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의 선거참여가 부적절한 이유

장명현2009.02.05
조회86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국민은 누구나 대한민국의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으며, 그러한 참정권은 대의제의 원칙에 의하여 선거권과 피선거권으로 부여된다. 그렇다. 이것이 대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법안 통과가 내 맘에 들지 않는 관계로 딴지를 걸어보려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라는 곳이 있다. 이름 그대로, 국가 차원에서 행해지는 모든 선거를 관리, 감독하여 선거법에 위반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증거를 수집하여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기관이다. 어디까지나 행정부 소속의 기관이지만 그 속성상 사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속지주의라는 국제적 원칙이 있다. 외교관이나 해외에 파병된 군인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모든 법적 행위는 그 행위가 이루어진 국가의 법을 기준으로 다룬다는 원칙이다. 국사책에 등장하는 조일수호조규, 속칭 강화도 조약이 왜 불평등조약인가? 다른 조항도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일본인에 대한 치외법권(영사재판권)을 명시한 것이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위에서 제시한 문제를 종합해보자. 재외국민은 어디서 선거에 참여하는가? 당연히 외국이다. 그들이 선거법을 고의 혹은 과실로 선거법을 어겼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공무원들은 그들의 범법행위를 적발하여 처벌할 수 있는가? 정답은 '아니올시다' 되겠다. 240만표에 달한다는 그들의 투표용지가 최소한의 국내법적 공공성을 담보하지 않은채 수거된다는 것이다. 물론 각지의 재외공관이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의무, 그러니까 재외국민의 권익보호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이래저래 욕을 먹는 재외공관 공무원들이 선거업무까지 눈에 불을 켜고 관리하지는 않을거라는게 내 생각이다.

 

  권리와 의무의 문제, 비용의 문제, 재한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 등 덧붙일 이야기는 매우 많지만 어디선가 본 어느 네티즌의 경험담을 인용, 편집, 추가하여 한가지만 짧게 써보겠다.

 

 "외국에 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 애국심은 '세계 속에서 그다지 별볼일 없는 한국'을 인식하고, 한국이 '부국강병'을 이루어 외국에서 내 위치가 강고해지는 것을 원하는 심리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네티즌의 재미 친구는 전쟁을 해서라도 통일을 해야 한국이 발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인적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즉, 재외국민은 국가와 사회를 보는 시각이 매우 다르며, 한국 사회의 변두리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글쎄, 좀 위험한 투표성향을 보이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각하의 "왜 우리는 닌텐도 못 만드나?" 발언이 떠오른다. 그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에는 나같은 사람이 없다. 재외국민의 대한민국에도 내가 없을까봐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