다.

 

 

<연애>의 정식 명칭은 아마 <사랑>일 건데, 스탕달이라는 작자가 <연애론>이라는 책을 쓰면서 사랑보다는 연애라는 명칭이 뭔가 더 현실적이고 있어보이는지, 연애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살아있는 한, 인류의 번성을 위해서 거쳐가야 할 필수 코스, 연애.

 

 

나는 연애 못한다. 내 스스로가 인정하고 나의 애인이 인정하는 바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나의 애인이 어느 시점에서는 <호진아, 도도해져야지. 그러면 없어보여요>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직접 해 주셨을까. 이런 내가 연애에 대한 어떤 자신 있는 소스를 들고 나왔는데, 과연, 믿을만 할까 하면서 의문을 품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소설이라는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겐 사명감이 우선이다. 나와 같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곰녀 들이 이 글을 읽고 충분히 각성해야 하므로. 어떤 실존 인물이 한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적었음을 밝혀둔다.

 

 

  

 

 

[등장 인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

 

관전자 : 필자, 곰녀의 대표주자. 덕분에 엄청 고생하고 있음.

연설자 : 필자의 두살 아래 남자, 본인이 직접 밝힌 순수함을 가장한 바람둥이 중의 바람둥이.

 

이 글 속 말투의 주인공은 정말 순진해보이고, 어리 버리해 보이고, 자기 공부 열심히 하고, 여자들하고도 허물없이 지내는 성격인지라 여자들이 특히나 “걔가 나 좋아하나?”라고 착각하게 하는 경우도 많은, 하여간, 타고난 바람기를 보유한 남자이다.(본인이 인정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넌 요즘 애인 없냐? 라고 물었는데 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어. 없어. 혼자가 편해.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자유로운 게 최고야. 뭐, 나중에 심심하면 만나면 되고.”로 시작된 그 논란.

 

나를 비롯한 다른 여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순진한 남자들은 그의 마인드에 깊은 존경심을 표하는 것 같았다.(솔직히 동화되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금부터 내가 들은 이야기를 더듬어서, 본인이 직접 밝힌 나쁜 남자의 기본적인 마인드를 짧게 몇 가지만 소개하겠다.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 일반화 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이 자신의 바람기를 인정하고, 털어놓은 이야기다. 이 것을 토대로 나쁜남자를 판별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판별의 실제]

 

아참,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챙기자.

바람둥이 혹은 그런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자기 그런 사람이라고 얼굴에 써붙이고 다니지 않는다. 굉장히 스마트하거나 깔끔한 인상을 가지거나 약간의 백치미까지 풍기는 사람이라고 한다. 차라리 마초같은 스타일이 맺고끊는데 있어서 여자를 덜 힘들게 할 수 있다는 풍문.

 

그럼, 시작하겠다. 말투는 그 남자의 말투를 그대로 옮겨적었다. 정확도는 99% 라고 장담한다. 필자의 감정이 실린 코멘트는 달지 않겠다. 독자들이 판단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심호흡 한 번 쉬셨는가? 이제 읽어내려가시면 된다.

 

 

1. 겉치레만 이야기한다.

처음 만났을 때 이런저런 얘기 할 필요 없어. 내가 설령 나이트 죽돌이라고 해도 이런 얘기는 꺼낼 필요가 없지. 그냥 내 전공, 아니면 요즘 무슨 책을 즐겨 읽는지 등등. 오히려 순진한 남자들이나 할 얘기 못할 얘기 다하는거야. 오픈하면 내 마음이 힘들어져.

 

 

2. 연애할 여자와 결혼할 여자를 분리한다.

내가 처음 만났던 걔는 나한테 정말 잘해줬는데 아직도 미안하고 그래. 근데 있잖아. 솔직히 그런 애들은 연애하기엔 별로야. 걜 5년 정도 뒤에 만났더라면 걔랑 결혼했겠지. 아, 지금? 결혼하고 싶은 여자 만나고 싶어. 그런데 그 전에 정말 이쁜애랑 딱 한 번 연애하고 결혼하고 싶어.

 

 

3. 양다리는 당연

나의 마인드. 자유롭자. 서로한테 집착하면 피곤해지잖아. 그런 의미에서 양다리는 가능하다고 봐. 그러면 두 명 만나느라 한사람에게 매달릴 시간이 없지. 나도 굳이 머리 안 쓰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거야. 물론, 걸리면 문제가 되지만. 아, 나는 그런 게 왜 그렇게 잘 걸리나 몰라.

 

 

4. 착한 여자만

나쁜 남자는 나쁜 여자 절대 안사귀어. 왜냐고? 서로는 서로를 알아보거든. 그래서 착한 여자가 잘 걸려들어. 그냥 내가 순진한 척 어리버리까면 자기 좋아한다고 생각해. 그럼 몇 번 만나다 자연스럽게 사귀는거지. 작업이 비교적 쉬워.

 

 

5. 내가 힘들기 싫어

내 비결은 별거 없어. 그냥 연락을 잘 안하면 돼. 다른 여자 만나면 걔한테 특별히 연락을 많이 하지 않으니까 걔 쪽에서 안달을 내는 것 뿐이야.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연락이 많이 오더라? 내가 힘들 이유가 없지.

 

 

6. 먼저 이별을 통보하지 않는다.

헤어지는 방법? 간단해. 내가 막 힘들게 해. 절대 헤어지자고 나는 말 안하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걔가 나한테 헤어지자고 해. 그 때, 한번은 잡는 척 해. 내가 잘할게~ 이러면서. 그러면 여자들이 못이기는 척 하고 다시 만난다? 그러면 또 똑같이 행동해. 나는 마음이 없으니까. 그러면 또 헤어지자고 해. 그때 헤어져. 미안해. 내가 잘해주지 못해서. 이러면서.. 그러면 나도 특별히 나쁜 놈이 되는 건 아니잖아.

 

 

7. 데리고 살기 좋은 여자

솔직히 남자들? 다 똑같아. 다 잡은 미끼에는 먹이 안줘. 사랑? 그거 몇 개월이야. 질린다고. 특히 착한 여자? 질려. 데리고 살기엔 좋지. 결혼하고 나서도 마음 편하게 다른 사람도 만나볼 수 있으니까. 다른여자, 한두번쯤은 만날 수 있는 거잖아.

 

 

8. 순진해서 그런데 관심없는 척

처음에 좀 친해지기 시작하면은 나는 그냥 혼자가 편하다고 말 해. 그러면 여자들이 관심을 갖더라고. 왜 그러냐고. 그러면 뭐 할것도 많고 이것저것 얘기 하다가, 어느 순간에 여자에 관심이 별로 없는데 너랑 만나다 보니까 재미있다, 관심간다. 너니까. 이런 느낌을 주면 거의 100% 넘어오던데.

 

 

9. 우유부단

순진한척, 어리버리한 척 하면 그냥 다 그런 줄 알던데?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거든. 그냥 오면 오는 거고, 가는 사람은 안 막고. 그냥 물 흘러가게 놔 둬. 딱히 그런 게 내 잘못인건 아니잖아. 순진한 척 하면 결국 나를 선택한 그 여자의 잘못으로 돌릴 수가 있어. 편한거지.

 

 

10. 특별 당부

남자들은 다 똑같아. 뭔가 다를 거 같아? 난 아니라고 생각해. 연락 자주하면 싫어할 걸. 그래서 혼자가 좋다는 거야. 사랑? 결혼하기 전까지는 절대 몰라. 물론 뭐 순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남자들은 대부분 나쁜 여자한테 걸리지. 뭐 남자들이 누나(필자를 지칭하며) 만나면, 마음은 편하겠네. 아아, 나쁜 뜻은 아니고. 착한 남자 만나거든, 잘 해.

 

하나만 말해줄게. 일부러 밀땡하는 사람들은 진짜 좋아하는게 아니야. 그거 하나는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어. 긴장감이 필요하다? 애인사이에? 필요하지. 그런 사람하고는 결혼 못해. 확실해.

 

 

....휴우.  몇 개 더 있었는데,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아 패쓰한다. 소설쓰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이 글을 마치면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마인드는 확실히 가지고 있는 주관이 뚜렷한 녀석인데 그 속에 과연 사랑이라는 것이 들어가 있었을까. 궁금하다. 아마 그는, 크게 사랑에 데였거나, 원래 천성이 그렇거나, 둘 중 하나일건데..

그 이유가 무엇이든,  지금 행동으로 봤을 때 그는 사람을 만날 자격이 없다.

 

 

스스로가 상처받기 싫어서, 그런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그에게 시간과 돈을 쓰는 여자들이 불쌍하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썼다.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서 며칠 동안 말이다. 정말 내 진심으로 "그"를 위해 기도한다. 착한 여자 절대 만나지 않기를.

 

 

이 세상의 나쁜 남자들이여. 이렇게 글을 쓰는 내가 치사하다고? 괜히 혼삿길 막는다고? 당신은 그렇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상처 다 줘 놓고, 당신의 옆에 있는 그녀는 한 점 때묻지 않은 착한 여자이길 바라는가? 너무 과분하다.

 

 

부탁하노니,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칠 거면 제발 연애하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연애질>이라는 저급 게임에 크게 상처받고 또 하나의 나쁜 여자로 거듭날 수 있다. 나는 사랑이랑 연애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사랑하면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서로 맞춰가면서 진실된 마음으로 사랑하려는 그 노력이다. 게임처럼 하는 연애는 3류 연애질이다. 나도 그런 연애질에는 더이상 발 담그기조차 싫다. 그냥 사랑하자. 사랑하면 되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대들이 불쌍하고, 그대의 미래의 아내들이 불쌍하다. 사랑을 연애라는 게임과 결부시켜 누가 이렇게 힘든 과정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아마,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왔겠지.

 

 

내가 소망하는 것은 한가지다. 착한 남자가 착한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고 나쁜 남자가 나쁜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다. 신이 계시다면, 사랑을 빙자한 감정놀이로 아파하는 사람을 조금만 줄여주시면 안될까,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진짜 사랑하는데 헤어질 수 밖에 없다거나 하는 그런 착한 이야기 말고, 내가 말한 저 바람남들의 손아귀에라도 걸려들지 않게 말이다.  

 

 

이 글, 충분히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내가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리라..아주 충~~분히 예상한다. 그 여자가 착한 게 아니라 매력이 없어서 당하는 거 아니냐고. 착하고 매력 있어도 나쁜 남자한테 당하는 여자들도 있어서 쓴거다. 그저 난, 연애로 상처주는 작자들은 사랑의 본질을 흐리는 사람들이은 사랑할 자격이 없으며, 이로 인해 또 다른 불쌍한 영혼이 외로움을 달래보려다 크게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강한 사명감으로 부족한 글 끄적여 보았다.

 

 

 

아마 반문하겠지.

그러는 필자는 얼마나 연애를 잘 하느냐고. 결론은 <못한다>이다. 연애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못한다고들 한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사랑을 한다고 하는데 어렵고 힘겹지만, 이 서툰 모습까지 구박해가면서 감싸안아주는 파트너가 있기에, 나도 하루하루 배워가는 처지다. 연애 성적이랑 나쁜남자 판별하는 능력이랑은 약간 차이가 있잖은가. 이해바란다.

 

 

사랑을 잘하고 못하고가 어디 있겠나. 사랑이란, 둘만이 만들어가는 정말 아름다운 비밀스런 이야기인것을. 나도 그렇게 위안하며 오늘도 연애 잘 하게 해달라고 빌지 않는다. 그저 내 사람을 위해, 나를 위해서 현명한 사랑을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몇 개월 째, 곰 같은 모습만 보면서도 변치 않아주는 인배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모두모두, 정말 좋은 짝 만나 현명한 사랑 할 수 있길 바라며, 부족한 이 글을 마친다.

 

 

날마다 좋은날 되시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악플은 조선일보와 MB Mouse만큼 사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