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스물일곱, 청춘을 묻다

박기문2009.02.13
조회269
이언, 스물일곱, 청춘을 묻다

 

 

 

 

 

 

 

 

 

 

 

그를 처음 알게 된건 [천하장사 마돈나]를 소개하는 프리미어 지면을 통해서였다. 씨름부 주장을 맡은 이 사람은 실제로 촉망받는 씨름선수 였었고, 차승원처럼 런웨이를 보고 그 처럼 되고싶다는 열망으로 혹독한 다이어트로 인간승리를 한, 모델 이언이었다.

3 페이지에 걸친 그의 인터뷰를 읽고, 그에게 반했었다.

 

젊은 시절의 리처드 기어를 연상케 하는 마스크와 강한 남성미 물씬 풍기는 마초적 느낌이 강한 인상과 체구. 아이처럼 순수하고, 장난끼가득한 웃음, 곰처럼 듬직한 남자. 그는 정말이지 나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대번에 나의  [완소남]으로 분류되어 나의 아이팟과 노트북 사진폴더에는 그의 사진들로 채워졌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문장으로 채찍질하며 살아가는, 나와 좌우명이 같았던 사람.

간간히 그의 미니홈피를 찾았고, 그가 추천해주는 음악을 즐겨들었다.  그의 글을 읽으며 날것 그대로의 살아 숨쉬는 꿈과 열정에 자극을 받기도 했다.   런웨이를 걷는 그의 모습과 화보. 그의 연기. 그의 꿈. 사람 좋아하고 음악 좋아하고 맥주를 너무 좋아라하는. 정확히 말해 모델 이언과, 연기자 이언, 인간 박상민을 좋아했다.

 

작년 8월, 갑작스런 그의 사망 소식을 듣었다. 믿고 싶진 않았지만  인터넷 메인화면에서는 시시각각 그의 사망과 원인을 다루는 뉴스가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분명 그의 사망은 사실이었다.

 

충격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바로 어제까지 그의 블로그에서 그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한참이나 머물다왔는데. 어제도 아이팟 완소남 폴더에 그의 사진 한 장을 더 추가했는데, 외형은 마초 적이라지만 감성만큼은 누구보다 서정적이고 풍부한 그 이기에 DJ Sangmin a.k.a Eon이 만드는 음악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있었는데  -  

 

아쉬움만 남기고  바람처럼 가버린 사람.

 

지금도 난, 여전히 간간히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그의 블로그에 놀러가서 그의 추천해준 BGM을 듣는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의 BGM도, 글도 사진도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기에 그저 사진으로 기억으로 그를 추억할 뿐.

 

그가 떠나고 6개월. 그의 글과 사진으로 채워지고 그의 가까운 지인들의 추억하는 추모 책이 나왔다.  

 

[스물일곱, 청춘을 묻다]

 

생전에 그의 미니홈피와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과 사진들이었지만

그의 사망 후, 싸이 관리자에 의해 닫혀 볼 수 없어 아쉬웠던 그의 기억과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바보처럼 순수하고 날것의 꿈을 가진,  인간 박상민에 대한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책.

 

책장을 열 기전에도, 덛고 난 후에도. 이미 없는 그이기에, 그저 아련할 뿐이지만  하지만 이렇게라도 가까이에 두고 그를 추억할 수 있어 다행이다.  그는 하늘에서도 여전히 음악과 사진. 맥주와 사람 좋아하는 박상민으로 행복하게 살 고 있을 것 같다.  

 

 

 

그가 그리운 비오는 오후에,

Hi -

Bye -  

Eon.

 

 

 

 

*

이언.

1981년 2월 5일 - 2008년 8월 21일

모델이자 배우. SFAA 컬렉션 모델,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커피프린스 1호점」「최강칠우」등에서 활동하였으며, 2007년 제2회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 인기상을 수상하였다. 2008년 8월 21일, 스물 일곱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