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안나영2009.02.06
조회51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는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옮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 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노희경

1. 사랑만하기에 인생은 너무도 버겁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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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아서...

내 마음에 있는 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이를 먹어가며 몇번의 사람을 만나다보니

감정소비가 지겹고 귀찮을 때가 있다.

 

'이 사람은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상대방을 염탐하며 저울질 하는 못난 마음이 생겨버린 것 같다.

 

 

나도 그 옛날 모든것을 주어 사랑했다 생각했으나...

나는 그러하지 않았고

어딘가 빠져나갈 구멍 하나는 꼭 마련해두었던 듯 싶다.

 

그러면서 마음껏 해본 사랑에 대해 아는척, 겪은척, 아픈척...

그렇게 나를 방어했다보다...

 

다시는 마음다해 사랑하지 않겠노라고...

새로운 사람을 조금 염탐해보다 아니다 싶으면

바로 잘라버릴 수 있는 냉정함..

소위 쿨~하다는 것을 나는 가지고 있다고..

 

사실은 내가 모두 주고 나는 못받을까봐

손해나는 장사 속 같은 사랑을 할까봐

계산을 하는 거면서...

 

그런 사랑 아팠다고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듯이

그렇게 생색내는 사랑타령, 이별타령을 했었던듯 싶다.

 

지독한 개인주의

정당하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이..

40세 넘어 사랑이라는 인생 고비를 지켜봤던 겪어봤던 작가가

그것은 아니라고...

자기도 방어해보고 마음다해 사랑하지 못해 아팠노라고...

그건 아니라고...

그렇게 말을 하고 있다.

 

나 스스로만 사랑해 놓고

 

사랑받지 못할거라고...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