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다시는 후회하지 않기를

배순주2009.02.14
조회81
네가 다시는 후회하지 않기를

대학시절에 만났던 그녀에게서 오랜만에 메일이 왔다.

나랑 만나던 시절의 자기를 지금와서 후회한다는 말로 시작해서, 앞으로 그런식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지 말라는 배려 깊은 당부까지 있었다.

이미 내 기억속에서 수천개로 깨진 유리조각처럼 사방에 어지럽게 흩어진 그 시절을 떠올려봐도 내가 그녀에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 그녀와 보낸 시절은 정말 나무랄데 없이 좋은 추억들뿐이었다.  우린 마치 수학여행 온 아이들처럼 둘이 잇으면 항상 들떴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지금 와서 그녀가 날 만났던 시간을 후회하는지 궁금했다.

 

(중략)

 

당신이 왕자님으로 모셨었던 그 누군가가

정신병자인데다가 사기꾼임을 알게 된 순간

소녀에서 아줌마로....

 

스위트 피의 노래 "오!나의 공주님"의 가사처럼 이제 그녀도 어른이 되어버린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잇다. (그녀도 이걸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추운 밤 그녀를 품에 안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던 것을.  역시 그 말은 저주가 되어 지금 그녀는 어떤 식으로든 후회고 있는 것이다.  날 좋아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날 좋아했을 때 자기가 했던 행동들을...그것은 그녀의 잘못도, 또 나의 잘못도 아닐 것이다.  그저 그녀가 이제 나이 들어 무엇이 자기에게 맞는지를,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게 된 것뿐이다.

살아가면서 다시는 그녀가 이 같은 후회는 하지 않기를 바랄뿐.

 

그녀는 그렇다 치고 난 앞으로 어떻게 사라야 할까?

 

네가 다시는 후회하지 않기를 김동영씨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