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짧고 이벤트는 길다

이하연200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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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술일수록 맛이 좋듯이

사람도 오래될수록 진국인 법이다.

아무리 뜨거웠던 사이라도

열정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그라지지만,

그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함께한

시간만큼 녹아든 '믿음'이라는 단단한 결정체다.

지나치게 뜨거운 열정은 기분을 들뜨게 만들어

심장에 무리를 주지만 믿음은 편안한 휴식을 준다.

'믿음'이 주는 기쁨은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연애에 몇 번 실패했다고 해서 절대 기죽지 말자.

만약 자신이 연인으로부터 차인 거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분석하고 전략을 세운 후

다시 도전하면 된다.

그래도 실패했다면 또다시 새로운 전략을 짜서 도전하면 된다.

그렇게 계속해서 계획을 짜고 도전하다 보면

언젠간 자신에게 꼭 맞는 짝을 만나게 마련이다.

결코 터무니 없는 말이 아니다.

연애가 귀찮다고 말하거나 자신은 혼자 살 팔자라고

단정 짓는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몇 번의 연애 실패로 인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손꼽히는 유명 철학가조차도 사주가 인생을 좌우할 확률은

불과 40퍼센트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 제대로 도전해보지도 않고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는 것은

소중한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벤트의 달인 中 -김순도

 

"포장은 직접하라" 이벤트 달인의 충고를 듣다

아차. 문득 달력을 보니 오늘은 2월 12일.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겨우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애들처럼 초콜릿이며 케이크며 꽃다발이며 선물이냐'고 스스로를 정당화해 보지만, '아무 것도 없느냐'며 서운해할 애인을 떠올리면 미안하다. 막상 TV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이벤트를 준비하려니 무엇을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사랑은 짧고 이벤트는 길다 ▲ A는 피로누적으로 다크서클이 턱까지 늘어졌다. 최근 부쩍 머리가 빠지고 숱이 가늘어졌다.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발도 시리다. 그런 데도 술은 자주 마신다. A를 위해 여자친구 B가 마련한 종합선물세트3. 그가 즐기는 맥주와 막걸리를 담았다. 과음금지3라고 적힌 머 그컵은 경고, 안주는 속 쓰리지 말라는 배려다. 탈모방지샴푸와 탈모에센스, 시린 발을 위한 발안마기와 핫팩도 챙겼다. 연어는 다 크서클 완화에 효과가 있다기에 샀다. 마음을 담은 편지는 돌돌 말아 예쁘게 묶었다. 초콜릿과 초콜릿 쿠키도 빠트리지 않았다. /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canyou@chosun.com

여기, 주위 사람들로부터 '마법사'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 이름은 김순도. 맘만 먹으면 뭐든 후다닥 뚝딱 만들어낸다. 김씨는 광고카피라이터와 AE를 거쳐 현재 방송국 프로덕션에서 이벤트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을 여럿 기획했고, 대학에서 이벤트 기획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벤트의 달인'이라는 책도 냈다.

'이벤트의 달인'을 만났다. 달인이 말하는 비법은 평범했다. 너무 간단해서 '악플'이라도 달고 싶을 정도다. "가장 중요한 건 정성이죠." 허탈했다. 달인은 말을 이어간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건 비싼 선물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요리가 아니에요. 진심이 상대를 울리는 거죠."

그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았다. "진정한 마음은 우주의 파장을 통해 상대에게 전달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선물이나 이벤트를 할까 고민하지 마세요. 자신의 마음을 진실하게 표현하면 됩니다." '우주의 파장'이라. 점점 난해해진다.

달인은 이런 마음을 읽은 듯 부연 설명을 했다. 그는 "계산하지 말고 숨기지 말고 자존심 세우지 말자"고 했다. 진심만 담겨 있다면 멋진 카드건 평범한 편지지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라도 상관없다. 이런 거라면 범인(凡人)이라도 충분히 가능할 듯싶다.

진심이 담긴 메시지에 선물을 곁들인다면 물론 더 좋다. 비쌀 필요는 없다. 단 돈은 쓰지 않더라도 디테일에는 신경 써야 한다. "비싼 선물이라도 상대방의 취향이나 기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선물했다가 서운해하고, 선물 때문에 깨지는 커플도 여럿 봤어요."

"구체적인 가르침을 달라"고 부탁했다. 달인은 "평소 좋아하고 즐겨 쓰는 물건을 모아서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 선물해보라"고 권했다. 술을 즐긴다면 소주·맥주·위스키·와인 중 무엇을 주로 마시는지 관찰한다. 맥주라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평소 즐겨 듣는 노래로 MP3를 가득 채워 선물해도 좋다. "이왕이면 포장도 직접 하세요. 선물을 부칠 거면 택배나 우편으로 하지 말고 퀵서비스로 배달하세요. 퀵으로 해야 예쁘게 포장해서 부칠 수 있거든요."

이벤트를 해주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뛰어난 아이디어를 참고해도 좋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따라하진 마세요. 모방하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추가해야 상대가 감동받고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어요."

성의를 다해 마음을 표현했지만 반응이 별로라면? "진심에 감동하지 않는다면 끝내세요. 최선을 다했다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거예요. 단 마음을 표현하기 전 나의 '진정성 지수'부터 체크해보세요." 남을 탓하기 전 먼저 나를 들여다보라. 어쩌면 달인은 '평범한 진실'을 먹고 사는지도 모른다.

 

 

마음에 와닿는 글들을 나누고싶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