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도움을 부탁하는 [지용]이 아버님의 편지입니다

어린이병원후원회200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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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로 도움을 부탁하는 [지용]이 아버님의 편지입니다
 지난 11월 초. 열 달을 기다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둘째 아들 지용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 기다림만큼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움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감동이 가슴에 벅차올랐습니다. 더욱이 4.3kg의 우량아로... 하지만 그 기쁨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태어난 지 4일째 되던 날 갑작스레 아이가 축 처지며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혀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내와 아이는 제왕절개수술로 인해 아직 퇴원전인 터라 급히 간호사 선생님을 불렀고, 1시간여 후에 황급히 구급차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명은 희귀병인 "고 인슐린혈성 저 혈당".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대체로 과체중으로 출생한 아이들 중에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며 “늦어도 1주일 정도면 대부분 회복되어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희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1주, 2주, 한 달, 두 달이 지나도록 호전되지 않고 부모 가슴만 애태웠습니다. 또한, 의사선생님 말씀이 저 혈당이 지속되면 뇌 조직을 손상시켜 저능아가 될 수 있고, 발달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그 외에 몇 가지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시급히 치료를 해야 하며, 치료 방법 중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먹는 약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로는 주사약,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아내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밤새 펑펑 울었고, 저 역시 앞이 캄캄했습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최악의 경우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다음날부터 곧바로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인 먹는 약으로 치료를 시도 하였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주사약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자 담당 주치의 선생님께서 조심스레 수술을 권유하셨습니다. 덧붙여 말씀하시길... “수술을 해도 완치될 확률이 30%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부작용으로 오히려 당뇨(고혈당)가 되거나,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지금과 똑같은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때문에 부모 된 입장에서는 너무도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눈물로 도움을 부탁하는 [지용]이 아버님의 편지입니다
그러나 몇 날 며칠을 뜬 눈으로 지세 우며 아무리 고민 해봐도 30%의 확률로 수술을 한다는 건 너무도 무모하고 무책임한 결정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만약 수술이 잘 못되기라도 하면 아이에게 더 큰 고통만 안겨주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수술을 하지 않을 것이며 차 후 더 악화되어 더 이상의 방법이 없을 경우에 그때 가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다” 라고 주치의 선생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지금... 주사량(인슐린 억제 제)을 늘려 치료를 계속 하고 있고 다행히 혈당도 어느 정도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병(저 혈당)은 시간이 갈수록 대체적으로 자연 치유되며, 적어도 만 3년 정도면 정상인으로서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관건은 그때까지 잘 버텨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수유(특수분유)이며, 수유가 잘 이루어져야 이를 통해 혈당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 혈당 환자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인슐린의 과다 분비로 인한 식욕감퇴”로 음식물 섭취를 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아이 입에 튜브를 삽입하여 강제로 수유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섭취량을 고려하여 2시간에 한번 꼴로 수유를 하는데 수유 전에 반드시 혈당 수치를 확인합니다. 때에 따라서 아이가 1시간 이상 깨어 있거나, 피로한 기색이 보이면 수유 후 한 시간 만에 혈당체크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런 날엔 십중팔구 혈당 수치가 40대 이하로 뚝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 번 손가락과 발가락에 혈당 검사를 위해 침으로 찌를 수밖에 없고, 찌른 자국이 어느덧 벌집처럼 깨알만한 작은 점들로 가득합니다. 이젠 아이도 감각이 무뎌졌는지 울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네 번 놓는 인슐린 억제 주사는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주사를 놓으려고 팔만 잡아도 이내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한번, 한번 찌를 때마다 제 마음 또한 고통으로 가슴에 멍이 들어갑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말이 있죠?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 고통을, 슬픔을, 아픔을 감히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혈당 수치는 급속도로 내려가서 부모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곤 합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더더욱 깨어있는 시간이 많아질 거라 말씀하셨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더구나, 첫째 아이가 이제 4살인데 시샘이 많고, 장난꾸러기라 엄마가 아이 곁에 있는 걸 싫어하고, 소란스러워 아이가 쉽게 잠들지도 못합니다. 아픈 둘째 쪽으로 온갖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장난임에도 불구하고 첫째 아이를 심하게 다그치고 매를 들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첫째를 고모 집에 보내야 하는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창 사랑 받으며 자라야 할 첫째에게 요새 들어 같이 놀아주지 못하고 따스한 포옹 한번 제대로 못해주고 있다는 죄책감에 가슴을 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 놈 또한 내 소중한 아이인 것을.... 지금도 깊은 슬픔에 눈앞이 흐려집니다.

아내는 출산 후 몸조리도 못한 채 지금껏 아이 곁을 지키느라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고, 가계는 바닥을 향해 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살림은 엉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희귀 병으로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환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꼭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약물은 대부분 의료보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그 비용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 처지입니다. 아직 세상의 빛을 본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이... 엄마 아빠의 품이 따뜻하다는 것 보다 주사가 아프다는 것을 먼저 느낀 아이입니다. 저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병이 호전 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고통이 따른다 해도 참아내고 이겨낼 것입니다. 눈물이 아닌 웃음 짓는 지용이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런 일들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몇 안 되는 사람들 가운데 지금 제가 서 있습니다. 때론 감당하기 힘겨워 세상을 버릴까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만을 의지하고 있는 어린 두 아들과 아내를 생각하지 차마 어찌할 수 없더군요. 부디 삭막한 벌판에 저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십시오.



권지용(남/3개월)환아의 질환인 지속적 고인슐린혈성 저혈당증은 비교적 드문 질환이지만, 신생아기의 비일과성 저혈당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서 대부분 무력감, 근무력, 발작을 동반하며 이 질병의 초기단계에서 저혈당이 치료되지 않으면 정신지체,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뇌손상을 초래하므로 즉각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입니다.  현재까지 고인슐린혈성 저혈당의 치료법은 혈당을 안정화시키기 위하여 고농도의 포도당액을 정맥내주사 또는 저단백 고당질의 식이를 자주 튜브로 투여하는 방법, diazoxide를 주로 사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glucocorticoids나 glucagon을 사용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하고자 하는 치료를 시행해 왔으며, 이러한 치료들이 효과적이지 못할 때 심한 저혈당과 뇌손상을 피하기 위해 췌장 절제술을 시행해 왔습니다. 환아는 위의 치료들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로 Octreotide의 사용 또는 췌장절제술밖에는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췌장절제술은 수술 후 반복되는 저혈당과 당뇨의 합병증 때문에 수술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없기에 Octreotide의 사용이 불가피하며 이 약물은 비보험으로 치료비용이 매우 고가입니다. 다만, 3세 이후에는 음식물로도 혈당 섭취가 가능하여 용량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으며, 초기단계의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눈물로 쓴 지용이 아버님의 편지에는 지용이를 사랑하는 아버님의 마음과 절박한 상황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부디 지용이의 아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의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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