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피탈재산의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중이라 한다. 두 손 들어 환영해야 할일이지만 한편으로 기막히고 서글픈 느낌이 드는 까닭은 해방된 지 60여 년이 지나도록 이런 명목의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나라가 도대체 정상적인 국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신과 가문의 안녕을 뒤로 하고 항일투쟁이라는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 전재산을 처분한 후 가솔을 이끌고 이역으로 떠난 분들도 있었으나 다수는 국내에서 옥고를 치르거나 단신으로 망명의 길을 선택해야 했다. 이 와중에 가족들은 흩어지고 집안은 몰락하였으며 가산마저 빼앗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당시 토지는 가장 주요한 자산이었다. 친일지주와 매판자본가들은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 수행에적극 협조함으로써 그 대가로 토지를 비롯한 자산을 지키고 확대하는 혜택을 누렸다. 반면 독립운동가들이 항일투쟁의 역경 속에서 재산을 보전한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는 ‘친일을 하면 누대가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속설이 해방 이후에도 확신으로 굳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조선총독부를 비롯한 일제의 폭압적 지배기구는 하수인인 친일파들과 안팎이 되어 유고 상태에 놓인독립운동가들의 처지를 악용,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토지와 임야를 강탈함으로써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는 동시에 독립의 기상을 꺾어버리는 효과를 거두고자 하였다. 이른바 ‘토지조사사업’과 ‘임야조사령’은 불법침탈의 법적 근거로 악용되었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독립운동가 피탈재산문제의 연원이 되고 있다.
오늘날 교과서나 언론에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이들 독립운동가들을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민족사의 표상으로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같은 영예가 명실상부한것인지 허울뿐인 구두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이승만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불법적인 식민통치의 보복적 조치에 의해 강탈당한 재산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 왔다. 그러나 독재정권들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사법부는입법 미비를 이유로, 이들의 간곡한 호소를 철저히 외면하였다. 역대 국회에서도 몇 차례 입법 시도가있었지만 회기만료 등으로 자동 폐기되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 이러한 입법 부작위는 국가의 직무유기에 다를 바 없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냐”는 어느 유족의 울분에 찬 항변은 참으로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이제 이들은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보상을 바라고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는 없다. 그렇다고 이런 나라를 되찾으려고 목숨을 바친 선열도 없을 것”이라고. 손상된 자부심과 정당한 권리 회복도 중요하지만 국가정통성과 역사정의의 확립이 보다 시급하다는 진정어린 개탄이 아닐까.
다행히 이번에 발의되는 관련 법안은 여느 때보다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관 기관을 신설위원회가 아닌 보훈처로 하고 보상 재원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환수한 성과물로 충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법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어려운 민생을 기화로, 과거사 정리 무용론 나아가 근거 없는 온갖 폐해론까지 들먹이며,역사청산을 좌절시키려 하고 있다. 합리적 비판자로 자임하는 이들까지 흔히 실정법과 시효를 거론한다. 그러나 사회의 보편적 가치 기준을 세우는 일에 시효가 있을 수는 없다. 만약 실정법이 문제라면 새로이 입법을 해서라도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의 역사적 도덕적 부채를 정면으로 해결함으로써 미래세대에게 정의는 반드시 잘못된 기억과 경험을 치유한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매국노들의 재산이 환수되고 독립운동유공자 유족들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가 회복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사필귀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독립운동가 빼앗긴 땅,허울뿐인 명예
빼앗긴 땅, 허울뿐인 명예
조 세 열 사무총장
‘독립운동가 피탈재산의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중이라 한다. 두 손 들어 환영해야 할일이지만 한편으로 기막히고 서글픈 느낌이 드는 까닭은 해방된 지 60여 년이 지나도록 이런 명목의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나라가 도대체 정상적인 국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신과 가문의 안녕을 뒤로 하고 항일투쟁이라는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 전재산을 처분한 후 가솔을 이끌고 이역으로 떠난 분들도 있었으나 다수는 국내에서 옥고를 치르거나 단신으로 망명의 길을 선택해야 했다. 이 와중에 가족들은 흩어지고 집안은 몰락하였으며 가산마저 빼앗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당시 토지는 가장 주요한 자산이었다. 친일지주와 매판자본가들은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 수행에적극 협조함으로써 그 대가로 토지를 비롯한 자산을 지키고 확대하는 혜택을 누렸다. 반면 독립운동가들이 항일투쟁의 역경 속에서 재산을 보전한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는 ‘친일을 하면 누대가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속설이 해방 이후에도 확신으로 굳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조선총독부를 비롯한 일제의 폭압적 지배기구는 하수인인 친일파들과 안팎이 되어 유고 상태에 놓인독립운동가들의 처지를 악용,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토지와 임야를 강탈함으로써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는 동시에 독립의 기상을 꺾어버리는 효과를 거두고자 하였다. 이른바 ‘토지조사사업’과 ‘임야조사령’은 불법침탈의 법적 근거로 악용되었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독립운동가 피탈재산문제의 연원이 되고 있다.
오늘날 교과서나 언론에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이들 독립운동가들을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민족사의 표상으로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같은 영예가 명실상부한것인지 허울뿐인 구두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이승만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불법적인 식민통치의 보복적 조치에 의해 강탈당한 재산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 왔다. 그러나 독재정권들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사법부는입법 미비를 이유로, 이들의 간곡한 호소를 철저히 외면하였다. 역대 국회에서도 몇 차례 입법 시도가있었지만 회기만료 등으로 자동 폐기되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 이러한 입법 부작위는 국가의 직무유기에 다를 바 없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냐”는 어느 유족의 울분에 찬 항변은 참으로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이제 이들은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보상을 바라고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는 없다. 그렇다고 이런 나라를 되찾으려고 목숨을 바친 선열도 없을 것”이라고. 손상된 자부심과 정당한 권리 회복도 중요하지만 국가정통성과 역사정의의 확립이 보다 시급하다는 진정어린 개탄이 아닐까.
다행히 이번에 발의되는 관련 법안은 여느 때보다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관 기관을 신설위원회가 아닌 보훈처로 하고 보상 재원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환수한 성과물로 충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법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어려운 민생을 기화로, 과거사 정리 무용론 나아가 근거 없는 온갖 폐해론까지 들먹이며,역사청산을 좌절시키려 하고 있다. 합리적 비판자로 자임하는 이들까지 흔히 실정법과 시효를 거론한다. 그러나 사회의 보편적 가치 기준을 세우는 일에 시효가 있을 수는 없다. 만약 실정법이 문제라면 새로이 입법을 해서라도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의 역사적 도덕적 부채를 정면으로 해결함으로써 미래세대에게 정의는 반드시 잘못된 기억과 경험을 치유한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매국노들의 재산이 환수되고 독립운동유공자 유족들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가 회복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사필귀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