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성 테크닉을 가진 여자의 인생

이원섭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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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화려한 이혼경력을 자랑하는 여자가 혼자서 살아가기에 이 세상은 너무나 험난하다. 그리고 방랑벽을 참지 못해 몇 번이나 남편을 버리고 떠난 여자를 향해 쏟아지는 시선은 매섭고도 차가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혼녀가 경멸당하던 19세기 초, 영국에 살고 있던 제인 디그비는 사회의 냉정함은 아랑곳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남자와 함께 황량한 여행을 떠나버리곤 했다. 


제인은 신비한 보랏빛 눈동자와 대리석처럼 매끈한 피부를 가진 금발의 미녀였다. 게다가 디그비가는 영국에서도 꽤나 유명한 가문이었기 때문에 제인은 여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자라났다. 하지만 꽃꽂이나 피아노, 뜨개질 등의 수업을 받을 때면 그녀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이 엉덩이를 들썩거렸고, 실제로 남자아이들의 과격한 수업을 몰래 엿듣는 일도 종종 있었다. 또한 아무 말 없이 집시들을 따라 가출하는가 하면 바람둥이로 소문난 사촌에게 노골적인 연애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녀가 하인과 함께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인 이후로는 천방지축 바람둥이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완벽한 성 테크닉을 가진 여자의 인생

성인이 된 제인은 완벽한 신랑감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엘런버러 경의 아내가 되었는데 그가 자신을 놔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는 소문이 돌자 오기에 불타서는 보란 듯이 다른 남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제인의 바람기는 마구잡이로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가슴이 훤히 비치는 드레스를 차려 입은 채 파티를 전전했고, 남자들은 터질 것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젊은 유부녀에게 노골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제인은 오스트리아의 정치가인 펠릭스와 거리낌 없이 길거리 데이트를 즐기다가 결국 에드워드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하고 말았는데, 타임지에 얼굴이 도배되는 등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는 것이 싫어서 펠릭스와 함께 프랑스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펠릭스는 제인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제인은 그를 차버리고 뮌헨으로 무대를 옮겼다.


그녀는 독일에서 루이비히 1세를 만났고, 그와 함께 6년 동안 길고 은밀한 연애를 즐겼다. 하지만 루이비히1세와 만나는 6년 동안에도 제인은 수많은 남자들과 또 다른 만남을 가졌는데 그 중에서 자신을 열렬히 따라다녔던 부유한 카를 남작과 함께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낳는 등 제법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듯 보이던 제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기를 잠재우지 못하고 남편 몰래 스피리디온 백작이라는 자와 온천에서의 뜨거운 혼욕을 즐겼다. 하지만 카를 남작은 그녀의 수상쩍은 외도를 눈치 채게 되었고 분노를 억누르지 못해 백작을 총으로 쏘아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총알은 백작의 몸을 그저 스쳐지나갔을 뿐이어서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제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카를 남작과 이혼해버렸다. 


그녀는 스피로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게 되었고 그 아이에게 유래 없이 정을 담뿍 주며 키웠다. 하지만 억누를 길 없는 강한 바람기는 다시 발현되어 그녀는 오토왕과의 새롭고 위험한 정사에 빠져들었고, 스피로는 아내의 불륜에 맞바람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어긋난 애정 때문에 상처받은 유약한 어린 아들은 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 처음으로 사랑을 주었던 자식이 죽어버리자 충격을 받은 제인은 남편과 헤어지고 나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남자를 만나 관계를 맺었다. 


마흔 다섯 살에 접어든 제인은 모든 것들에 대해 회의를 느껴 애인이었던 마지막 애인이었던 크리스토와 헤어지고 다마스커스로 가서 사막횡단에 나섰다. 하지만 건조한 사막 위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몸이 단 남성들이 많았고, 제인은 그들과 함께 좁은 텐트 속에서 열정적인 밤을 보냈다.


그녀가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스무 살이나 연하였던 부고의 왕자 메주엘 엘 메즈랍은 나이에 걸맞지 않는 제인의 열정과 담력에 빠져들었고, 일부일처제를 약속하는 대가로 그녀를 아내로 맞게 되었다. 


메주엘과 제인은 서로에게 보다 완벽한 기쁨을 주기 위해 황홀경을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직접 몸으로 익혔다. 이렇게 익힌 섹스기교를 이용해서 25년 동안이나 지루할 새 없는 즐거운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었고, 제인은 자유스럽고 행복한 기쁨을 마음껏 누리다가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제인을 성욕에 미친 화냥이라고 욕했지만 그녀는 스스로의 삶에 깊은 풍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타인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 없는 까닭은 아무리 더럽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인생도 누군가에게는 만족스러운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꿈꾸는 자유로움을 직접 몸으로 실천했던 제인의 파란만장한 인생도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중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