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범 얼굴 공개에 대하여

안지선200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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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화 추격자를 보고 저녁에 친구들과 식사를 할 일이 생겼다.

 

"영화 잘 만들었더라"

"진짜 무섭던대?"

 

친구들과 연기를 잘했다는 둥 내용이 하정우 대단하다는 둥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게 실화라며? 유영철에 대한 얘기라던데?"

"어 맞아 맞아 나도 들었어! 그런데 유영철이 뭐 했던 애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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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검색해보고 나서야 그런 희대의 살인마를 어떻게 잊을 수 있었나 싶었다.

기사를 하나 클릭해봤을 뿐인데 연관검색어처럼 당시의 상황이 쭉 펼쳐졌던 것이다.

인간의 기억력이란 그 얼마나 단기적이고 일시적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절도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된 이래,

총 14차례의 특수절도 및 성폭력 등의 혐의로 11년을 교도소에서 생활한 30대 중반의 남성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총 21명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그런데 사실 이게 기억력만의 문제는 아닌 것도 같다.

희대의 살인범이라는 작자들이 워낙 자주 출몰하니, 그 놈이 그놈 같아서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것이다.

 

이번엔 또 강호순이라는 사람(?)이다.

언제나처럼 기사 말미에는 요런 설문이 붙었다.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압도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문득 과거 살인마들의 구형이 어떻게 됐더라?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법원 홈페이지에 찾아들어가봤는데, 이거 원 지식이 미천한지라-

 

 

 

이거 원 어떻게 검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_-;;;

도대체 다들 어떻게 됐더라? 사형 구형은 됐는데 집행은 안 됐다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고..;;

 

사형수의 얼굴공개에 대한 가장 첨예한 반대의 근거는 인권 보호다.

뭐... 평소에 인권은 '사람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가 안 된다.

 

만약 이 문제로 인해 목격자의 기억이 불확실할 수 있어서 잘못된 정보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라면 그 부분은 공감이 가는데,

모든 살인범을 다 공개하자는 것도 아니고 중범죄자의 유죄 판결 이후의 공개는 합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모든 정황이 확실한데다가 반성의 기미도 없는 요런 놈은 예외로 수사 과정중에도 공개하고.

(절대로 모든 살인범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뜻이 아니다)

 

 

두번째로 범인의 가족에 대한 인권보호인데, 이건 뭐 연좌죄도 아니고 사실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으로서 자신의 가족이 그러한 범죄를 일으키도록 방치한 데에는 일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만약 추후에 이 문제로 인해 피해를 입었거나 불이익을 당한다면 그 부분은 법의 보호를 받아야겠지만,

앞으로 일어날 불합리를 고려하여 가족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범인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게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존중받는 상황으로 비춰진다.

 

물론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법에 따르는 것이 맞고, 법에 의해 처벌받았다면 그 이외의 얼굴공개 등의

부가적 형벌은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로 주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한 공포에 대한 때문인 것 같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서는 2천년 3천년의 구형도 내리는 외국과 달리,

(변호사를 잘 선임하거나 모범수 등으로 복역하면 형기가 짧아질 수 있는)15년 정도의 구형으로

판결이 일관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살인마와 언젠가 같은 공간에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솔직히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그 때부터 밤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보이게 되는데,

이게 무슨 익스트림 스포츠도 아니고 그런 극한의 공포 속에서 편하게 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저 사건도 몇년 후면 이름도 가물가물하게 잊혀질텐데 어떻게 얼굴까지 기억하겠는가. 아마 못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얼굴을 알아두고 신상을 알아두고 미리 사전에 조심하고 피함으로써 보수적으로

안전성을 극대화시키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법은 나를 보호해주지 못할테니 말이다.

 

결국 모든 범죄자는 자신이 지은 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법적 처벌을 받을 것이다라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에서 나는 사법부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기 보다는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그것이 오히려 범죄자에게 부담이 되어 범죄율이 줄어들게 되리라는

희망을 갖는 것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비록 불과 몇년 후, 혹은 몇일 후, 아니 몇 시간후에 후회하게 되더라도

나 역시 그의 얼굴을 공개하고 계속 보면서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자 한다.

 

 

연쇄살인범 강씨는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08년 12월 사이 경기 서남부 권에서

연쇄적으로 실종된 7명의 부녀자를 강간 및 강도살인 후 암매장 했다고 자백했으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용의 사건에 대한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