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형법상의 모욕죄는 법정형이 낮고 친고죄로 규정되어 일반인들에게 위하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일반예방적 효과가 적다.
(2) 현실적 필요성
사이버상의 모욕은 전파의 신속성, 광범위성, 영구성을 고려하면 현실에서의 모욕행위보다 법익침해의 위험성과 정도가 크고, 사이버모욕행위와 정통망법상 사이버명예훼손죄는 구성요건이 다르며, 사이버모욕죄는 형법상의 모욕죄와 다르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더 적절하고 세밀한 규정이 필요하다.
(3) 표현의 자유의 한계
표현의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서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되므로(헌법 제21조 제4항) 사이버모욕죄 신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나. 반대론
(1) 현행법으로 충분
현행 공직선거법, 정통망법, 전기통신법 상의 규정들과 형법상의 모욕죄로 규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 표현의 자유 침해
모욕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의견의 표현이므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자유로운 토론을 금지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3) 가벌성의 불확정
표현행위 중 과격하거나 저열한 표현만을 처벌대상으로 한다 하더라도 어떤 표현이 과격하고 저열한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기준은 결국 표현의 상대방이 어떠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부당하다.
(4) 입법례와 역행
개인의 명예는 명예훼손 규정에 따라 객관적인 평판을 허위주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주관적인 체면이나 명예감정까지 보호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행위이므로 모욕행위를 처벌하는 나라는 한국과 독일, 일본 뿐인데 사이버모욕죄까지 신설하는 것은 더욱 부당하다.
다. 사견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는 범행의 장소가 현실공간이 아니라 가상공간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구성요건의 변경이 없는 것으로서 결국 형벌의 대상영역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고, 가상공간에서의 모욕행위가 대면성이 없음을 기화로 함부로 행하여지고, 1회적으로 끝나는 현실공간의 모욕행위와 달리 게시되어 있는 동안 계속적으로 행하여지므로 전파의 가능성이 높고, 피해의 정도가 극심하므로 이를 중하게 처벌하자는데 불과한 것이다.
반대론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없는 죄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공간에서의 위험성을 강조하여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양하자는 찬성론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높다고 할 것이다.
7. 모욕죄의 소추요건 변경
가. 찬성론
법문에만 얽매어 사이버폭력의 대표적 행위인 모욕행위를 명예훼손행위보다 위법성이 적다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가상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 사회적 위험성을 고려하여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보복의 우려 등으로 고소를 하지 않더라도 범행의 계속과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일단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나. 반대론
(1) 피해자의 의사무시
모욕은 개인이 느끼는 모멸감을 방지하고, 명예감정을 보호하려 하는 것인데 행위의 상대방이 모멸감을 느꼈는지에 대한 의사표시가 없는데도 수사를 개시하고, 소추한다는 것은 행위의 목적물인 도품이 없는데 절도죄를 적용하는 것과 같아서 모욕에 대한 법적 규제의 취지를 형해화하는 것이다.
(2) 법적 안정성 결여
모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변경하는 것은 수사, 소추기관이 피해자를 대신하여 명예감정에 대한 침해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수사와 공소제기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므로 법적안정성을 결여하고 일반인으로서는 적법행위 여부 판단이 어려워 규범적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다. 사견
우리 법제에서 소추요건 내지 소송요건으로 반의사불벌죄로 정한 범죄는 과실상해, 협박, 폭행, 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10대 중과실로 인한 경우를 제외한 교통사고, 임금, 퇴직금,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의 근로기준법위반, 수표를 부도낸 경우의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등이 있고, 반면에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는 강간 등 각종 성범죄(일부 제외), 모욕죄, 친족간의 상도례 등을 들 수 있다.
어떤 범죄를 반의사불벌죄로 할 것인지 아니면 친고죄로 할 것인지는 범죄의 특성과 보호법익, 사회적 영향, 위험성, 처벌에 따르는 일반예방적 효과와 특별 예방적 효과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할 나름이다.
명예훼손죄와 별도로 구별하여 모욕죄를 판단하는 나라가 별로 없음에도 우리나라가 모욕죄를 별도로 두어 처벌하고, 친고죄로 한 것은 입법자의 형사정책적 고려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
외국의 입법례들이 범죄의 예비, 음모행위에 불과하여 우리 법제가 불법행위나 형벌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사이버 그루밍(Cyber child grooming)이나 일부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사이버 훌리건(Cyber Hooligan)에 대하여 일정한 경우에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거나 처벌하는 것과 같이 법률적으로 부당하다거나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공간에서 모욕죄를 명예훼손죄로 달리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위를 별도로 구별하여 반의사불벌죄로 소추요건을 변경한다고 하여 찬성론의 주장과 같은 효과를 거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결국 이 문제는 당, 부당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어떤 적절한 수단을 동원하여 어떻게 조금이라도 사이버 폭력을 줄이고, 예방할 수 있느냐에 관한 방법의 문제 내지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다.
8. 인터넷포털의 언론여부
가. 포털의 언론성
(1) 인터넷의 관문 매체
포털 미디어는 뉴스와 네티즌을 일시에 특정한 이슈에 집중시킬 수 있는 인터넷 관문 미디어로서 언론사들로부터 제공받은 뉴스들을 한 곳으로 모아 배열함으로써 논쟁이 되는 핫이슈가 무엇인지를 이용자들이 한 눈에 파악하고 관심사로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플랫홈 미디어로서 기능하고 있다.
(2) 재매개 미디어
포털은 방송사를 비롯한 신문사, 언론사닷컴, 독립 인터넷 언론 등의 매체가 생산하는 뉴스를 전재 받아 그 중 일부를 포털이 선택, 재배치하여 뉴스 창에 게재하는 재매개 미디어다.
(3) 시민참여 공론장
포털은 독자로 하여금 수동적 수신자가 아니라 포털이 제공하는 토론방이나 게시판 혹은 댓글란, 검색창, 실시간 여론조사 등을 통하여 사회적 이슈나 공공의 관심사에 대한 논쟁에 주체적으로 참여토록 함으로써 본래 의미의 시민참여 공론장에 근접하고 있다.
(4) 언론매체로서의 영향력
포털은 시의성 있는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 편의측면에서 제공하고, 재매개를 통한 뉴스기사의 선택과 노출에 게이트키퍼로서 행세하는 것을 물론, 다양한 뉴스매체의 융합을 통하여 다른 다수의 매체에 대한 허브 기능을 통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한 매체로서 여론형성에 있어서의 지배력도 급증하고 있다.
나. 신문법 등의 개정
신문법 제2조의 2는 인터넷신문을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와 통신망을 이용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 등에 관한 보도, 논평, 여론 및 정보 등을 전파하기 위하여 간행하는 전자간행물”로 정의하고, 동법시행령 제3조 1항과 2항에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르면 문언적으로는 포털이 인터넷 신문에 해당하지 않아 언론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 기능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여러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기사를 제공받아 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송고된 기사의 단순한 전달자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재, 편집 및 배포기능을 두루 갖춘 언론매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터넷 포털이 자체 취재를 하지 않고, 제휴 언론사들로부터 공급받은 기사를 전재하기만 하더라도 기존 언론사들이 통신사라로부터 뉴스를 공급받고 그와 같이 공급받은 뉴스에 대하여 자사가 제공하는 지면 또는 전파에서 자사가 취재한 기사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여 보도하고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포털의 역할도 일종의 유사 취재개념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개정의 배경에는 인터넷 포털을 언론으로 간주하여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를 준 사법기관인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대상으로 포함시킴으로써 포털 뉴스로 명예훼손 등의 피해를 입은 경우에 포털 뉴스를 인터넷신문으로 간주하여 중재제도를 통하여 피해를 구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포털은 언론의 핵심기능인 기사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으로 보기 어렵고, 현행 언론중재법은 보도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정정보도하거나, 반론보도를 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언론중재의 핵심이 되는 권리를 포털에서는 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포털뉴스를 언론중재법을 다루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9. 자율적 규제
가. 필요성
방송과 통신에 대한 정부의 타율적 규제와는 다르게 서비스제공자에 의한 자율적 규제는 정부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규제에 있어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고, 또 효율성, 융통성, 준수의 자발성, 사회적 비용의 절감 등의 장점을 갖는 동시에 경직된 규제정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술발전의 저해를 방지하면서 이용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현행 방송법은 시청자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자체심의제도와 시청자위원회를 규정하여(동법 제86조, 제87조) 방송내용에 대한 자체심의 내지 시청자를 통한 심의를 마련하고, 정통망법은 자율규제를 권장하면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를 보호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공자 행동강령을 정하여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동법 제44조의4), 현실적으로 자율적 규제의 필요성이 높은 것은 방송보다 쌍방향통신이 보편적으로 허용되는 정보통신분야이다.
나. 위험성
ISP로 하여금 배포자의 지위를 넘어 기사의 내용까지 확인하는 발행자 수준의 작위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결국 사적검열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어져 정보의 유통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포털에 입력되는 모든 포스트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엄청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불법정보에 대한 법률적 판단기능이 없는 ISP로서는 게재된 포스트의 내용으로 발생하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포스트에 대한 임의삭제를 포함한 사적검열을 강화하게 함으로써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날뿐더러 합법적인 내용마저도 자의적으로 삭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 중요성
그러나, 인터넷에서 ISP의 역할을 편집자(Editor)로 볼 것인지 정보의 배포자(Distributor)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정보의 매개자(Common Carrier)로 볼 것인지와 상관없이 우리 법제상 ISP는 무조건적인 선한 사마리아인(The Good Samaritan)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경우에 사이버 폭력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아니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ISP의 입장에서는 사이버 폭력의 해당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그 행위의 구성요건 해당성, 위법성 등을 판단하기 어려워 사이버폭력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ISP 사업자단체나 수사기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 유관기관들 간에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고, 학교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홍보, 교육 등을 통한 이용자의 의식전환과 사업자의 자율 규제로 사이버폭력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이버폭력의 최소화 및 확산 방지, 신속한 피해구제 등을 위한 법제도적 대응책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ISP에게 사이버 폭력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ISP에게 인터넷상에 흐르는 모든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의무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임은 물론, 이러한 의무의 부과는 결국 ISP로 하여금 게시물에 대한 폭넓은 삭제나 임시조치를 유발시킬 수밖에 없어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ISP는 자신이 제공하는 사이버공간에서 광고, 판매 등 사업목적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이에 수반하는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신속한 피해구제책을 마련하는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라. 구체적 방안
현재 인터넷상에는 게시판 운영과 관련하여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 없어 ISP마다 이용약관의 내용이 다르고, 비법률적이거나 애매모호한 표현 및 방대한 분량으로 이용자의 약관에 대한 동의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여 이용자와 운영자간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므로 “인터넷서비스운영지침”이나 “표준이용약관” 등을 제정하여 이용자와 ISP 간의 법률관계를 보편화하여야 한다.
특히 포털이나 게시판은 물론, 블로그나 카페 등 개인이 관리하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사이버공간을 제공한 ISP가 이용자들에 대한 댓글의 허용이나 퍼가기(복제)의 불허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사이버폭력의 발생사실을 인지하거나 신고를 받은 경우 정통망법 소정의 조치가 당장 어렵더라도 사태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포스트 작성자로 하여금 해당 포스트에 대한 복제금지나 댓글금지의 약정을 변경하여 복제금지, 댓글금지 및 종전 댓글의 블라인드 처리 등이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 사이버폭력을 행사한 사람에 대하여 같은 ISP 사이에 정보를 교환하여 행위자의 인적 사항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사이버폭력의 정도에 따라 댓글사용을 제한하거나 포스팅을 제한하거나 회원의 자격을 박탈하며, 재가입을 금지하는 등 행위에 상응하는 순차적인 제재를 시행하여 행위자에 대한 징벌과 함께 특별예방적 효과을 거두고, 다른 사용자에 대하여 이를 계고함으로써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아가 사이버 훌리건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처와 사이버 사이드카 발동권 등을 도입하여 불특정 다수의 몰지각한 사이버 폭력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제도를 ISP가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10. 효율적 심의제도
가. 심의제도의 중요성
현 정부는 방송, 통신의 융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다수 기구에 분산되어 있는 방송, 통신 관련 기능을 일원화하고,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주요기능을 통합하여 대통령 소속의 방송통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문성, 책임성을 보장하면서 방송, 통신정책 및 규제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방송과 통신 및 융합분야의 획기적인 발전과 국민 복지증진에 기여하도록 하는 한편, 방송, 통신 내용의 건전성과 공정성 및 사회적 책임의 확보를 위하여 방송, 통신 내용에 대한 심의기능은 민간 독립기구로 분리하여 운영하도록 하였다.
방송, 통신행위에 대한 사후규제로서 가장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 것은 법원의 판결이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하여 재판의 대상이 된 사실에 대하여만 판단을 하는 수동적인 기관이므로 신속하고 간편한 규제수단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용자 복지를 증진하고 미디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규제기구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방송통신과 관련한 이해관계에서는 방송통신과 관련한 심의를 담당하는 기구의 독립성,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 심의기능의 활성화
방송행위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규제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업무의 폭주와 위반행위의 다양성 등으로 방송, 통신과 관련한 규제나 분쟁의 해결에 충분하지 못한 형편이어서 인력의 확충과 함께 준사법기관화 등 효율적인 심의기구로 활성화할 필요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전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기능을 합체한 것임에도 새 정부출범으로 조직의 축소와 함께 정보통신진흥기금이 지식경제부의 소관으로 이관되면서 실제로는 방송통신위원회 나아가 방송심의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합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마저 인력과 재원이 크게 약화되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통신의 경우,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각종 새로운 서비스의 확대로 이용자와 사업자 간 또는 이용자 간의 분쟁이 빈발하고 있음에도 과거 정보통신부 소관의 업무가 행정자치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분리되어 나가면서 전문지식을 가진 공무원이 자리를 떠나면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업무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못한데다가 분쟁에 대한 규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송의 경우, 90여명에 달했던 내부 방송심의 전문인력이 현재 15명에 불과하고, 계약직 350여명이 전국의 지상파, 케이블, 위성, DMB, 라디오, 지역방송 등 250여개 채널을 하루 3-4시간에 걸쳐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이어서 IPTV 시대가 본격화로 채널 수가 급증하게 되면 모니터링은 형식적으로만 행하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 심의기구의 준사법화
방통위법은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을 위하여 독립적으로 사무를 수행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동 위원회는 9명의 심의위원으로 구성하되 동 위원 중 3인은 대통령이, 3인은 국회의장이 국회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추천한 자를 위촉하고, 3인은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추천한 자를 위촉하며, 교육공무원이나 판사 외의 공무원이나 방송, 통신 관련사업 종사자, 정당원은 위촉될 수 없게 하였다(동법 제18조, 제19조).
그러나 심의위원회는 방송과 통신에 관한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이므로 9명의 심의위원 중 3명을 국회 상임위원회의 추천에 의하여 위촉하는 것보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추천 대신 대법원장의 추천을 요건으로 하여 정부, 국회, 법원이 골고루 관여하게 하여 국회의 관여를 줄이고 법원의 참여를 보장하여 준사법기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동법은 심의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되(동법 제22조 제3항) 위와 같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동 위원회로 하여금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방송광고심의규정,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을 두고,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일정한 제재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24조, 제25조).
그러나, 의결정족수를 모든 의안에 대하여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보다 사안의 중대성이나 절차의 복잡성 등을 고려하여 사안에 따라 별개의 정족수를 정하는 한편, 심의규정도 심의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제정, 개정할 것이 아니라 법령의 제정,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공정성과 객관성을 도모함으로써 심의위원회의 준사법기관성을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라. 심의대상과 기준의 명확화
(1) 현행법 규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법 제32조에 따라 방송, 중계유선방송 및 전광판방송의 내용 기타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개를 목적으로 유통되는 정보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내용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의 여부와 공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방송 또는 유통된 후 심의, 의결하고,
방송법 제100조에 따라 방송사업자, 중계유선방송사업자 또는 전광판방송사업자가 심의규정 및 의한 협찬고지 규칙을 위반하거나 시청자불만처리의 결과에 따라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정정, 수정 또는 중지, 방송편성책임자, 해당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주의 또는 경고 등 제재조치 등에 대한 심의, 의결
정통망법 제44조의7에 따라 1. 음란정보 2. 명예훼손 정보 3. 공포심, 불안감 유발정보 4.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해로운 정보 5. 청소년유해매체물 중 의무위반 정보 6. 사행행위 정보 7. 국가기밀 누설 정보 8.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 9. 범죄 목적, 교사, 방조정보 등 불법정보에 대한 심의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통신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 통신정보의 건전화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게 하고 있다(방통위법 제21조).
이에 따라 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한 방송심의규정에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유지와 인권존중, 건전한 가정생활 보호,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형성, 공중도덕과 사회윤리, 양성평등, 국제적 우의증진, 장애인등 방송소외계층의 권익증진, 민족문화 창달과 민족주체성 함양, 보도, 논평의 공정성, 공공성, 언어순화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방송프로그램의 등급분류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방송법 제33조).
(2) 방송심의규정
방송심의규정은 방송매체와 방송채널별 창의성, 자율성, 독립성을 존중하여야 함에도(동 규정 제5조 제1항) 현행 심의규정에는 국민의 기본권제한에 해당함에도 법률의 위임근거가 구체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규범적 효력이 의심되는 “방송의 공적 책임규정(동 규정 제7조)”, 지상파방송의 책임(동 규정 제8조) 등이 포함되거나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의 보장에만 치중하여 출처명시, 통계 및 여론조사의 방법, 오보정정, 보도형식의 표현 등 방송의 방법과 표현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다른 법률이 정하는 절차와 중복 또는 모순되거나(동 규정 제2절 객관성 제9절 기타) 방송의 구체적인 소재 및 표현기법까지 제한하는 등(동 규정 제5절 소재와 표현) 너무도 많은 규제와 금지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3) 방송광고심의규정
방송법과 방송심의규정에 따라 만들어진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도 음향,화면(동 규정 제7조), 안전성(동 제8조), 국가 등의 존엄성(제9조), 환경보존(제10조), 등장인물의 동의(제11조) 등 소비자보호나 시장질서의 유지 등 방송법 상 위임된 목적과 무관하거나 과도한 제한, 통제규정들(제3장 품목별 기준, 제4장 금지 및 제한기준)이 산재하고 있다.
또, “시청자의 정서”, “방송의 품위”, “인간의 존엄성” 등 추상적인 용어나 “지나친”, “과도한”, “부적절한”, “불필요한”, “일방적” 등 비법률용어나 애매모호한 용어, “경시하는 ”, “조장하는”, 불안하게 하는“ 등 불분명한 용어의 사용으로 금지영역이 광범위하고, 금지기준이 모호하여 헌법상 불명확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
(4)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정통망법 제44조의7이 불법정보를 규정하면서 1. 음란정보 2. 명예훼손 정보 3. 공포심, 불안감 유발정보 4.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해로운 정보 5. 청소년유해매체물 중 의무위반 정보 6. 사행행위 정보와 달리 7. 국가기밀 누설정보 8.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 9. 범죄목적, 교사, 방조정보에 대하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요청이나 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도 없이 ISP 또는 게시판 관리, 운영자에게 취급거부, 정지, 제한을 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하여 일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방통위법의 시행령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유통되는 정보 중 정통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불법정보 및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 등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라고 정의하여 심의대상의 범위를 모호하게 규정함으로써(동법 시행령 제8조) 일부 학자들로부터 위헌의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위 법률에 따라 위 심의위원회가 제정한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동법 제24조 제2호, 제21조 제3호, 제4호)도 정통망법 상의 불법정보와는 별개의 심의기준(동 심의규정 제2장)을 두어 법률이 위임한 범위와 무관하거나 과도한 통제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5) 연구과제
민주사회에서 방송, 통신은 신문이나 다른 출판물과 같이 언론,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매체의 하나로서 다른 매체와 균형을 이루고 차별이 없는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통제하여야 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하여 다른 매체보다 방송, 통신의 사회적 영향과 파급의 효과가 지대하다는 것 이외에 방송, 통신에 대하여 특별히 엄격하고 경직된 기준으로 통제하여야 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는가는 더 깊게 연구하여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신문이나 잡지, 영화, 비디오물, 소설, 만화 등 다른 매체 자체로서의 심의를 마친 콘텐츠가 방송이나 통신을 이용하여 전송된 경우에 이를 다시 심의의 대상으로 한다면 중복 또는 이중심의가 되어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11. 결론
방송과 통신은 국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정보제공자로서 여론형성의 기능은 물론 국가권력기관의 통치행위를 감시하는 비판, 감시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매체로서 민주사회의 발전과 유지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므로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과 기업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의 문을 개방하되 그후의 행위에 대하여 적절한 통제를 함으로써 최대한의 자유와 함께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방송, 통신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둘러싸고 정치적인 이유를 앞세우거나 장차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여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모든 사회제도와 법 규범은 작용과 반작용을 수반하고, 모든 국민과 구성원의 욕구와 이익을 충족시킬 수는 없으며, 국가는 한편으로 방송과 통신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지만, 반면에 방송과 통신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부작용을 차단하고, 개인과 사회를 방위하기 위하여 법적, 사회적, 제도적 대응방안을 강구하여 그 모든 방안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시기나 방법에 있어서 부적절한 규제는 방송과 통신의 공적 서비스 기능과 함께 사적 서비스의 기능마저 방해하여 방송통신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핵심기능인 언론, 표현의 자유와 문화의 창달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입법은 신중을 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방송과 통신을 규율하는 법제는 문화제국주의를 지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입법정책에 관한 한 효율성과 필요성은 별개의 문제로서 특정한 제도가 효율성이 적더라도 필요성이 크다면 국가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제도와 병행하여 실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새로운 제도는 항상 적극적인 가치를 창조하면서도 또다른 부작용과 반작용 내지 적극적 효과와 소극적 효과를 수반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언제나 그러하여 왔듯이 또 다른 제도에 희망을 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방송통신법제의 현안과 과제-2
(캐나다 오타와의 민영방송)
방송통신법제의 현안과 과제
변호사 최 영 호
6. 사이버 모욕죄
가. 찬성론
(1) 모욕죄의 비실효성
현행 형법상의 모욕죄는 법정형이 낮고 친고죄로 규정되어 일반인들에게 위하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일반예방적 효과가 적다.
(2) 현실적 필요성
사이버상의 모욕은 전파의 신속성, 광범위성, 영구성을 고려하면 현실에서의 모욕행위보다 법익침해의 위험성과 정도가 크고, 사이버모욕행위와 정통망법상 사이버명예훼손죄는 구성요건이 다르며, 사이버모욕죄는 형법상의 모욕죄와 다르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더 적절하고 세밀한 규정이 필요하다.
(3) 표현의 자유의 한계
표현의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서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되므로(헌법 제21조 제4항) 사이버모욕죄 신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나. 반대론
(1) 현행법으로 충분
현행 공직선거법, 정통망법, 전기통신법 상의 규정들과 형법상의 모욕죄로 규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 표현의 자유 침해
모욕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의견의 표현이므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자유로운 토론을 금지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3) 가벌성의 불확정
표현행위 중 과격하거나 저열한 표현만을 처벌대상으로 한다 하더라도 어떤 표현이 과격하고 저열한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기준은 결국 표현의 상대방이 어떠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부당하다.
(4) 입법례와 역행
개인의 명예는 명예훼손 규정에 따라 객관적인 평판을 허위주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주관적인 체면이나 명예감정까지 보호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행위이므로 모욕행위를 처벌하는 나라는 한국과 독일, 일본 뿐인데 사이버모욕죄까지 신설하는 것은 더욱 부당하다.
다. 사견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는 범행의 장소가 현실공간이 아니라 가상공간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구성요건의 변경이 없는 것으로서 결국 형벌의 대상영역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고, 가상공간에서의 모욕행위가 대면성이 없음을 기화로 함부로 행하여지고, 1회적으로 끝나는 현실공간의 모욕행위와 달리 게시되어 있는 동안 계속적으로 행하여지므로 전파의 가능성이 높고, 피해의 정도가 극심하므로 이를 중하게 처벌하자는데 불과한 것이다.
반대론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없는 죄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공간에서의 위험성을 강조하여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양하자는 찬성론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높다고 할 것이다.
7. 모욕죄의 소추요건 변경
가. 찬성론
법문에만 얽매어 사이버폭력의 대표적 행위인 모욕행위를 명예훼손행위보다 위법성이 적다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가상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 사회적 위험성을 고려하여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보복의 우려 등으로 고소를 하지 않더라도 범행의 계속과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일단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나. 반대론
(1) 피해자의 의사무시
모욕은 개인이 느끼는 모멸감을 방지하고, 명예감정을 보호하려 하는 것인데 행위의 상대방이 모멸감을 느꼈는지에 대한 의사표시가 없는데도 수사를 개시하고, 소추한다는 것은 행위의 목적물인 도품이 없는데 절도죄를 적용하는 것과 같아서 모욕에 대한 법적 규제의 취지를 형해화하는 것이다.
(2) 법적 안정성 결여
모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변경하는 것은 수사, 소추기관이 피해자를 대신하여 명예감정에 대한 침해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수사와 공소제기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므로 법적안정성을 결여하고 일반인으로서는 적법행위 여부 판단이 어려워 규범적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다. 사견
우리 법제에서 소추요건 내지 소송요건으로 반의사불벌죄로 정한 범죄는 과실상해, 협박, 폭행, 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10대 중과실로 인한 경우를 제외한 교통사고, 임금, 퇴직금,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의 근로기준법위반, 수표를 부도낸 경우의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등이 있고, 반면에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는 강간 등 각종 성범죄(일부 제외), 모욕죄, 친족간의 상도례 등을 들 수 있다.
어떤 범죄를 반의사불벌죄로 할 것인지 아니면 친고죄로 할 것인지는 범죄의 특성과 보호법익, 사회적 영향, 위험성, 처벌에 따르는 일반예방적 효과와 특별 예방적 효과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할 나름이다.
명예훼손죄와 별도로 구별하여 모욕죄를 판단하는 나라가 별로 없음에도 우리나라가 모욕죄를 별도로 두어 처벌하고, 친고죄로 한 것은 입법자의 형사정책적 고려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
외국의 입법례들이 범죄의 예비, 음모행위에 불과하여 우리 법제가 불법행위나 형벌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사이버 그루밍(Cyber child grooming)이나 일부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사이버 훌리건(Cyber Hooligan)에 대하여 일정한 경우에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거나 처벌하는 것과 같이 법률적으로 부당하다거나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공간에서 모욕죄를 명예훼손죄로 달리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위를 별도로 구별하여 반의사불벌죄로 소추요건을 변경한다고 하여 찬성론의 주장과 같은 효과를 거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결국 이 문제는 당, 부당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어떤 적절한 수단을 동원하여 어떻게 조금이라도 사이버 폭력을 줄이고, 예방할 수 있느냐에 관한 방법의 문제 내지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다.
8. 인터넷포털의 언론여부
가. 포털의 언론성
(1) 인터넷의 관문 매체
포털 미디어는 뉴스와 네티즌을 일시에 특정한 이슈에 집중시킬 수 있는 인터넷 관문 미디어로서 언론사들로부터 제공받은 뉴스들을 한 곳으로 모아 배열함으로써 논쟁이 되는 핫이슈가 무엇인지를 이용자들이 한 눈에 파악하고 관심사로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플랫홈 미디어로서 기능하고 있다.
(2) 재매개 미디어
포털은 방송사를 비롯한 신문사, 언론사닷컴, 독립 인터넷 언론 등의 매체가 생산하는 뉴스를 전재 받아 그 중 일부를 포털이 선택, 재배치하여 뉴스 창에 게재하는 재매개 미디어다.
(3) 시민참여 공론장
포털은 독자로 하여금 수동적 수신자가 아니라 포털이 제공하는 토론방이나 게시판 혹은 댓글란, 검색창, 실시간 여론조사 등을 통하여 사회적 이슈나 공공의 관심사에 대한 논쟁에 주체적으로 참여토록 함으로써 본래 의미의 시민참여 공론장에 근접하고 있다.
(4) 언론매체로서의 영향력
포털은 시의성 있는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 편의측면에서 제공하고, 재매개를 통한 뉴스기사의 선택과 노출에 게이트키퍼로서 행세하는 것을 물론, 다양한 뉴스매체의 융합을 통하여 다른 다수의 매체에 대한 허브 기능을 통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한 매체로서 여론형성에 있어서의 지배력도 급증하고 있다.
나. 신문법 등의 개정
신문법 제2조의 2는 인터넷신문을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와 통신망을 이용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 등에 관한 보도, 논평, 여론 및 정보 등을 전파하기 위하여 간행하는 전자간행물”로 정의하고, 동법시행령 제3조 1항과 2항에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르면 문언적으로는 포털이 인터넷 신문에 해당하지 않아 언론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 기능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여러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기사를 제공받아 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송고된 기사의 단순한 전달자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재, 편집 및 배포기능을 두루 갖춘 언론매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터넷 포털이 자체 취재를 하지 않고, 제휴 언론사들로부터 공급받은 기사를 전재하기만 하더라도 기존 언론사들이 통신사라로부터 뉴스를 공급받고 그와 같이 공급받은 뉴스에 대하여 자사가 제공하는 지면 또는 전파에서 자사가 취재한 기사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여 보도하고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포털의 역할도 일종의 유사 취재개념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개정의 배경에는 인터넷 포털을 언론으로 간주하여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를 준 사법기관인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대상으로 포함시킴으로써 포털 뉴스로 명예훼손 등의 피해를 입은 경우에 포털 뉴스를 인터넷신문으로 간주하여 중재제도를 통하여 피해를 구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포털은 언론의 핵심기능인 기사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으로 보기 어렵고, 현행 언론중재법은 보도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정정보도하거나, 반론보도를 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언론중재의 핵심이 되는 권리를 포털에서는 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포털뉴스를 언론중재법을 다루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9. 자율적 규제
가. 필요성
방송과 통신에 대한 정부의 타율적 규제와는 다르게 서비스제공자에 의한 자율적 규제는 정부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규제에 있어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고, 또 효율성, 융통성, 준수의 자발성, 사회적 비용의 절감 등의 장점을 갖는 동시에 경직된 규제정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술발전의 저해를 방지하면서 이용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현행 방송법은 시청자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자체심의제도와 시청자위원회를 규정하여(동법 제86조, 제87조) 방송내용에 대한 자체심의 내지 시청자를 통한 심의를 마련하고, 정통망법은 자율규제를 권장하면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를 보호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공자 행동강령을 정하여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동법 제44조의4), 현실적으로 자율적 규제의 필요성이 높은 것은 방송보다 쌍방향통신이 보편적으로 허용되는 정보통신분야이다.
나. 위험성
ISP로 하여금 배포자의 지위를 넘어 기사의 내용까지 확인하는 발행자 수준의 작위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결국 사적검열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어져 정보의 유통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포털에 입력되는 모든 포스트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엄청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불법정보에 대한 법률적 판단기능이 없는 ISP로서는 게재된 포스트의 내용으로 발생하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포스트에 대한 임의삭제를 포함한 사적검열을 강화하게 함으로써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날뿐더러 합법적인 내용마저도 자의적으로 삭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 중요성
그러나, 인터넷에서 ISP의 역할을 편집자(Editor)로 볼 것인지 정보의 배포자(Distributor)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정보의 매개자(Common Carrier)로 볼 것인지와 상관없이 우리 법제상 ISP는 무조건적인 선한 사마리아인(The Good Samaritan)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경우에 사이버 폭력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아니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ISP의 입장에서는 사이버 폭력의 해당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그 행위의 구성요건 해당성, 위법성 등을 판단하기 어려워 사이버폭력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ISP 사업자단체나 수사기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 유관기관들 간에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고, 학교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홍보, 교육 등을 통한 이용자의 의식전환과 사업자의 자율 규제로 사이버폭력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이버폭력의 최소화 및 확산 방지, 신속한 피해구제 등을 위한 법제도적 대응책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ISP에게 사이버 폭력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ISP에게 인터넷상에 흐르는 모든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의무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임은 물론, 이러한 의무의 부과는 결국 ISP로 하여금 게시물에 대한 폭넓은 삭제나 임시조치를 유발시킬 수밖에 없어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ISP는 자신이 제공하는 사이버공간에서 광고, 판매 등 사업목적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이에 수반하는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신속한 피해구제책을 마련하는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라. 구체적 방안
현재 인터넷상에는 게시판 운영과 관련하여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 없어 ISP마다 이용약관의 내용이 다르고, 비법률적이거나 애매모호한 표현 및 방대한 분량으로 이용자의 약관에 대한 동의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여 이용자와 운영자간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므로 “인터넷서비스운영지침”이나 “표준이용약관” 등을 제정하여 이용자와 ISP 간의 법률관계를 보편화하여야 한다.
특히 포털이나 게시판은 물론, 블로그나 카페 등 개인이 관리하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사이버공간을 제공한 ISP가 이용자들에 대한 댓글의 허용이나 퍼가기(복제)의 불허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사이버폭력의 발생사실을 인지하거나 신고를 받은 경우 정통망법 소정의 조치가 당장 어렵더라도 사태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포스트 작성자로 하여금 해당 포스트에 대한 복제금지나 댓글금지의 약정을 변경하여 복제금지, 댓글금지 및 종전 댓글의 블라인드 처리 등이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 사이버폭력을 행사한 사람에 대하여 같은 ISP 사이에 정보를 교환하여 행위자의 인적 사항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사이버폭력의 정도에 따라 댓글사용을 제한하거나 포스팅을 제한하거나 회원의 자격을 박탈하며, 재가입을 금지하는 등 행위에 상응하는 순차적인 제재를 시행하여 행위자에 대한 징벌과 함께 특별예방적 효과을 거두고, 다른 사용자에 대하여 이를 계고함으로써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아가 사이버 훌리건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처와 사이버 사이드카 발동권 등을 도입하여 불특정 다수의 몰지각한 사이버 폭력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제도를 ISP가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10. 효율적 심의제도
가. 심의제도의 중요성
현 정부는 방송, 통신의 융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다수 기구에 분산되어 있는 방송, 통신 관련 기능을 일원화하고,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주요기능을 통합하여 대통령 소속의 방송통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문성, 책임성을 보장하면서 방송, 통신정책 및 규제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방송과 통신 및 융합분야의 획기적인 발전과 국민 복지증진에 기여하도록 하는 한편, 방송, 통신 내용의 건전성과 공정성 및 사회적 책임의 확보를 위하여 방송, 통신 내용에 대한 심의기능은 민간 독립기구로 분리하여 운영하도록 하였다.
방송, 통신행위에 대한 사후규제로서 가장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 것은 법원의 판결이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하여 재판의 대상이 된 사실에 대하여만 판단을 하는 수동적인 기관이므로 신속하고 간편한 규제수단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용자 복지를 증진하고 미디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규제기구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방송통신과 관련한 이해관계에서는 방송통신과 관련한 심의를 담당하는 기구의 독립성,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 심의기능의 활성화
방송행위에 대한 사실상 유일한 규제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업무의 폭주와 위반행위의 다양성 등으로 방송, 통신과 관련한 규제나 분쟁의 해결에 충분하지 못한 형편이어서 인력의 확충과 함께 준사법기관화 등 효율적인 심의기구로 활성화할 필요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전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기능을 합체한 것임에도 새 정부출범으로 조직의 축소와 함께 정보통신진흥기금이 지식경제부의 소관으로 이관되면서 실제로는 방송통신위원회 나아가 방송심의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합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마저 인력과 재원이 크게 약화되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통신의 경우,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각종 새로운 서비스의 확대로 이용자와 사업자 간 또는 이용자 간의 분쟁이 빈발하고 있음에도 과거 정보통신부 소관의 업무가 행정자치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분리되어 나가면서 전문지식을 가진 공무원이 자리를 떠나면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업무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못한데다가 분쟁에 대한 규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송의 경우, 90여명에 달했던 내부 방송심의 전문인력이 현재 15명에 불과하고, 계약직 350여명이 전국의 지상파, 케이블, 위성, DMB, 라디오, 지역방송 등 250여개 채널을 하루 3-4시간에 걸쳐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이어서 IPTV 시대가 본격화로 채널 수가 급증하게 되면 모니터링은 형식적으로만 행하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 심의기구의 준사법화
방통위법은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을 위하여 독립적으로 사무를 수행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동 위원회는 9명의 심의위원으로 구성하되 동 위원 중 3인은 대통령이, 3인은 국회의장이 국회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추천한 자를 위촉하고, 3인은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추천한 자를 위촉하며, 교육공무원이나 판사 외의 공무원이나 방송, 통신 관련사업 종사자, 정당원은 위촉될 수 없게 하였다(동법 제18조, 제19조).
그러나 심의위원회는 방송과 통신에 관한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이므로 9명의 심의위원 중 3명을 국회 상임위원회의 추천에 의하여 위촉하는 것보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추천 대신 대법원장의 추천을 요건으로 하여 정부, 국회, 법원이 골고루 관여하게 하여 국회의 관여를 줄이고 법원의 참여를 보장하여 준사법기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동법은 심의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되(동법 제22조 제3항) 위와 같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동 위원회로 하여금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방송광고심의규정,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을 두고,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일정한 제재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24조, 제25조).
그러나, 의결정족수를 모든 의안에 대하여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보다 사안의 중대성이나 절차의 복잡성 등을 고려하여 사안에 따라 별개의 정족수를 정하는 한편, 심의규정도 심의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제정, 개정할 것이 아니라 법령의 제정,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공정성과 객관성을 도모함으로써 심의위원회의 준사법기관성을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라. 심의대상과 기준의 명확화
(1) 현행법 규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법 제32조에 따라 방송, 중계유선방송 및 전광판방송의 내용 기타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개를 목적으로 유통되는 정보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내용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의 여부와 공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방송 또는 유통된 후 심의, 의결하고,
방송법 제100조에 따라 방송사업자, 중계유선방송사업자 또는 전광판방송사업자가 심의규정 및 의한 협찬고지 규칙을 위반하거나 시청자불만처리의 결과에 따라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정정, 수정 또는 중지, 방송편성책임자, 해당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주의 또는 경고 등 제재조치 등에 대한 심의, 의결
정통망법 제44조의7에 따라 1. 음란정보 2. 명예훼손 정보 3. 공포심, 불안감 유발정보 4.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해로운 정보 5. 청소년유해매체물 중 의무위반 정보 6. 사행행위 정보 7. 국가기밀 누설 정보 8.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 9. 범죄 목적, 교사, 방조정보 등 불법정보에 대한 심의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통신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 통신정보의 건전화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게 하고 있다(방통위법 제21조).
이에 따라 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한 방송심의규정에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유지와 인권존중, 건전한 가정생활 보호,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형성, 공중도덕과 사회윤리, 양성평등, 국제적 우의증진, 장애인등 방송소외계층의 권익증진, 민족문화 창달과 민족주체성 함양, 보도, 논평의 공정성, 공공성, 언어순화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방송프로그램의 등급분류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방송법 제33조).
(2) 방송심의규정
방송심의규정은 방송매체와 방송채널별 창의성, 자율성, 독립성을 존중하여야 함에도(동 규정 제5조 제1항) 현행 심의규정에는 국민의 기본권제한에 해당함에도 법률의 위임근거가 구체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규범적 효력이 의심되는 “방송의 공적 책임규정(동 규정 제7조)”, 지상파방송의 책임(동 규정 제8조) 등이 포함되거나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의 보장에만 치중하여 출처명시, 통계 및 여론조사의 방법, 오보정정, 보도형식의 표현 등 방송의 방법과 표현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다른 법률이 정하는 절차와 중복 또는 모순되거나(동 규정 제2절 객관성 제9절 기타) 방송의 구체적인 소재 및 표현기법까지 제한하는 등(동 규정 제5절 소재와 표현) 너무도 많은 규제와 금지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3) 방송광고심의규정
방송법과 방송심의규정에 따라 만들어진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도 음향,화면(동 규정 제7조), 안전성(동 제8조), 국가 등의 존엄성(제9조), 환경보존(제10조), 등장인물의 동의(제11조) 등 소비자보호나 시장질서의 유지 등 방송법 상 위임된 목적과 무관하거나 과도한 제한, 통제규정들(제3장 품목별 기준, 제4장 금지 및 제한기준)이 산재하고 있다.
또, “시청자의 정서”, “방송의 품위”, “인간의 존엄성” 등 추상적인 용어나 “지나친”, “과도한”, “부적절한”, “불필요한”, “일방적” 등 비법률용어나 애매모호한 용어, “경시하는 ”, “조장하는”, 불안하게 하는“ 등 불분명한 용어의 사용으로 금지영역이 광범위하고, 금지기준이 모호하여 헌법상 불명확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
(4)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정통망법 제44조의7이 불법정보를 규정하면서 1. 음란정보 2. 명예훼손 정보 3. 공포심, 불안감 유발정보 4.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해로운 정보 5. 청소년유해매체물 중 의무위반 정보 6. 사행행위 정보와 달리 7. 국가기밀 누설정보 8.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 9. 범죄목적, 교사, 방조정보에 대하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요청이나 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도 없이 ISP 또는 게시판 관리, 운영자에게 취급거부, 정지, 제한을 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하여 일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방통위법의 시행령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유통되는 정보 중 정통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불법정보 및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 등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라고 정의하여 심의대상의 범위를 모호하게 규정함으로써(동법 시행령 제8조) 일부 학자들로부터 위헌의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위 법률에 따라 위 심의위원회가 제정한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동법 제24조 제2호, 제21조 제3호, 제4호)도 정통망법 상의 불법정보와는 별개의 심의기준(동 심의규정 제2장)을 두어 법률이 위임한 범위와 무관하거나 과도한 통제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5) 연구과제
민주사회에서 방송, 통신은 신문이나 다른 출판물과 같이 언론,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매체의 하나로서 다른 매체와 균형을 이루고 차별이 없는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통제하여야 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하여 다른 매체보다 방송, 통신의 사회적 영향과 파급의 효과가 지대하다는 것 이외에 방송, 통신에 대하여 특별히 엄격하고 경직된 기준으로 통제하여야 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는가는 더 깊게 연구하여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신문이나 잡지, 영화, 비디오물, 소설, 만화 등 다른 매체 자체로서의 심의를 마친 콘텐츠가 방송이나 통신을 이용하여 전송된 경우에 이를 다시 심의의 대상으로 한다면 중복 또는 이중심의가 되어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11. 결론
방송과 통신은 국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정보제공자로서 여론형성의 기능은 물론 국가권력기관의 통치행위를 감시하는 비판, 감시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매체로서 민주사회의 발전과 유지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므로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과 기업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의 문을 개방하되 그후의 행위에 대하여 적절한 통제를 함으로써 최대한의 자유와 함께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방송, 통신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둘러싸고 정치적인 이유를 앞세우거나 장차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여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모든 사회제도와 법 규범은 작용과 반작용을 수반하고, 모든 국민과 구성원의 욕구와 이익을 충족시킬 수는 없으며, 국가는 한편으로 방송과 통신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지만, 반면에 방송과 통신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부작용을 차단하고, 개인과 사회를 방위하기 위하여 법적, 사회적, 제도적 대응방안을 강구하여 그 모든 방안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시기나 방법에 있어서 부적절한 규제는 방송과 통신의 공적 서비스 기능과 함께 사적 서비스의 기능마저 방해하여 방송통신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핵심기능인 언론, 표현의 자유와 문화의 창달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입법은 신중을 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방송과 통신을 규율하는 법제는 문화제국주의를 지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입법정책에 관한 한 효율성과 필요성은 별개의 문제로서 특정한 제도가 효율성이 적더라도 필요성이 크다면 국가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제도와 병행하여 실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새로운 제도는 항상 적극적인 가치를 창조하면서도 또다른 부작용과 반작용 내지 적극적 효과와 소극적 효과를 수반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언제나 그러하여 왔듯이 또 다른 제도에 희망을 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