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중 추가경정예산안을 짤 것임을 공식화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제 취임 기자회견에서 추경예산안에 대해 “내수경기 부진을 보완하고 위기 극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굴욕’을 감수하면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2%로 하향 조정할 정도로 경제 상황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이것저것 재면서 아무리 장밋빛 전망을 들먹여 봤자 이미 먹혀들 처지는 아니다. 정부로선 해가 바뀐 지 두 달도 안 돼 추경을 거론하는 것이 부담스럽겠지만 경제가 더 고꾸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이라면 추경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올 성장률 4%를 전제로 예산을 확정했다. 성장률이 1%포인트 내려갈 때마다 세수가 1조5000억~2조원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하락에 따른 올 세수 차질액은 9조~1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일자리 마련, 실업자 및 빈곤층 지원 등 재정지출 확대분을 더하면 추경 규모는 최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올 재정 적자 규모는 본예산상의 24조8000억원을 합쳐 40조원을 껑충 넘어서게 된다. 거의 대부분 국채를 찍어 충당해야 하는 돈이다.
정부는 국채 발행을 늘리더라도 외국에 비해 국가 부채 규모가 적어 재정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다. 뻔뻔한 말이다. 나랏돈을 제 쌈짓돈으로 여기지 않는 한 함부로 꺼낼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말 올해 13조5000억원, 내년 20조원 안팎 규모의 ‘부자 감세’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내수 진작과 투자 확대가 감세의 명분이었지만 그 약발은 미지수이다. 대신 당장 우리 눈 앞에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 적자만이 현실 문제로 다가와 있다. 부유층과 대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국민 대부분의 부담을 늘린 꼴이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장담하지만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내년, 내후년 계속 재정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
재정 적자는 국민 모두의 빚이다. 우리 미래세대가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이다. 가벼이 여길 문제가 결코 아니다.
추경, 불가피해도 먼저 분명히 해둘 것 있다
추경, 불가피해도 먼저 분명히 해둘 것 있다
정부가 다음달 중 추가경정예산안을 짤 것임을 공식화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제 취임 기자회견에서 추경예산안에 대해 “내수경기 부진을 보완하고 위기 극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굴욕’을 감수하면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2%로 하향 조정할 정도로 경제 상황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이것저것 재면서 아무리 장밋빛 전망을 들먹여 봤자 이미 먹혀들 처지는 아니다. 정부로선 해가 바뀐 지 두 달도 안 돼 추경을 거론하는 것이 부담스럽겠지만 경제가 더 고꾸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이라면 추경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올 성장률 4%를 전제로 예산을 확정했다. 성장률이 1%포인트 내려갈 때마다 세수가 1조5000억~2조원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하락에 따른 올 세수 차질액은 9조~1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일자리 마련, 실업자 및 빈곤층 지원 등 재정지출 확대분을 더하면 추경 규모는 최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올 재정 적자 규모는 본예산상의 24조8000억원을 합쳐 40조원을 껑충 넘어서게 된다. 거의 대부분 국채를 찍어 충당해야 하는 돈이다.
정부는 국채 발행을 늘리더라도 외국에 비해 국가 부채 규모가 적어 재정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다. 뻔뻔한 말이다. 나랏돈을 제 쌈짓돈으로 여기지 않는 한 함부로 꺼낼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말 올해 13조5000억원, 내년 20조원 안팎 규모의 ‘부자 감세’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내수 진작과 투자 확대가 감세의 명분이었지만 그 약발은 미지수이다. 대신 당장 우리 눈 앞에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 적자만이 현실 문제로 다가와 있다. 부유층과 대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국민 대부분의 부담을 늘린 꼴이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장담하지만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내년, 내후년 계속 재정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
재정 적자는 국민 모두의 빚이다. 우리 미래세대가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이다. 가벼이 여길 문제가 결코 아니다.
2009년 2월 12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