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Old Partner, 2008) 감독 : 이충렬 출연 :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 '웃어!!!!' '좋은 곳으로 가그래이..' ++ 아... 바로 위에 '좋은 곳으로 가그래이..'쓰면서 또 울컥했다. 소는 보통 15년을 산다고. 최씨 할아버지의 소는 40년을 살았다. 참 볼품이 없다. 비쩍 말라서는 등뼈가 훤히 보이고.. 나이만큼 뿔은 자라나서 굽을대로 굽어있고.. 똥딱지는 더덕더덕.. 우시장에 내다팔면 거저줘도 데려가지 않을법한.. 그런 소다. 최씨 할아버지의 소는 고깃소가 아니라 부리는 소. 일소다. 옆논에서는 빨간 기계가 요란하게 밭을 갈고 모를 심을 때.. 이 소와 할아버지는 털털털... 쟁기를 짊어지고 끌어 나간다. 농사일만 하는 게 아니다. 수레를 걸고 할아버지 자가용노릇도 해드려야하고... 할아버지가 병원에 가셨을 땐 주차장에도 메여 있어야한다. 최씨 할아버지는 내다팔려고.. 자식들 보내줄려고 농사짓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소를 위해서 꼴을 베고.. 소를 위해서 농약도 안치고.. 그렇게 소처럼.. 우직하게 그렇게. 소와 할아버지는 정말 많이 닮았다. 생김새도... 걸음걸이도... 말이 별로 없는 것도... 우직한 것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그대로 닮았다. 소가 죽으면 따라 죽을 거라고.. 소가 죽으면 상주노릇할 거라며 농담처럼 말씀하시곤 하지만 소가 곧 죽을 거라는 말을 믿지 않으신다. 15년 살 소가 40년이나 살았는데. 소보다 앞서 걷지도.. 뒤에서 걷지도 않으시고 늘 소의 옆에서 그렇게. 다 소달구지에 실어버리면 될 것을 지게에 한짐 나눠지고는 소와 똑같은 절뚝거림으로.. 그렇게 소와함께... +++ 이 영화의 진짜 대박은 할머니다. 할머니께서 한마디 한마디 던지시는게 진짜 촌철살인이다. '니나 내나 주인을 잘못만나가지고 이 고생이다..' '내가 16살에 시집을 와가지고....' '이놈의 소새끼.' '소 팔고 우리도 기계 삽시다!' 수십번이나 같은 말이 반복해서 나와도 나올 때 마다 웃기다. 특히 사진관에서 사진 찍으실 때 잘 웃지 못하던 할아버지께 '웃어!!!!!!'하며 호통치시던 장면은 진짜 배를 잡고 웃었다. 으하하하.ㅋㅋㅋㅋㅋㅋ ++++ 소가 죽는 장면을 처음 봤다. 도살이 아니라 정말 '명'을 다해서 죽는 그런 장면. 소가 죽던 날.. 할아버지가 굴레를 벗기고.. 워낭을 풀어.. '좋은 곳으로 가그래이..' 라고 읊조리는 장면. 그리고 나서 소의 머리가 점점 떨구어져 움직임이 멈추던 그 장면. 할머니는 옆에 서서 '좀만 더 살지..' 챙피한 줄도 모르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포크레인이 흙을 파고... 소가 뉘여지고 흙이 덮어질 때는.. 아.... 정말.. 혼자가길 다행이었다. 누군가 같이갔으면 난 정말 챙피했을 거다. +++++ 난 이 영화가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런 정서가 서양인들한테 어필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그들 마음에도 워낭소리가 잘 와 닿았나보다. 요즘 이런 다큐영화가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로큰롤 인생도 그렇고.. 워낭소리도 그렇고.. 차마고도도 극장판으로 나왔고. 지구라던가.. 영화는 아니지만 누들로드, 스파이스로드, 북극의 눈물 등등. 더 많이많이 나왔으면 좋겠다.5
워낭소리_이충렬
워낭소리(Old Partner, 2008)
감독 : 이충렬
출연 :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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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
'좋은 곳으로 가그래이..'
++
아... 바로 위에 '좋은 곳으로 가그래이..'쓰면서 또 울컥했다.
소는 보통 15년을 산다고.
최씨 할아버지의 소는 40년을 살았다.
참 볼품이 없다.
비쩍 말라서는 등뼈가 훤히 보이고..
나이만큼 뿔은 자라나서 굽을대로 굽어있고..
똥딱지는 더덕더덕..
우시장에 내다팔면 거저줘도 데려가지 않을법한..
그런 소다.
최씨 할아버지의 소는
고깃소가 아니라 부리는 소. 일소다.
옆논에서는 빨간 기계가 요란하게 밭을 갈고 모를 심을 때..
이 소와 할아버지는 털털털... 쟁기를 짊어지고 끌어 나간다.
농사일만 하는 게 아니다.
수레를 걸고 할아버지 자가용노릇도 해드려야하고...
할아버지가 병원에 가셨을 땐
주차장에도 메여 있어야한다.
최씨 할아버지는 내다팔려고..
자식들 보내줄려고 농사짓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소를 위해서 꼴을 베고..
소를 위해서 농약도 안치고..
그렇게 소처럼.. 우직하게 그렇게.
소와 할아버지는 정말 많이 닮았다.
생김새도...
걸음걸이도...
말이 별로 없는 것도...
우직한 것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그대로 닮았다.
소가 죽으면 따라 죽을 거라고..
소가 죽으면 상주노릇할 거라며
농담처럼 말씀하시곤 하지만
소가 곧 죽을 거라는 말을 믿지 않으신다.
15년 살 소가 40년이나 살았는데.
소보다 앞서 걷지도.. 뒤에서 걷지도 않으시고
늘 소의 옆에서 그렇게.
다 소달구지에 실어버리면 될 것을
지게에 한짐 나눠지고는
소와 똑같은 절뚝거림으로..
그렇게 소와함께...
+++
이 영화의 진짜 대박은
할머니다.
할머니께서 한마디 한마디 던지시는게
진짜 촌철살인이다.
'니나 내나 주인을 잘못만나가지고 이 고생이다..'
'내가 16살에 시집을 와가지고....'
'이놈의 소새끼.'
'소 팔고 우리도 기계 삽시다!'
수십번이나 같은 말이 반복해서 나와도
나올 때 마다 웃기다.
특히 사진관에서 사진 찍으실 때
잘 웃지 못하던 할아버지께
'웃어!!!!!!'하며 호통치시던 장면은
진짜 배를 잡고 웃었다. 으하하하.ㅋㅋㅋㅋㅋㅋ
++++
소가 죽는 장면을 처음 봤다.
도살이 아니라 정말 '명'을 다해서 죽는 그런 장면.
소가 죽던 날..
할아버지가 굴레를 벗기고.. 워낭을 풀어..
'좋은 곳으로 가그래이..'
라고 읊조리는 장면.
그리고 나서 소의 머리가 점점 떨구어져 움직임이 멈추던 그 장면.
할머니는 옆에 서서
'좀만 더 살지..'
챙피한 줄도 모르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포크레인이 흙을 파고...
소가 뉘여지고 흙이 덮어질 때는..
아.... 정말..
혼자가길 다행이었다.
누군가 같이갔으면 난 정말 챙피했을 거다.
+++++
난 이 영화가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런 정서가 서양인들한테 어필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그들 마음에도 워낭소리가 잘 와 닿았나보다.
요즘 이런 다큐영화가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로큰롤 인생도 그렇고.. 워낭소리도 그렇고..
차마고도도 극장판으로 나왔고.
지구라던가.. 영화는 아니지만 누들로드, 스파이스로드, 북극의 눈물 등등.
더 많이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