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대생

이승윤20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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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대한민국 공학도들에 대해 나는 할말이 좀 있는 편이다. 남성 친구들의 8할 정도가 공대생이었던지라 이들의 고민, 때론 꽤나 처절한 술주정들을(기계공학이 잘났냐 전기전자가 잘났냐부터 해서) 여러 번 들어야 했다(물론 기꺼이).

 

이들의 고민과 관련해서 매우 사적인 기억도 있다. 그러니깐 2003년 정도 즈음, 스누공대생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이들이 이공계 기피현상과 사회적 보상에 대한 불만으로 단체로 스누의대를 지원했다가 갑자기 취소시키겠다는 모략을 들었고, 이어 의대생들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공부를 하는데 사회적 보상이 이게 뭐냐라는 절규를 정말 지겹게 듣다가, 그때 마침 신문에서도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나라가 망할 것처럼 묘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또한 때마침 공대생 출신 후진타올이 중국 수석이 되어 “저것 봐라”소리를 듣다가 마침내 박정희 시절이 좋았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된 것은 공대생을 알아본 박정희 때문이었다라는 소리까지 들어 결국 짜증이 극에 달했었다. 성격 따라 못 참고 공대생 득실거리는 게시판에 “지겹다”라는 제목으로 독설을 퍼부어 친구들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다. 명백히 보이는 엘리트주의 및 집단이기주의를 애국심으로 가장하는 것이 상당히 가소로웠었다.

 

공학도들이 하고 있는 공부는 비공계가 범접할 수 없는 자기 영역이 있다. 공학도가 사회과학, 의학, 경영, 정치에 대한 박식한 소견이 있거나 실제로 그 분야로 진출한 경우는 많아도 반대로 비공계 사람이 공학도가 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마디로 나는 공학도들이 자신의 학문을 조금 더 appreciate했으면 좋겠다. 그 끝이 chaos일까 의심되는 어쩌면 허무한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나로서는, 신비한 cosmos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경이로울까 공학도들에게 질투까지 난다. 돈, 명예, 부족한 보상(개인적 기준이든 사회적 기준이든) 등으로 공학자의 가치가 떨어진다거나 그래서 공학자인 것이 우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훌륭한 공학자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없어지면 나라 망할 학문은 공학 말고도 많으니 한국 산업화 시절의 대우를 들이대며 비활성이던 애국심이 돌연 활성화된 듯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애국심과 전혀 상관없는 이 나름의 이유로 나는 '지금도' 공학도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친구들을 대단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