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갈비

이채우200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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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기가 막히게 맛있는 돼지갈비집이 있다고 해서 친구와

불쑥 찾아가 보았다.

어렵게 찾아간 식당엔 소문과 다르지 않게 긴 줄을 서 있었고,

40분을 기다린 끝에 우린 어렵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단촐하다.

생 돼지갈비와 양념 돼지갈비.

 

1대 2500원 기본 4대이므로 한접시당 10000원이다.

언뜻 눈에 보이는것만큼 가격은 크게 싸지 않다.

하지만 고기맛을 보고난 후 돈 아깝다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층의 구분도 선명하고 선도 또한 A급인 국내산 돼지갈비를

손수 손질하신다.

 

 

아래로탄 위에 숯을 올려 불을 준비하고, 판을 올린다.

독특한건 이집 탄이다. 이런 조합의 탄은 본적이 없는데

화력좋고, 온도도 적절히 유지되 고기굽기엔 적당한거 같다.

 

 

이 집만의 특제 반찬 3종셋트

직접담은 장으로 만들어주신 잘익은 갓김치와 갈치속젓, 고추절임이다.

이녀석들을 곁들여 먹는 고기맛은 각각의 특성이 있어, 느끼하지 않고

질리지도 않는다.

비법은 아무도 모른단다. 오직 사장님만이 아신다고 한다.

특히 저 고추절임속의 간장은 15년간 숙성시킨 조선간장이라는데

그 간장맛이 마트에 파는 간장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드디어 주인공 불판위에 투하! 선도와 층의 구분 끝내준다.

간수뺀 소금 팍팍 뿌려주시고 구워주신다.

생전 처음보는 돼지 생갈비를 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이정도 퀄리티의 돼지고기를 먹게되리라 솔직히 생각 못했는데,

1판에 만원이라는 가격 -  전혀 아깝지 않다.

 

가만있으면 사장님께서 직접 절단해 주시고, 친절히 먹는 방법도

설명해 주신다. 예습을 해간 나는 모범생이라고 칭찬도 양껏 받았다.

 

 

고기가 적당히 익으면, 앞에 소개한 3종셋트에 하나씩 곁들여 먹는다.

첫번째는 갈치속젓, 두번째는 갓김치, 세번째는 고추절임이다.

각각의 맛이 다 개성이 강하고, 고기와 어우러지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갈치속젓은 비리지 않고, 짭쪼름한게 바다냄새도 느낄수 있고,

갓김치는 아삭하면서 상큼하다.

그리고 고추절임은 새콤하고 매콤한게

돼지고기의 느끼함따위는 느낄틈도 없게 만든다.

어느것 하나도 버릴게 없는 최고의 트리오다.

 

고기를 다 구워갈때쯤 불판주변의 홈에다 계란을 풀어주신다.

일명 금반지라고 하는 계란말이다.

특별할것 없는 계란말이지만, 서비스이므로 몹시 반갑다.

게다가 만드는 재미까지 있다.

 

끝으로 주문한 젓갈볶음밥.

갈치속젓을 넣고 뚝배기에 볶아주는 이 밥.

안먹고 왔으면 큰일날뻔 했다.

비려서 못먹을거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격하게 산뜻한 맛으로

모든이의 입맛을 사로잡아버렸다.

싹싹 긁어먹고 난 후 모두의 반응은 " 한공기 더 볶을껄.."

고소하고, 짭짜름한 이 밥. 고기 못지않게 사랑받는 이집의 메뉴다.

 

 

밥을 다 먹어갈때쯤 나온 된장찌개.

멀건게 든것도 없고 특별할것 없어보이던 이 된장찌개도

시골 집된장 맛이나면서 시원하고 칼칼하다.

먹다보니 멸치로 잘 우려내 맛을내서 그런지 느끼하지도 않고,

고기와 볶음밥으로 기름진 입안을 개운하게 청소해준다.

 

무슨 식당에 이렇게나 많은 표창장이 걸려있나 싶을정도로

수많은 우수음식점 표창장으로 한쪽 벽면이 장식되어있고,

테이블수는 8개 뿐이지만,

1978년부터 이어져온 가계의 전통과 손맛 그리고 보기드문 품질의

고기맛이 내 입에 꼭 맞는다.

함께간 친구의 말로는 자신이 태어나 먹어본 고기 중 최고라고 했다.

뭐 더 좋은 고깃집이야 얼마든지 있겠지만,

근래에 보기드문 자급자족 음식점이라는 점과,

사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장인정신이 더욱 마음에 드는 식당이었다.

다음에 가면 꼭 15년된 조선간장의 맛 보여달라고 해야겠다.

앞으로 돼지고기가 먹고싶을때는 주저없이 달려갈것 같은 기분이다.

 

 

p.s 우리가 찾아간 그날 저녁. 마침 티비에서 촬영을 왔었다.

VJ한명이 와서 몇시간동안 기다리며 찍는데,

사장님께서는 나올필요 없으니 귀찮게 하지 말라하셨지만,

나와 내친구는 힘겨워 보이는 VJ를 위해 한컷씩 촬영에 임했다.

물론 내 시큰둥한 표정때문에 통편집되겠지만,

아마도 내친구의 얼굴은 공중파를 탈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