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씁니다.

홍성훈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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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씁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겨울, 나뭇가지뿐인 나무와

유리창 성에꽃으로 펜과 종이 삼아 씁니다.

 

어느 곳에 당신이 사는가를 모르는 전

창백한 내 마음에다 상처의 무늬를 쓰고 읽습니다.

 

요즘 환한 불면입니다.

 

다시..... 당신을 만나 당신과 꺼진 전등 속에

들어가 잠잘수 있다면,

 

당신을 더욱더 편안하고 따스하게 맞을텐데,

 

전 당신 가슴속으로 눕고 당신은

제 마음속에 누워 햇빛 날리는

 

창문을 이 삶으로부터 선물 받을 수 있을 텐데..

 

지금 내다본 나 이외의 세계는 다 어둡지만

전 당신만으로 밝습니다.

 

슬픔이 이토록 무한 동력으로 발열하는지

그저 불면마저 신기해할 뿐입니다.

 

새는 날 아침을 제 편지로 읽으십시오.

 

한 장의 세상을 제 마음으로 펼쳐보십시오.

 

당신이 사는 그곳 풍경 곳곳에

제가 밤새워 쓴 글씨들이 스며 있습니다.

 

제가 불행하니까 당신만이라도

나무와 집과 거리와 사람들로 즐겁고 행복하라고,

 

제가 너무 슬프니까 비 내려 신선한

이 세계와 함께 산책하시라고,

 

당신이 나 아닌 사람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그 속에는 당신 그리워하는 제 마음 스며 있음을

눈치 채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행복하고 아주 즐거우시거든

한 번쯤 제 편지가 비로소 당신에게 닿았다는 것을,

 

제 편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이기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