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김혜미2009.01.14
조회2,405
 기묘한 이야기

절망했다.
삶에 절망했다.
죽을 용기조차 없다.

오래 전부터 보험에 들어 수취인을 어머니로 했다.
어머니는 여자 혼자 힘으로 날 키워주셨다.
정말 감사드리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이젠…….

그런 내게 갑자기 악마가 나타났다.
내 마음에 응한 것인가.

"뭔가 부탁하고 싶은 모양이지? 나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소원을 들어주지."
"내 소원은 죽음이다. 죽으면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도 없다."

"좋다. 들어주지. 그 전에 대가를 받아도 상관없겠지?"
"음, 알았다. 대신 10분 정도 시간을 줘. 정리하고 싶은 게 있어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이야기하고 싶다.
흠, 무엇을 이야기할까.

내 방으로 나와 어머니가 계실 부엌에 갔다.
어머니가 안 계셨다.
늘 이 시간에는 부엌에 계실텐데 어디 가셨지?

거실에 가니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셨다.
그런데 가슴에는 칼이 박혀 있었다.
-


새로 이사한 집.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서
집 안 곳곳에는 쓰레기가 한 가득.
하기야 그래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컴컴한 집 안을 둘러보던 중,
작은 방에 가니 구석 한편에 검은 인형이 있다.

'전 주인이 놓고 갔나?'
인형을 건드리자 갑자기 인형의 검은 털(?)이 흩어졌다.
가만 보니 바퀴벌레들이었다.

즉, 검은 인형이 아니라, 갓난아기의 시체에 바퀴벌레들이 모여 있던 것이었다.
-

오래전 ㅅ양이 기르던 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ㅅ양이 동네의 정육점에 갔을 때, 깜빡하고 그 가게에 지갑을 잊고 왔습니다.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만, 평소 안면이 있던 정육점 아저씨. 친절하게도 지갑을 돌려주러 오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평소ㅅ양의 개와도 낯이 익은 아저씨를 보고, 그날따라 ㅅ양의 개는 아저씨를 보고 크게 짖었습니다.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듯이 으르렁되는 ㅅ양의 개에 아저씨도 놀라, 뒤로 물러날 정도였습니다만, 목적대로 아저씨는 ㅅ양에게 지갑을 돌려주고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정육점 아저씨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밤에 주무시고 계시는 동안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ㅅ양의 개는 저승사자를 본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

 언젠가 유행했던 이야기입니다. 방송을 끝났을 무렵인 새벽에 TV를 틀면 지지직거리는 흑백화면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가끔은 그 화면보정용 화면이 바뀌고 다른 영상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 영상이란 쓰레기 처리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의 이름이 스탭 롤처럼 올라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레이터 여자가 억양없는 목소리로 사람 이름을 차례대로 읽는다고 하는데...



그리고 5분 정도 계속되다가 마지막에 나레이터 여자가 "내일의 희생자는 이 분들입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라고 한다는 기묘한 영상이라고 합니다.

 

-

 

저희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정권의 방향이 반공국시였기에 북한과의 관계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군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야기는 북한 여자 아나운서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당시 군대에서 텔레비전으로 어느 북한 아나운서를 볼 수 있었던 건 아니고,

북한 여자 아나운서가 휴전선 근처 확성기로 남한 정보를 전하고 북한 군인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걸 군대에서도 들었나 봅니다.

그런데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애절하고 또 그 북한 특유의 말투로 북한군들을

응원해주는 이런 모습이 남한 병사들은 탐탁치 않았나봅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저 여자도 죽일 수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남한 특수부대원 한 명이 이 아나운서를 살해합니다.

그리고 아나운서의 목을 잘라서 상징으로 남쪽으로 가지고 오게 됩니다.

이 아나운서의 죽음은 북한군에 대한 도발이었습니다.

독이 오른 북한군은 보복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초를 서던 한 남한병사(이하 A)가 술을 마셨었는지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였는지,

다른 병사들하고는 반대 방향으로 잠을 잤다고 합니다. 군화도 벗지 않고 말입니다.

내무반은 모포나 자기 짐이 있는 쪽으로 발을 놓고 사람 다니는 쪽으로는 머리를 두고 자는데,

이 병사는 반대로 한 것입니다.

 

다음날. A가 잠에서 깼습니다.
잠에서 깨어나니 내무반이 피비린내로 가득했습니다.
깜짝 놀라 주위를 보니 동료들의 목이 없었습니다.

어젯밤, 북한 특수부대원 소수가 남파하여 내무반에 잠입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무반에서 잠을 자고 있던 남한 병사들의 목을 하나씩 잘라놓은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일이 있은 후로

그 근방으로 가는 군인들에게 일부러 이 내무반을 보여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