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시절이 있었다.어리석음으로 모든 것을 버렸던 시간이 있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바닥을 헤매던,소름끼치게 더럽고 아팠던 날들. 아무런 기쁨도 아무런 웃음도 아무런 기대조차 없던 어두컴컴한 그 길에서 햇살 한줌 비추지 않는 시간들이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칼날을 세우고 들이밀던 세월의 무게가그보다 더 나를 갉아먹던 후회라는 것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잔인한 마음은 잔인한 시간을 만들고 잔인한 생각을 만들고 잔인한 말들을 만들고나를 찢고 침뱉고 넘어뜨렸고비겁함과 비열함으로 내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 시간이 흘러 가주길이 시간이 흘러 가주길 이 모든 시간을 내가 잊길 내가 어느 지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았었던간에그 지나간 것들은 오늘 여기까지로 오는 길이었으며여기 내 앞에 놓여있는 이 기간 또한 십년이나 이십년 뒤짐작도 못하겠는 그 시간들로 가는 길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이제야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 신경숙, <아름다운 그늘>
힘들던 시간들.,.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시절이 있었다.
어리석음으로 모든 것을 버렸던 시간이 있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바닥을 헤매던,
소름끼치게 더럽고 아팠던 날들.
아무런 기쁨도 아무런 웃음도 아무런 기대조차 없던
어두컴컴한 그 길에서 햇살 한줌 비추지 않는 시간들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칼날을 세우고 들이밀던 세월의 무게가
그보다 더 나를 갉아먹던 후회라는 것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잔인한 마음은 잔인한 시간을 만들고
잔인한 생각을 만들고 잔인한 말들을 만들고
나를 찢고 침뱉고 넘어뜨렸고
비겁함과 비열함으로 내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 시간이 흘러 가주길
이 시간이 흘러 가주길
이 모든 시간을 내가 잊길
내가 어느 지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았었던간에
그 지나간 것들은 오늘 여기까지로 오는 길이었으며
여기 내 앞에 놓여있는 이 기간 또한 십년이나 이십년 뒤
짐작도 못하겠는 그 시간들로 가는 길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이제야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
신경숙, <아름다운 그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