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에 대한 고찰

오준화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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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우리 사회의 최고 이슈거리로 등장했던 '된장녀' 라는 말이 있다.

흔히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나 형편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스타벅스 커피숍, 커피빈, 아웃백,

베니건스와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음식점, 또는 루이비통, 구찌와 같은 명품들을 선호하며 사치를

부리는 여자들을 꼬집어서 일컫는 대명사로 쓰였다.

점차 '된장녀' 라는 말의 범주는 여성에 국한되지 않고, 위와 같은 성향을 가진 남성에게 까지도 뭇 의미가

확대되어 '된장남' 이라는 파생어까지 생겨났다.

이제부터 편의상 '된장녀' 와 '된장남' 을 통틀어 '된장녀' 라 칭하겠다.

(일부 여성분들의 항의가 따를 것이라 생각되나, 말의 시초는 '된장녀' 였으므로 '된장녀' 라 통칭하겠다.)

 

그럼 우선 된장녀의 어원부터 알아보자.

된장녀의 '된장' 은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된장' 과 여성을 지칭하는 '녀'가 합쳐져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아무리 문화사대주의를 가지고 외국의 것을 동경하며, 그렇게 보이려 노력해도 결국 본질은 한국인이다.' 라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는 말이다.

된장녀에 대한 어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고 유력하다.

 

그렇다면 된장녀들은 왜 그렇게 명품을 선호하고 외국의 문화를 동경하는 것일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는 급속도로 침체되며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늘 적자상태를 유지한다.

그런 시기에 된장녀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컴플렉스(열등의식)의 발동과 그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그릇된 방법을 찾은 데서 시작된다.

아무리 자신의 내면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능력이 보잘 것 없어도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의식의 반영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냉수마시고 이를 쑤시는 격과도 상통한다고 볼 수 있으며, 된장녀들의

상식을 초월한 사치행위, 의식의 상태 등은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내야만 했다.

미국의 유명 드라마 'S∈x and the city' 라는 드라마는 우리 나라의 된장녀 제조 드라마로 불릴 만큼 찬사와 악평을

동시에 받는 드라마이다.

뉴욕의 독신여성들의 생활을 다룸으로써 그녀들의 명품선호 의식, 연애관, 등을 스크린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우리 나라의 수많은 여성들이 동경하게 되어 '된장녀 신드롬'을 만들어 낸 드라마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제 된장녀들의 행태에 대해서 알아보자.

보통 대중들이 된장녀들의 행동 패턴에 대해서 말 하는 것들은 통상 다음과 같은 내용들일 것이다.

 

1.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신다.

2. 아웃백, 베니건스, 빕스와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을 즐겨가며, 그 곳에서 항상 음식 사진을 찍은 후

    자신의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3. 백화점에서 유명 브랜드의 명품을 보면 충동적으로 구매하며, 그녀들의 전신은 명품으로 무장되어 있다.

4. 자신의 학벌, 능력 등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보다 능력이 좋고 외모가 출중한 남성을 상대하려고만 든다.

5. 언행에 있어서 타인들을 무시하는 듯한 격이 있고, 오로지 머릿 속에는 자본주의의 결정체만이 남아있다.

 

된장녀라 불리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대략 몇 가지 추려보았다.

이러한 행동들은 초기 된장녀들의 모습이며, 점차 한국사회에서는 '된장녀'와 '비된장녀'의 경계가 모호해질

만큼 그 의미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된장녀들이 욕을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민자본주의사회인 한국에서 자본은 늘 어둡고 더럽고 소인배들이나 탐하는 것 쯤으로 치부되어 왔다.

자본이란 분명 소중한 것이며 공정하고 깨끗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수단' 인데, 그 수단을 '목적' 으로 두려는

의식이 국민들의 머릿 속에 강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자본이란 매우 제한적인 물질이며, 누군가가 많이 소유를 하면 누군가는 적게 소유를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10%의 중상류층이 있다면 90%의 서민층이 있다. 문제는 이 90%의 서민층이다.

90%의 서민층은 늘 피땀흘린 노동의 댓가로 자신의 능력에 맞게 자본을 보수로 얻게 된다.

그런데 90%의 서민층 안에서도 마치 10%의 중상류층처럼 돈을 사용하는 이가 있다면 어떻겠는가?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는 그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다 못 하여 시기와 혐오의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자본이 곧 윤리요, 철학사상으로 바뀌어버린 이 시대에서 된장녀들을 욕하는 것은 서민들의 앳된 마지막

도덕의 목소리일 지도 모른다.

물론 된장녀들이 그렇게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딱히 부정을 할 만한 명분은 없다.

하지만 된장녀들이 이 사회에 정서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역시 부정 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된장녀에 대한 논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으며, 결론은 자신만 어떤 보편적인

윤리적 가치관에 맞추어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박기동' 님께서 등록하신 글을 보고 내 생각을 잠깐 정리해 보았다.

별로 논리정연하지도 않고 길기만 한 글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읽어 주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이 쯤에서 내 생각의 정리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