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출신 30대 직장인 4명 대담

TheWorldBillionaires200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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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직장인,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게 경영학석사(MBA)다.

 

“몸값 올리기는 최고라는데 요즘도 그럴까?” “2년 공부하면 영어라도 배워 오지 않을까?” “1년이면 된다는 유럽은 어떨까?” “국내 경영대학원을 나와 도 효과가 있을까?”

고민만 많고 막상 시작하기가 두려운 게 바로 MBA다.

미국 2년제, 유럽 1년제, 한국 2년제, 한국 1년 6개월 파트타임 과정을 마친 4 명의 MBA 출신 30대 직장인들이 만났다. 나에게 맞는 MBA 과정은 무엇일까. 퇴 근 뒤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경력전환, 영어실력, 인맥향상, 비용대비 효과 등으로 나눠 이야기를 나눴다.

 

 

▶▶명순영 기자 : 먼저 MBA를 선택하게 된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이보나 과장 : 공대출신으로 향기를 개발하는 회사에 근무했어요. 그러다가 마케팅쪽으로 직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2001년에 카이스트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을 선택했어요. 유학은 애초부터 마음이 없었어요. 영어를 잘 못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할 건데 영어보다는 한국어로 배우 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점도 국내에서 한 이유입 니다.

 

 

▶주양예 차장 : 대학 4학년 때부터 케이블TV PD로 3년 정도 활동하다 홍보대 행사를 거쳐 CA라는 외국계 업체에서 언론 홍보를 했어요. 직장생활 중 남편과 함께 유학을 떠나 자기개발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의견을 모았어요. 하지만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공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안 서더군요. 특히 여자는 일 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서울과 학종합대학원에 들어갔어요. 주말에 수업이 많아 수월했고요. 헬싱키경제대학 경영대학원 KEMBA와 조인트 과정이라 영어를 공부하는데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구본철 과장 : 저는 좀 특이하게 직장경력 없이 대학을 마치고 바로 미국 MB A를 가게됐어요.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미국에서 좀더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 꼈죠. 졸업 뒤 삼성과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박대준 이사 : 저는 회사에서 지원을 해준 경우입니다. 97년 회사 프로그램 으로 시카고에서 근무하던 중 파이낸스(Finance) 쪽에 전문성을 살리고자 영국 외무성장학금을 받아 런던에서 공부했죠.

 

 

 

 

■MBA가 커리어 전환에 도움이 됐나?■

 

▶▶명순영 기자 : 보통 MBA로 직종을 바꾸고 싶어하는데 가능한 일인가요?

 

 

▶이 과장 : 제가 좋은 경우입니다. 공대를 나와 개발분야에 있다가 마케팅으 로 완전히 바꿨죠. 같은 대학원 선배들이 끌어주는 면도 있었어요. 또 부족한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 방학 때마다 인턴십(벤처기업과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연구소)을 했어요. 경력 전환에 많이 도움됐어요.

 

 

▶박 이사 :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눈높이의 문제는 있겠죠. 너무 좋은 직장만 꿈꾸면 실망하게 돼요.(모두들 동감)

제 생각에는 유학을 떠난다면 미국 2년제가 커리어를 바꾸는데 좋고요. 유럽 1 년제는 기존업무를 이어갈 때 필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금융에 종사했던 한 분은 유럽 1년 MBA를 나와 금융 내에서도 파생상품 쪽에 전문성을 쌓았죠. M&A 등 세부 전공을 정할 때 좋습니다. 또 한국 내 유럽기업이 많이 활동하고 있어 유럽인들을 만날 때도 도움이 되죠.

 

 

▶구 과장 : 가장 중요한 점은 커리어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아닌가 합니다. 주 변을 보면 다니는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막연히 MBA를 떠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사전 준비 없으면 실패합니다.

 

 

 

 

▶▶명순영 기자 : 나이도 중요할 것 같아요. 유학의 경우 늦은 나이도 괜찮은 지요?

 

 

▶박 이사 : 저는 MBA를 마치는 해를 기준으로 만 33세가 넘지 않는 게 좋다고 봐요. 젊을수록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후회할 것 같다면 늦은 나이라도 다녀 와야겠지만 비용대비 효과는 떨어지는 것 같아요.

 

 

▶구 과장 : 저는 늦은 나이에라도 가라고 권하고 싶어요. MBA과정은 냉정해요 . 동료들끼리도 서로 이득이 되는 사람들끼리 접촉하게 되죠. 조금 뒤처지는 동기들을 배려하는 것은 별로 없어요.(한 참석자는 이 때문에 영어 못하는 외 국인과 조를 하면 가산점을 줬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거들었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외국에서 MBA를 하면 다양한 외국인들과 접하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죠 . 문화도 포함해서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기가 자신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입니다.

 

 

 

 

■2년 공부하면 영어라도 늘지 않나?■

 

▶▶명순영 기자 : 외국에 나가면 학위도 따고, 영어도 배우니까 좋은 것 아니 냐고도 말하는데요.

 

 

▶이 과장 :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국내 과정도 의무적으로 영어수업을 들어야해요. 약 20%는 필수로 영어수업을 들어야하고요. 직접 프레젠테이션도 해야 합니다. 학기당 15명 정도씩 교환학생을 운영하고 있어 기회는 많습니다.

 

 

▶주 차장 : 영어가 목적이라면 국내에서 학원을 다니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 (모두 웃음) 서울에서 공부해도 영어수업이 많아 도움이 많이 됐어요. 또 3 주간 헬싱키에 다녀와 감각도 익혔구요.

 

 

▶구 과장 : 미국에서는 4명이 20분을 발표해야 한다면, 정확하게 5분씩 나눠 서 합니다. 하지만 외워서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하느 냐는 개인차이겠지요.

 

 

▶박 이사 : 오히려 사전준비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상태에서 부딪히면 그만큼 배우는 효과가 작다고 봐야겠죠. 또 2년 공부해서는 유창하게 는다고 볼 수 없을 겁니다. (한 참석자가 영어로 의사소통(Communica tion)하는 수준이 아니라 논쟁(Debating)하는 정도에서 MBA에 도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끄덕.)

 

 

 

 

 

■유학 뒤 한국에 돌아와 그만큼 대접받나?■

 

▶▶명순영 기자 : 영어실력이 현지취업에서 영향을 많이 끼치겠군요.

 

 

▶구 과장 : 맞아요. 또 실력이 있어도 현지취업은 쉽지 않은 편입니다. 소수 민족에 대한 배려정책이 있기는 하지만 취업하기는 10에 1~2명도 안 된다고 봐 야겠죠. (이 때 박 이사도 3분의 1 이상 현지에 남기는 어렵다고 거들었다.)

 

 

 

▶▶명순영 기자 : 한국에 돌아오면 대우가 좋아지나요?

 

▶구 과장 : 예전에는 꽤 괜찮은 대우를 해줬다고 하는데 지금은 2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게 전부입니다. 다른 별도의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요.

 

 

 

 

 

■인맥에 도움이 되는가?■

 

▶▶명순영 기자 : MBA가 사례중심으로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만 인맥쌓기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들 하는데요. 각각 학교의 특징을 얘기해볼까요?

 

 

▶이 과장 : 카이스트에 들어가면 대부분 기숙사에서 자요. 결혼한 사람도 많 이 들어오죠. 또 낮에는 연구실에서 생활하고요. 그러니 24시간 같이 있는 셈 이지요. 이러니 친할 수밖에 없어요. 탄탄한 인맥이 되죠. 국내에서 활동한다 고 봤을 때는 괜찮은 선택이죠. 또 교수님이 잘 끌어주십니다. 또 프로젝트를 하면서 국내 기업을 많이 다녀 친분을 쌓기도 합니다.

 

 

▶주 차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는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오죠. 그만큼 인맥 폭이 넓어져요. 졸업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아요. 꾸준히 만나는 것은 물론이구요.

 

 

▶구 과장 : 미국MBA는 전통이 오래돼 선배들이 끌어줍니다. 특히 한국 동문들 이 많이 챙겨줘요. 상대적으로 외국인 네트워크를 쌓기는 쉽지 않죠.

 

 

▶박 이사 : LBS 간사를 맡고 있는데 60명 졸업생 가운데 40명이 모입니다. 졸 업생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유럽계 학교는 똘똘 뭉친다는 특성이 있어요.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가?■

 

▶▶명순영 기자 : 마지막으로 각각의 장단점을 한 번 정리해주세요.

 

 

▶박 이사 : 금융도시 런던에 있는 학교를 다니다 보니 금융업체들과 많은 교 류가 있었어요. 좋은 경험이 됐죠. 또 유럽은 옹기종기 모여있어 여러 국가를 돌아볼 수 있어요. 분명 장점이에요. 다만 자비로 갔을 때 1억원 정도의 비용 은 생각해야 하고요. 나이가 들어 떠날수록 기회비용이 더 커지겠죠. 20대라면 가능한 도전하라고도 말하고 싶어요. 또 앞으로 국내에 많은 외국계 학교들이 들어올 전망이니까 좀 더 기다려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과장 : 요즘 취업이 하도 어려워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니라 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하지만 직종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기 회라고 봐요. 또 국내MBA가 외국MBA와의 차이를 좁혀가고 있어 고려해볼 가치 가 있죠.

 

 

▶구 과장 : 분명 MBA는 의미있는 교육과정입니다. 2억원 가까운 돈이 좀 부담 스럽기는 합니다만, 연령대와 상관없이 개인이 노력하기에 따라 비용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주 차장 : 저는 멋 부리기 위해 MBA를 가지 말라고 지적하고 싶어요. 유명한 외국 MBA 과정을 마친 사람인데 별로 능력이 없어 실망할 때도 있었어요. 목적 의식을 갖고 진학해야 할 것 같아요. 또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직장을 그만두려 하지 말고 다양한 과정들을 이용해볼 필요가 있고요. 다만 국내 MBA 과정의 경 우 교과과정의 품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MBA 손익계산서】

 

▶미국 2년제(풀타임)

·비용:2억원(생활비 포함)

·인맥:폭넓은 한국 동창생, 외국인과 교류 가능(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는 쉽 지 않음), 동창회 가동

·커리어 전환:충분히 가능, 인턴십 프로그램 적극 활용. 그러나 업종전환 뒤 현지 취업은 쉽지 않음

·영어실력 향상:프레젠테이션 기회는 늘 있어, 노력여부에 따라 가능

 

 

▶유럽 1년제(풀타임)

·비용:1억원(생활비 포함)

·인맥:한국인 숫자는 많지 않지만 동창들 똘똘 뭉침, 역시 외국인 교류 가능 하지만 쉽지 않음

·커리어 전환:미국과 비슷. 다만 런던에서 MBA를 할 경우 금융기업들과 접촉 할 기회 많음

·영어실력 향상:금융분야는 프리젠테이션이 많지 않지만 실력 배양 가능

 

 

▶한국 2년제(풀타임)

·비용:2400만원(한학기 600만원 4학기, 생활비 제외)

·인맥:연구실 생활로 돈독해짐. 비슷한 연령대 한국인 동창이 큰 도움, 선배 들이 끌어줌

·커리어 전환:가능. 그러나 선뜻 권하기는 쉽지 않음. 최근 취업난을 반영해 2년 공백에 대한 대비가 필요

·영어실력 향상:국내 대학원도 영어수업 많아 도움, 동료들간의 영어대화는 약함

 

 

▶한국 1년6개월제(파트타임)

·비용:2340만원(생활비 제외)

·인맥: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종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음

·커리어 전환:커리어전환 목적은 많지 않은 듯. 계속 회사를 다니며 졸업 뒤 에도 동종업계에서 활동

·영어실력 향상:수업 풍부, 자기 노력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