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 fast training

정주호200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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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 타임지(誌)는 최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몸 만들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네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마음 청소하기, 심장 강화하기, 근육 키우기, 휴식 취하기가 그것. 이 중 가장 비중있게 소개한 것은 ‘마음 청소하기(clear your mind)’였다.

최근 한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코어(Core)트레이닝을 배우기 위해 운동전문가를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불과 몇년 여 전까지만 해도 앞선 연예인등 특정 소수의 운동으로 주목받다가 최근에는 마니아 층을 넘어 급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이런 운동들은 ‘슬로 엑서사이즈(Slow Exercise)’로 불린다. 근육의 이완과 정적인 호흡, 명상을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를 떨쳐내고 내면의 ‘균형’을 추구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는 ‘카프(CAF·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나 근육질을 추구해온 ‘패스트(Fast) 엑서사이즈’에 대한 반란이다. 21세기 운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 21세기 운동 패러다임 '슬로 엑서사이즈' 열풍

2000년대 이전 한국 운동의 메인 스트림은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이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람보같은 철인 근육형이나 브래드 피트같은 미남 근육형이 운동의 표본이 됐다. 이를 위해서 단백질 성분을 첨가한 셰이크를 마시거나 강도높은 식이 요법을 병행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몸과 정신의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웰니스(Wellness)와 슬로 라이프가 보편적 가치로 떠오르면서 자기 내면과 운동의 조화를 추구하는 슬로 엑서사이즈가 주목받고 있다.

1970년대 맨손 체조, 1980년대 테니스 수영 등 올림픽 종목, 1990년대 피트니스 클럽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마라톤에 이어 최근에는 슬로 엑서사이즈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 몸과 정신의 몰입이 왜 화두인가?

서양에서는 현상 철학자 메를로 퐁티(1908∼1961)가 몸과 정신의 합일을 주장했다. 그는 몸을 한낱 객체가 아닌 정신이 구체화된 ‘의식 신체(conscious body)’로 규정했다. 심신의 통합체로서 몸을 인식하는 엑서사이즈와 유사한 맥락이다.

그러면 왜 몸과 정신의 몰입이 운동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가?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저서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에서 운동할 때 몰입을 경험하는 이들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그가 824명의 10대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TV 시청 중에는 13%가, 운동 중에는 44%가 몰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집중하기까지 심리적 장벽이 있으나 일단 그 문턱을 넘으면 몰입의 기쁨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집중의 운동인 슬로 엑서사이즈는 에너지의 몰입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한국의 패스트 앤 슬로 엑서사이즈 

정주호 생활건강 트레이너는 패스트 엑서사이즈와 슬로 엑서사이즈의 균형과 더불어 ‘요길라테스(요가+필라테스)’ ‘아쿠아필라테스(수중 필라테스)’, ‘발레코어(발레+코어)’ 등 슬로 엑서사이즈의 퓨전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 정주호의 코어 트레이닝 노하우

몸통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다. 코어 운동의 준비 단계에는 스트레칭이 포함되지만, 기존 스트레칭이 근육을 이완시켜 늘린 상태에서 멈추는 데 비해 코어 준비 단계에서는 수축시킨 근육을 꽉 조여 활성화한다. 짐 볼과 밴드를 활용해 몸통을 좌우로 틀거나 누워서 바벨 들어올리기 등 기계가 아닌 자신의 체중을 이용하는 동작이다. 한쪽 발을 내디디며 앞으로 깊숙이 앉는 런지 동작도 코어의 일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