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실크탱크 아닌 마우스탱크 만들 텐가

배규상200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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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실크탱크 아닌 마우스탱크 만들 텐가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이 그제 연구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금융연구원을 떠나면서'라는 글을 통해 사실상 정부의 외압에 의해 사의를 표명했음을 밝혔다.정부가 임기가 남아 있는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의 임원들을 무리하게 내쫓더니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민간 연구기관에게까지 이런 식으로 사퇴 압력을 넣은 것이다. 이원장은 그동안 토론회나 강연 등을 통해 금산 분리 완화,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온 개혁자 학자이다.

 이 원장도 밝혔듯이 연구기관의 생명은 자율성과 독립성이다.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창의적인 연구활동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양한 주장과 의견이 물 흐르듯 흘러야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국가 정책도 이런 바탕 위에서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연구기관들의 말과 글을 봉쇄해 버리면 올바른 정책 선택의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 원장은 이날 글에서 '정부가 경제성장률 예측치마저도 정치 변수화'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정부 들어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금융시장 전망 등과 관련해 정부기관과 민간 연구기관에 이런 저런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성장률 전망치나 시장 전망을 장밋빛으로 만들어 발표하면 죽어가는 경제가 금방 살아나기라도 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상황을 호도하도록 압력을 넣든 말든 경제 전망은 계속 나빠져 이젠 이성태 한국은행 촐재마저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구속해 국제사회의 비아냥을 들었던 정부가 올바른 상황 파악은 뒷전인 채 하는 일이 마냥 이런 식이라면 나라 경제의 앞날은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

 금융연구원의 후임 원장과 관련해 정부 경제정책을 옹호하는 데 바쁜 몇몇 경제학자들의 이름이 벌써부터오르내리고 있다. 이 원장의 지적대로 정부가 연구원을 싱크탱크가 아닌 마우스탱크로 만들겠다는 속셈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9년 1월 31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