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

최혜민2009.02.05
조회209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 “숲은 가까워야 한다. 숲은 가까운 숲을 으뜸으로 친다.” 『자전거 여행』의 작가 김훈의 말처럼 도심 가까이에 있는 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가끔은 아이의 피부에 흙냄새와 솔향을 묻혀주고 싶다.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산.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 산마루공원, 철쭉동산 등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산

강서구의 봉제산(116.8m)
추천 코스 한광고등학교-약수터
대일고등학교 뒤편에 있는 산. 아파트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다. 주변에 흰 돌이 많아 예쁜 돌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법성사, 용문사 등의 사찰이 함께 있어 아이들에게 절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서식해 꽤 울창한 숲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봄에 조팝나무꽃,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면 등산하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올라가보니 이00 씨 소나무가 많아서 돌아오는 길은 산림욕하는 느낌이 들어 건강해지는 것 같다. 아이들과 놀면서 오르고 내려오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보통 동네 산엔 운동할 수 있는 기구들이 있고 나무들도 단조로워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는데 봉제산을 오르다 보면 중간 중간에 산마루공원, 철쭉동산 등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해주는 곳들이 있어서 아이도 즐거워한다. 우리 아이가 여섯 살 남자아이인데 작년까지는 집에서 조금만 놀아줘도 좋아라했는데 이젠 밖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산에 올라 실컷 뛰어놀다 보면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크게 넘어질 위험이 없는 것도 좋다. 기획 최혜민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매봉산에 올라가면 엄마를 위해 아이들이 떡갈나무잎을 줍곤 한다

강남구의 매봉산(94.5m)
추천 코스 양재전화국 사거리 쪽 계단 진입로-소나무 숲-매봉산 정상
주변에 밀집한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 사이에 있는 산. 매봉산 나뭇가지 사이로 역삼동과 도곡동의 시내 풍경이 살짝살짝 보인다. 다양한 꽃들이 잘 조성되어 있어, 어성 에 뱀딸기, 개망 등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매봉터널 입구의 도곡 SK 리더스 뷰 건물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는 도시락류가 알차게 있다고 하니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여기서 간식을 준비해도 좋겠다.
올라가보니 소00 씨 아이들과 운동 삼아 늘 다니던 곳인데 “오늘은 다람쥐를 꼭 만나야지”라며 네 살, 여덟 살 두 아들은 들떠 있었다. 치마 입고 슬리퍼 신고 당시 세 살이던 아이를 데리고 40여 분 만에 등정해 하산까지 한 쉬운 산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좀 가파른 길이 나오는데 이때 아이들이 업어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그땐 “다람쥐다!” 하며 주의를 돌리면 냉큼 뛰어 찾으러 간다. 운동기구들이 갈림길에서 나오는데 아이들이 하나씩은 다 올라타봐야 직성이 풀린다. 산길에는 도토리가 많은데 아이들은 「이웃집 토토로」에 나온 도토리라며 즐거워한다. 더 올라가면 떡갈나무 숲이 나오는데 이 잎을 주워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잡냄새가 싹 사라진다. 그걸 아는 아이들은 으레 산에만 오면 엄마를 위해 잎을 모아주곤 한다. 정상으로 가는 계단길에는 말벌집이 있어 아이들은 조심조심 움직인다. 우리는 벌레 퇴치 크림을 꼭 준비한다. 정상이 좁고 나무가 우거져 있어서 탁 트인 전망이 아닌 점은 아쉽다. 아이들 행길로 좋은 산. 기획 최혜민 | 레몬트리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알고 있는 예술가 산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

 

 

 

 

 

 

 

 

 

 

 

 

 

 

 

 

 

 

 

 

 

 

 

 

 

 

 

 

 

 

 

서초구의 우면산(293m)
추천 코스 예술의 전당 오른쪽 산행로-대성사-소망탑(정상)-약수터 쪽 방향-대성사(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 뒤에는 산책로 따라 나지막한 산이 하나 있다. 그래서인지 우면산에 있는 바위의 이름도 예술바위다. 경사가 완만해 부담 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 나오므로 관절이 안 좋은 노인들도 애용한다고 한다. ‘우면’이라는 이름은 ‘소가 자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느릿느릿 올라가면 된다. 산 아래에 있는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에는 연못도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올라가보니 최혜민 기자 아이와 함께 올라가려면 코스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코스로 올라가고 내려가느냐에 따라 산의 난이도가 확 달라진다. 대성사에 차를 주차해놓고 절 안으로 들어가면 절 옆에도 산행로가 있는데, 이 은 계단이 많고 험준한 편이다. 절 안을 통해 올라가면 완만한 산행로가 나온다. 대부분 길이 잘 닦여 있어 올라가기는 어렵지 않다. 죽 그대로 올라가는 코스인데 원래 고지대라 조금만 올라가도 꽤 올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평일 오후 1시라는 가장 안 좋은 타이밍이었는데도 등산객들이 꽤 많은 걸로 봐서 주말에는 많이 붐빌 것 같다. 소망탑까지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어 강남이 한눈에 보인다. 평소 산을 타지 았다면 내려올 때는 안 쓰는 근육을 써 다리가 후들거리니 계단을 통해 내려오도록 하자. 이쪽은 험준한 편이라 사람들의 손을 덜 타서 그런지 자연의 느낌이 강했다. 등산화를 신지 않으면 발바닥이 꽤 아프니 아이에게는 바닥이 푹신한 운동화를 신기거나 두꺼운 양말을 신기도록 한다. 기획 최혜민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정상인 운산정에 올라 아이와 캔디바 깨물어 먹기, 힘들었던 기억은 그대로 녹아버린다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

 

 

 

 

 

 

 

 

 

 

 

 

 

 

 

 

 

 

 

 

 

 

 

 

 

 

 

 

 

 

 

 

 

광명시의 구름산(237m)
추천 코스 광명보건소-돌산-산불감시탑-구름산 정상
정상에 오른다는 기쁨을 적절한 시기에 느낄 수 있다. 너무 낮아 어정쩡하지도 않고,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하산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 정상의 성취감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인천 앞바다까지 보이는 시원한 전망은 아이들이 등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의 첫 정상 등반 목표로 좋은 산이다. 산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보건소와 노인 시설에 주차가 가능해 접근성도 용이하다. 산에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와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없어서 더욱 좋다.
올라가보니 김00 씨 무릎 수술을 받아 험한 운동은 안 되는데 이 산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중간 중간에 계속 있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주말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빨리 올라가고 싶은 사람에겐 불편하겠지만 아이와 함께 느긋하게 올라가기엔 오히려 좋다. 지나가는 어른들이 “고녀석 잘도 올라가네”라며 칭찬 한마디를 던져주니 아이는 힘을 얻었다. 올라가는 중간에 의자들이 많아 새참을 먹어도 좋을 듯. 정상 막바지에는 송전탑 같은 것이 하나 있는데 고지 올라가기 전 평평한 대지가 있어 한숨 돌리기에 좋다. 올라가긴 편하지만 그다지 자연 경관이 뛰어난 편은 아니고, 사람의 손을 많이 탄 흔적이 보여 아쉽다.기획 최혜민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모델처럼 쭉쭉 시원하게 뻗어 나온 나무들이라 삼림욕하기 좋다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일산의 정발산(88m)
추천 코스 롯데 맞은편 육교-돌계단-인공폭포-약수터-야생화단지-전망휴게소
높이는 낮지만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능선이 길어 의외로 운동이 된다. 나무 계단이 많아 오르기는 편하지만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정발산은 이것저것 많이 갖춘 산이다. 인공폭포에는 오리가 떠다녀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산자락의 아람누리 공연장에는 콘서트홀과 오페라극장이 있다. 가끔 무료 공연이 열려 산속에서 즐기는 음악회라는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일산 한가운데 위치한 정발산은 산이라고 부르기엔 좀 민망한, 88m 높이의 나지막한 산이다.
올라가보니 이00 씨 네 살 난 우리 아이에게 “잠자리 보러 갈까?” 하니 신나서 따라나선다. 조용한 전원주택 단지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완만한 잔디 언덕이 펼쳐져 있고, 몇몇 가족들이 한가하게 햇빛을 즐기며 공도 차고 얘기도 나누는 모습이 평화롭다. 이리저리 낮게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보자 흥분한 아이를 위해 우선 잠자리를 잡기로 했다. 계단으로 정리된 가파른 길을 따라 정상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 아이는 제법 정상 정복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며, 물을 청한다. 내려가는 길에 만난 작은 생태 연못에는 작은 모임이나 공연을 하기에 좋은 동그란 나무 의자 계단이 있어 아기자기함을 더한다. 아이는 연못 주위에 둘러진 울타리 길이 좋은지 계속 주위를 뱅글뱅글 돌자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높다란 갈대밭이며, 커다란 강아지풀, 이름 모를 소박한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가 이름을 물어보기 시작하니 미리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고 가면 좋을 듯. 기획 최혜민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산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하남시의 검단산(657m)
추천 코스 산곡 등학교 입구-장군약수-백곰샘터-큰 삼거리-검단산-585m 봉
아이들은 밋밋한 길보다는 돌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재미있어한다. 그러나 30˚ 경사의 돌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기에 체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금 무리. 검단산은 백제시대에 왕이 이곳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신성한 산이다. 그래서인지 산 전체에 신성한 기운이 넘치는 듯. 다른 산과 달리 아래로 물이 보여 전망이 유달리 아름답다. 내려온 뒤에는 검단산 입구에 메추리구이와 모둠전으로 유명한 ‘생더덕막걸리’가 있으니 들러보자.
올라가보니 강00 씨 따가운 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등산로는 나무들이 만들어준 그늘로 시원했다. 습하고 진한 나무 냄새는 몸과 맘을 치유하는 것 같았다. 검단산 등산로의 시작 부분은 가파른 돌길이다. 아이가 이제 19개월이라 혼자 올라가기엔 힘들고 위험한 부분이 있으므로 안전을 위해 손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하나, 둘” 수를 세면서 또 등산로 옆으로 뻗은 나무와 꽃을 만지작거리며 올라가는 아이의 얼굴엔 생기가 가득했다. 가다 서다 느린 산행이지만 아이의 걸음으로 올라가는 산행은 정상만 바라보는 어른의 산행과는 색다른 맛이었다.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시원한 계곡물에 땀도 닦고 아이와 돌을 던지며 놀고 고기도 쫓아다녔다. 검단산에서 30분 거리엔 구리한강시민공원도 있으니 코스모스가 펼쳐진 곳에 돗자리를 깔고 산을 오르내리느라 피곤해진 발을 죽 뻗어보는 것도 좋겠다. 기획 최혜민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벚나무들이 가득한 묘한 매력의 산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서대문구의 안산(296m)
추천 코스 홍제동부터 시작해서 벚꽃마당-산림욕장-안천약수터-정상
원래 북악산, 인왕산과 붙어 있지만 그들의 명성에 묻혀버린 비운의 산이다. 그러나 벚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선 벚꽃마당이 있어 봄이 되면 벚꽃잎으로 둘러싸인 황홀경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중간에 약수터가 있어 목을 축이기 좋지만, 적합·부적합 판정이 자주 바뀌어 웬만하면 직접 물을 싸가는 것이 좋겠다. 주변 연희동에는 2천 세대의 화교들이 모여 살기에 중국 음식이 맛있다. ‘진북경’, ‘복성각’ 등 소모된 체력을 복구하기 위해 중국 음식점을 찾아가보자.
올라가보니 안00 씨 세 살 난 딸아이와의 동행이었기에 순조로운 산행을 위해 일단 입까진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 무작정 진입한 안산 바로 입에 있는 주차장은 1시간에 3천원이다. 산은 완만한 경사에 낮고 넓은 나무 계단, 바닥에 깔려 있는 자갈 때문에 먼지가 적어 기관지가 안 좋은 아이라도 괜찮을 듯. 그런데 막상 아이가 꽃이며 풀들을 만져보려 할 때 위험했던 것이 지천에 널린 일명 ‘며느리풀’이다. 금방 이나 피부에 달라붙어 상처를 내기 쉽상이니 아이가 만지려 할 땐 반드시 주의를 줘야 한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가다 보면 사이사이 길이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거미줄처럼 곳곳에 길이 나 있어 어디로 가든지 길만 따라가면 정상이고 약수터라서 편리하다. 아이가 어리다면 목표를 정한 산행보다는 산책하듯 나무와 풀이 조화를 이룬 ‘풍경’만 보여주어도 좋을 듯하다. 기획 최혜민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바위산이라 등산 마니아들이 ‘재미있다’고 인정하는 산이다

아이와 함께 등산하기 좋은 동네 뒷산분당의 불곡산(469m)
추천 코스 양주시청-45봉-295봉-송전탑- 자고개-불곡산 정상(상봉)
등산화도 하나 장만해놓은 어린이 등산가라면 불곡산에 한번 도전해봐도 좋다. 불곡산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대교아파트 코스(대교아파트-불곡산 안내도 들머리-임꺽정봉-상투봉-상봉)가 좋다. 그러나 어른들도 조금 버거울 정도로 힘드니 등반 경험이 없는 아이라면 포기할 것. 조금 험한 만큼 절경은 절경. 선명한 악어가죽에 기어오르는 악어 모양의 악어바위는 불곡산을 찾는 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바위다. 공깃돌, 코끼리바위, 신선대, 복주머니바위도 있으니 아이들의 상상력을 맘껏 키워줄 수 있다.
올라가보니 최00 씨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 여섯 살인 아이와 처음으로 등산을 시도했다. 불곡산의 자락이 분당 동네 곳곳에 있어서 등산의 첫 코스를 눈이 즐거운 율동공원 쪽으로 잡았다. 하산은 구미동 빌라 단지 으로 계획했다. 산을 오르기 전 아이에게 등산에 대해 미리 일러주고 기분을 환기시키려고 솜사탕과 자전거로 워밍업을 시작했다. 가는 길에 주말농장, 작은 시내 등 볼거리가 많아서 내내 잘 올라갔다. 걱정과는 달리 오르막길은 꽤나 잘 올라갔는데 막상 내려오는 길은 아이가 다리가 풀려서인지 자주 넘어지고 힘들어했다. 처음에 풀과 벌레 등을 보며 신기해하던 눈도 내려오는 길엔 짜증이 가득했다. 초행길이고 아이와 함께한 등산이라 천천히 움직여서 2시간 30분 남짓 걸렸다. 등산 시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 때문에 여벌의 옷과 물티슈, 그리고 미네랄워터와 과일 간식을 챙겨가서 중간 중간에 에너지를 보충해주었다. 산에 등산객을 위한 화장실이 없어서 아쉬웠다. 잠자리에서 아이의 말. “엄마, 나중에 또 가요” 첫 등산은 성공이다.

 

기획 최혜민 기자 | 포토그래퍼 이광재 | 레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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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9개를 자칫하다가

다 올라갈 뻔 했다/ ㅠㅠ 사진의 산은 불곡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