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

박정민200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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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월이 “짜잔~”하고 나타났나 싶더니 벌써 까치까치 설날이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고, 집에서 설 특선 영화와 오락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도,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그야말로 이제 가지각색,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가진 명절이 된 거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설이라고 하면 친척이나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서 세배도 하고, 실속은 없을지언정 기분만큼은 좋게 하는 덕담도 나누며 지내는 것이 진정한 명절의 묘미 아니겠는가. 그런데 세배하고 차례 지내고 나면 친척들 얼굴을 마주보고 앉아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사촌 꼬맹이는 놀아달라고 징징거리는 데 도통 놀아줄 만한 것이 없어 당황스럽다고? 뭣보다 짧은 연휴, 그래도 대 명절(名節)이니만큼 재미나게 보내고 싶다고?
썰렁하고 심심해질지 모르는 우리들의 설날, 그래서 준비했다. 설날에 할 수 있는 일, BEST 5 !


01. 청참(聽讖)


아니 이 무슨 어려운 한자어란 말인가. 하지만 듣다 보면 솔깃하고, 어느새 흥미가 끌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 ‘청참’이다.
청참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1월 1일, 설날!) 새벽에 밖으로 나가 방향 없이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사람의 것이든 짐승의 것이든 상관없이 처음 들리는 소리로 그 해의 신수를 점치는 풍속이다. 한 해의 운수가 좋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품고, 밖으로 나가 소리를 찾는다. 이런 풍속은, 양력 1월 1일에 처음 듣는 노래의 가사가 자신의 한 해 운명과 같다는 식으로 변화하여 전달되고 있기도. (올해의 첫 노래로 동방신기의 ‘주문-mirotic’을 들은 본인은 … 넌 내게 빠져! 넌 내게 미쳐!)


보통 까치 소리를 들으면 그 해는 풍년이 들고 행운이 찾아오며, 참새나 까마귀 소리를 들으면 흉년이 오거나 불행이 찾아올 것이라 믿었다고. 지방에 따라서는 무엇이든 상관없이 짐승(!)의 소리를 들으면 무조건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는 곳도 있고, 멀리서 나는 사람 소리를 들으면 흉년도 풍년도 아닌 그럭저럭 무난한 한 해를 맞이한다고도 믿는 곳도 있다.



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단원 김홍도 作, 봄맞아 지저귀는 까치


그러니, 올 설에는 집에서 동양화를 매만지고 있기 보다는, 싸-한 밤공기 맞으며 올해 들려오는 첫 소리를 찾아가 보는 게 어떨지. 새벽에 가족들과 두 손 꼭~ 마주잡고 거리를 다니는 것도 한 해에 딱 한 번뿐인 좋은 추억이 될 테니 말이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다시 만나는 새해에 좋은 소리만 가득 듣기를!
(참고로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청참 소리를 올려놓은 블로그를 만날 수 있다. 소 울음 소리나 까치 울음 소리를 올려놓은 곳들인데, 가족들이 모여 이 소리를 함께 듣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듯 하다.)


02. 설그림, 혹은 세화(歲畵)



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서은애 作, 복(福)-12지신도(十二支神圖)


쉬운 말로는 ‘설그림’, 전해지는 말로는 ‘세화’라 불리는 이것은 새해를 송축하기 위해 서로 주고 받았던 그림을 말한다.
세화의 형태는 옛 민화가 그러했듯이 특정하게 정해진 것은 없었다. 화초를 그리기도 하고, 선녀 혹은 장군, 때로는 십장생 등 보기에 좋고 행복한 운이 깃들여져 있다면 모든 소재가 가능한 것이 세화다.
유래는 딱히 알려진 바 없으며, 조선시대에는 대궐 안에서 만들어 임금이 신하에게 내려주기도 했다고.

그 역사가 어떠하였건 간에, 어린 아이들이 많은 집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설날의 풍속!
층간 소음이 심해 아랫집이 두려운 큰집 식구들에게도 강력추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방안에서 고요하게 앉아있게 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물론 얼마 가지는 못할 테지만……)
또한 아이들의 엉뚱 발랄한 그림을 선물 받고, 자신 역시 행운을 담은 그림을 그려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면 이 좋지 아니 한가.
그림이라고 해서 부담 가질 것도 없이, 일종의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간단한 낙서 정도만 해주어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특히 아이들의 그림은 그 형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없으므로, 굳은 표정의 어르신들까지 껄껄 웃게 하는 묘한 마력 또한 숨겨져 있을 것이다.


03. 부루마블



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부루마블 게임을 사면 볼 수 있는 추억의 홍보 만화


한창 보드게임이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동네 마다마다 보드게임방이 PC방처럼 생기던 때 말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보드게임 계(界)를 평정한 단 하나의 게임이 바로 이 ‘부루마블’아닐까.
설날에 할 수 있는 일로 소개되기에는 다소 평범한 느낌 없지 않아 있으나, 최근 친척들과 모여 임상실험을 해 본 결과, 이만큼 즐겁게 장시간 할 수 있는 놀이는 없다는 결론을 보았다. 심심한 설날에는 그야말로 제격 중의 제격.

부루마블은 1982년 한국의 씨앗사에서 출시한 재산증식형(!) 보드게임으로, 무려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보드게임이다.
2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의 합만큼 말을 움직여, 칸에 해당하는 나라를 사고 빌딩이나 호텔 등을 짓는다. 다른 사람의 땅에 가면 임대료를 내게 되는데, 이 때 파산직전이라면 무인도에 걸리기를 소원하게 된다. 무인도에 가게 되면 주사위던지기를 3번 쉬게 되기 때문. 아이들과 하게 되면, 아이들의 경제 감각을 키워줄 수 있어서 좋고, 또래와 하게 되면 치열한 승부를 치를 수 있어 그 또한 재미가 있다.

게임의 가격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의 부루마블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동네에서는 왠지 구하기 힘들다. 마트로 가면 있는데…) 3000원의 싼 제품이 있는가 하면, 몇 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부루마블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04. 윷놀이



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좌 - 윷놀이 풍속화 / 우 - 온라인 게임으로도 만들어진 윷놓이


 윷놀이를 모른다면 대한민국의 문화를 안다고 할 수가 없다! 연날리기, 널뛰기, 팽이치기 등등 설날, 하면 딱하고 떠오르는 민속놀이들 중에서 가장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두루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윷놀이 아닐까.

하지만 이제와 모든 국민이 아는 윷놀이를 추천하고자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다들 윷놀이를 알면서도 즐기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막상 해보면 이렇게 스릴 넘치는 게임이 따로 없는데도 말이다.
일전에 큰 모임에 갔을 때 윷놀이 세트를 가지고 간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더니 다들 하는 말이 “하하, 무슨 윷놀이에요.”였다. 그러나! ‘무슨 윷놀이’하던 사람들도 일단 놀이를 시작하니 눈빛들이 달라졌다. 업어라! 모야! 윷이야! 뒷도 나와라! 이리로 말고 저리로 가서 먹어야지! 거기가 아니다! 등등, 수 없는 고함소리들이 방안을 쩌렁쩌렁 울린 것도 물론이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내 생에 이렇게 손에 땀을 쥐는 게임은 처음이다.’라는 말을 남기기 까지 했다.


그런데, 사실 일반적으로 문구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윷놀이 세트의 윷은 게임에 적합하지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던졌을 때 그것이 개인지 걸인지, 도인지 개인지 구분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구분의 어려움으로 그치지 않고 놀이의 속도를 느리게 하며, 참가하는 사람들에게서 불만이 터져 나오게 만든다. 흑흑. 하여 동글동글한 윷보다는 조금 납작해서 던졌을 때 앞 뒤 구분이 쉬운 윷을 추천하고 싶다.


윷판이 그리기 귀찮은 당신을 위해 여기에 윷판도 준비했으니, 프린트해서 쓰셔도 좋을 것 같다.



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

05. 특명, 일손을 돕자.



지루한 설날은 가라 - 설날 놀이 BEST 5!명절 음식 준비하는 주부님들


놀이를 찾으며 하고 있는 와중에도 팔 아프고 허리 아프실 이 땅의 주부님들을 돕는 게 인지상정. 사실 ‘돕는다’는 표현은 옳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명절이니 만큼 함께 음식을 만들고 차례를 지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특히 만두 빚기 같은 경우는 대가족이라 할지언정 모두가 둥글게 모여 함께 만들 수 있는 좋은 요리다. 하다 못해 무궁무진한 양의 설거지라도 돕는 좋은 신랑, 좋은 자녀가 되는 것은 어떨지. 명절에 어머니 혹은 아내의 얼굴에 달맞이꽃처럼 예쁜 웃음이 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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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설날에 할 수 있는 일, BEST 5’도 끝. 음력 설을 맞아 글 읽으신 모든 분들의 가내에 두루 평안이 가득 하길 바라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Posted by 김지언(chunzza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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