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봉화산 그리고~~~

최종호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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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봉화산 . . .

                                                   국토정중앙산 해발874M


2009. 2. 2(월). 06:30 혹한기 전술훈련 비상 메시지가 핸폰에 울려 퍼진다.

비상 출동이다.

예상은 했지만 염두에 두고 있던 것 보다 빠른 시간이다.

춘천에서 월요일 마다 함께 가는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비상으로 조금 빨리 출발하자고~~~,

근데 오늘 따라 문제가 있어서 평소 출발할 때 보다 더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여하튼 부대로 비상 복귀하여 지휘 통제실에서 체크하고, 단독군장 및 위장을 하고 나니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09년 혹한기 전술훈련!


본대에 편성된 나는 점심시간이 끝나고, 이번 혹한기 훈련 간 사단 지원을 위한 지역으로 이동하였고, 전시 업무수행을 위한 각종 사항들을 확인 및 조치하고 나니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다행인 것은 평년 보다 날씨가 덜 추운 것이 다행 아니 다행이었다.


이튿날(화).

새벽 여명과 알싸함이 풍부하게 묻어나는 이월초의 날씨 탓에 제법 늦겨울의 이미지에 쌓여 천막 밖으로 나와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나니 지난 밤 야영한 피로가 가시는 듯하다.

전지재고통제 프로그램으로 지원 대상 부대와 기 판단하여 조치한 내용들을 검토하여 송증을 출력 지원토록 지시한 후에 병력들을 집합시켜 두 시간여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고 나니 오전 일과가 끝이 났다.


점심식사 후에 지원 통제과 2종계원 3명을 인솔하여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훈련 마지막 날 있을 전술행군에 대비하기 위하여~~~

(지원 통제과는 평소 운동할 기회가 비교적 없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


녀석들은 의외로 힘들어 하지 않았고 즐겁게 계곡의 힘든 부분들을 잘 헤쳐 나아갔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다시 복귀하였다. 다음 날에는 좀 어려운 코스로 체력 단련하기로 약속하면서~~~


훈련 삼일째(수)

기상과 동시에 훈련 간 실시될 추진 보급 물량에 대한 행정 처리를 완료 후에

봉화산 코스를 정찰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7부 능선 쯤 올라가니 눈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점심시간이 되어 복귀해야 했다.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어서 체력단련 하는 장소론 적격이었다.

그러나 정상까지의 길을 확인하지 못해서 점심식사 후에 다시 출발하였고(이때 계원들 동행) 눈이 있는 곳을 지난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까지 도착하자 복귀할 시간이 되었다. 정상까지 가고 싶었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돌아서서 복귀하였다.


훈련 사일째(목)

어제의 정찰로 몸은 다소 피곤한 듯 하지만 부대에서 무거웠던 머리만은 아주 명쾌하고 깨끗한 느낌으로 산소가 머릿속에서 피어오르는 듯하다.^^

무럭무럭 피어나는 산소 만땅인 공기를 폐부 깊숙이 마시고 나니 온몸에 생기가 솟아났다. 잠시 후 수송중대와 보급중대가 봉화산에 오른다고 나에게 선두에 서서 인솔해 달라고 한다.

기쁨 마음으로 선두에 서서 어제 정찰했던 코스대로 산행을 시작했고

7부 능선쯤 도착하자 행군제대가 다소 뒤 처지고 있었다. 현재의 속도로는 정상까지 가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여, 체력적으로 제한되는 인원은 제외 시켜 본대가 올 때 까지 기다릴 것을 지시하고 가겠다고 지원한 병력을 인솔하여 정상을 향해 출발하였다. 눈 있는곳을 지나 돌탑이 있는 능선에 올랐다.

일부 인원이 다소 힘들어 하는 모습에 재확인 하였지만 모두 가겠다고 한다.

이곳부터 처음 가는 길이다.

앞에 보이는 커다란 능선 끝이 정상 인듯하여 시간 내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 출발하였다.

그러나 그곳이 정상이 아니고 두 번째 정상인 것으로 확인 되었다.

안타까웠지만 시간상 정상까지 가는데 엔 무리가 있어서 그곳에서 만족하고 함께간 부대원들과 기념사진 촬영 후에 숙영지로 돌아서야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돌아오는 길에 능선 따라 내려오다가 돌탑 부분에서 우측 소로길로 내려와야 하는데 이곳을 지나쳐 버린 것이다. 생소한 느낌에 다시 되돌아가서 확인도 해보고 대원들에게 그곳을 지나쳤는지 물어도 보았지만 돌탑 부분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좀 더 가면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좀 더 내려오다 보니 전혀 생소한 곳이 나오는 것이다.

길을 알기위해 이곳 지리에 밝은 전우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헌병초소가 있는 뱃터쪽이 나올 것이란다. 돌아가기엔 부대원들도 지쳐있고 해서 현 상황을 대원들에게 설명한 후에 능선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다.

물론 본대 상황실엔 상황장교에게 길을 잘못 들어 예상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늦어질 것 같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나 내가 예상했던 부분이 지난듯한데도 보이는 것은 오직 첩첩산주의 능선들뿐이다. 대원들의 체력은 점점 떨어져가고 아침에 먹은 햄빵이 전부였는데 배고픔과 목마름이 점점 커져가고~~~

순간 막연하게나마 불안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부대원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없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대원들에게 좀 더 가면 될것이란이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행여 지니고 있을 수도 있는 식량을 확인해 보니 아침식사 후 남은 햄빵 2개와 건빵 한 봉지, 우유하나가 전부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점심시간 전에 복귀 할 것으로 계획되었기 때문에 식량이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물이었다. 계속된 행군으로 수통의 물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상황판단을 다시 해야 했다. 계곡으로 내려가면 물의 획득은 가능하나 핸폰이 않될것이며 시야확보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생각에도 결국은 식수획득를 위해 우측으로 길을 틀어 계곡으로 내려갔다. 아주 멀리 보이는 소양호, 그리고 그 지점쯤에 도로 나 민가가 있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

길을 만들면서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것도 위험요소들이 많았다. 특히 바위 덩어리들이 굴러 내릴 땐 정말 아찔했다. 그래서 부대원들은 45도 사선으로 이동시켜 내려오도록 지시하였다. 4부 능선쯤에 도착하니 부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식량을 먹겠다고 한다. 햄빵을 8등분하여 나누어주고, 건빵은 햄빵을 먹지 못한 3명에겐 좀 더 배분하여 급식하고 나니 한 병사가 건빵 몇 개를 나에게 가져다준다. 아! 소중한 건빵! 그러나 난 그것을 받아 먹를수가 없었다.

그때 나의 머릿속에 무사히 그리고 가능한 한 시간 내에 숙영지로 복귀해야한다 생각뿐이었다.

이렇게 잠시의 휴식 시간이 지나고 출발 전에 그들에게 사기를 돋워주기 위해 하산하여 “민간 상점이 나오면 그곳의 모든 것은 출납관이 몽땅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그들의 표정이 순간이 나마 즐거운 모습들이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하산하여 목표지점에 도착하니 소양호 끝자락엔 고기 잡기 위한 어망3개와 소형배가 접안할 수 있는 시멘트 구조물 그리고 좌우로 끝이 보이지 않는 소양호가 있을 뿐 민가나 상점은 고사하고 길조차 없는 첩첩산중의 한가운데에 소양호가 이어질 뿐이었다. 망연자실함도 일단 뒤로하고

우선 그 간의 갈증을 풀기 위해 소양호 물를 수통에 담에 목줄기를 젖셔주었다. 좀 살 것 같았다. 급한 갈증을 해소하고 나니 불안감이 온통 밀려온다

어떡하면 이 위기를 헤쳐 나아가야 할것인가?에 몰두하였다. 11명의 부대원들이 나의 판단 여하에 따라 어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대원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몸 상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듯하였으나 많이 지친상태이고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상태이다. 다행스럽게 날씨는 춥지 않았고 일몰이 오기 까지는 아직 시간은 남아있었다.(그때시간이 14:00경)

핸폰을 커내니 역시 통화권이탈이다.


부대원들을 현 위치에 휴식 및 수통에 물을 충만하도록 지시해 놓고 바로 옆 무명 산에 오르기 위해 급경사를 따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숨이 턱턱 막혀왔지만 최대한 빨리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고, 본대와 통신해야했기 때문이다. 무명산 정상에 오르니 불안감이 더해 갔다. 좌우 멀리까지 온통 소양호 줄기와 이어지는 산들의 능선들뿐이고 도로와 민가 등의 희망적인 모습을 전혀 볼 수 있었으며, 현재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핸드폰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선 이곳 지리에 비교적 밝은 통제관(유창우)에게 전화하여 이곳에 대해 설명하였으나 위치판단이 불가하여 의논한 결과 본대에서 가장 체력이 우수한 인원으로 구조대를 편성 식량과 보온대를 가지고 능선을 따라 출발을 하고 우리는 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서 중간에서 만나는 것으로 통화하였고, 다시 부대장에게 전화하여 현재의 상황을 보고하였다.

부대장은 우리가 이동하면 찾기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으니 현 위치에 있으라고 했지만 부대장을 설득하여 리턴하겠다고 하고 무명 산을 내려왔다.

부대원들의 시선이 나의 입술에 집중되어오고 있었다.


“왔던 길로 복귀한다”, “전원 복장 착용하고 출발준비 하도록!”

부대원들의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부대원들은 헬기 구조요청을 건의 했지만 나는 이에 응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다시 설명하고 무사히 복귀할 수 있는 이유와 의지 그리고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16:00이 되어도 복귀가능여부를 판단할 수 없을 땐 헬기구조요청을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나의 노력이 통했는지 부대원들은 더 이상 말없이 나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왔던 길은 한 시간 이상 계곡을 따라 가야한다. 그러나 계곡보단 능선을 택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이는 통신 가능성, 주변 산세에 따라 이동로 판단, 구조팀과 조우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그러나, 주변의 무명산은 너무 가파르고 부대원들이 체력이 한계를 보이면서 일부 병사들은 기어오르기 시작했고, 한 병사는 탈진 상태에 이르러 그 병사의 소총을 내 목에 걸고 뒤에서 밀면서 올랐으나 불과 20여 미터도 못 오르고 체력이 바닥이나 휴식하기를 반복하여 한 시간 반 만에 간신히 200여 고지되는 작은 산 정상에 올랐다. 핸폰은 보니 아직 통신두절 상태이고 시간은 15:30분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이젠 시간과의 싸움이다. 어두워지면 비트를 파고 숙영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식량, 추위등 여러 가지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현재의 위치에서 주능선에만 오르면 구조팀과 만날 확률은 현재보다 훨씬 높다는 판단에 마음만 급해진다. 그러나 차분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스쳐지나간다. 일단 병사들을 휴식 시켜놓고 다리에 쥐가 난 병사를 응급처치하고 있는데 멀리 주능선 쪽에서 “출납관님!”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신의 목소리가 이렇게 감미롭던가!!! 부대원들의 얼굴에도 순간 미소가 가득하다.

구조팀이 우릴 찾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화합의 하모니처럼 응답을 했다. 그리곤 10여분이 지나 구조팀과 조우했다.

가장 먼저 온 통제관(유창우님)과 포옹할 땐 가슴이 찡하면서 이젠 살았구나 하는 마음에선지 눈물이 핑 도는 것이었다. 구조팀이 전해준 건빵 한 봉지를 나는 5분도 않되어 게눈 감추듯이 해치웠다. 한 캔의 음료수도~~~

몸에서 힘이나는것 같다. 이젠 길도 확실해 졌다. 걸어서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행군 때문인지 다리에 쥐가 나는 병력이 세병으로 늘어났다.

기어오르고 밀면서 오르기를 반복 드디어 능선 정상에 올랐고 이젠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산 아래 본대엔 우릴 찾았다는 소식에 환호성이 터졌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이번에 내가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오른쪽 무릎 인대도 당겨져서 굽히기가 힘들어져갔다.

한참을 뜨거운 보온대로 마사지하고 나니 좀 걸을만하다.

우리는 그렇게 밀고 당겨 주고 마사지 해주면서 무사히 본대가 있는 숙영지까지 도착했고, 본대에선 우리를 위해 따스한 저녁식사로 환대해 주었다.


훈련 오일째(금)

난로 옆에 놓아두었던 땀으로 온통 젖은 전투복, 전투화, 장갑 등은 다 말라있었다. 군장을 착용하고 어제와 같이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밤하늘을 바라보니 별빛이 너무나 아름답게 세상을 향해 웃고 있다. 어쩜 저 별빛을 다시는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소름이 쫘아악 등줄기에 흐르면서 산이 무섭구나하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별빛의 아름다운에 반해서 지인들에게 별빛이야기 담기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오늘은 부대 복귀하는 날이다. 또한 야간행군을 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저 별빛들과 친구가 되어 이 밤을 밤새 걸어야 할 것이다.


어제의 행군으로 다리가 많이 힘들겠지만 우리 모두는(나와 열한명의 병사들) 무사히 그리고 멋지게 40KM의 혹한기 야간행군도 마치고 부대 취사장에 준비된 막걸리와 오뎅으로 축배를 들 수 있었다.


나의 25번째 혹한기 훈련의 마무리는 이렇게 끝이 났으며, 삶의 위기순간에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하나 더 배운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이글을 쓰고 있다.


그날(훈련 사일째)나의 판단에 열심히 따라 주었던 열한명의 수송중대 병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많은 걱정과 응원으로 무사복귀를 기원해준 모든 부대원들과 구조팀, 그리고 언제나 나의 무사함을 기원해 주는 지인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2009. 2. 8일 최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