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집권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남북관계를 비롯해 전반적인 대외관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29일 한반도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 한·미동맹 등 외교·안보 전반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특별인터뷰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은 수십년간 원수였던 미국과 손잡고 6자회담에서 직접 대화하고, 행동 대 행동으로 주고받기를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뒷바람을 타고 있는데 잘못하면 우리는 역풍을 타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대담=송영승 편집국장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현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있고, 쇠고기 문제로 한·미관계도 순탄치 않습니다. 또 대미 일변도 외교를 하다보니 한·중관계도 전과 같지 않다고 합니다.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도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의 총체적 위기 아니냐는 걱정이 많습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대중“저는 사물을 볼 때 망원경을 가지고 멀고 넓게 보고 현미경을 가지고 좁고 깊게 봐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망원경으로 보자면 6자회담이 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정전상태가 종식돼 평화협정시대로 들어갈 겁니다. 동북아에서는 동북아평화안보체제가 이뤄질 것입니다. 물론 북·미수교도 되고 북·일수교도 되고, 중국과 미국도 서로 화해·협력하려고 굉장히 본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망원경으로 보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물결을 제대로 타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금강산 관광 문제나 개성 문제는 큰 망원경 문제와는 어떤 의미에서 분리해 현미경으로 봐야 합니다. 큰 일은 그르치지 않으면서 작은 일은 기술적으로 잘 처리해 나가는 양면적인 공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남북문제를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볼 때, 대한민국이 살기 위해서는 북한과 화해·협력해서 전국적인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통일은 공동이 승리하는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한 쪽이 이기고 한 쪽이 지는 독일과 같은 통일은 진정한 통일이 아닙니다. 북한이 지금은 가난하지만 경제적 잠재력이 있습니다. 북한에 지하자원이 얼마나 풍부합니까. 중국이나 서구사회가 이것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광자원이 아직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또 풍부한 노동력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망원경으로 내다봐야 하고 현미경으로는 금강산과 개성 문제를 구분해서 다뤄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독일의 통일이 진정한 통일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군요. 하지만 독일국민들은 그들의 통일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표현하지만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더군요. 인터넷글에 보니 노무현 정권시절에 남한에 북한 공작원들이 활동이 부쩍 늘어서 북한 주도적 통일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넘김 수에 "그렇게라도 통일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셨더군요. 그런 발언은 한쪽이 지는 통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터져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북간에 대화채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금강산 문제를 풀려면 어떤 해법으로 가야 할까요.
김대중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먼저 남북대화 문제입니다. 남북대화는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남쪽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쉽게 풀리지 않을 겁니다. 북한에서는 알다시피 ‘6·15 시대’라고 해서 6·15 공동선언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간 7·4 남북공동성명이나 남북 기본합의서가 있었지만 남북관계에서 정상이 도장을 찍은 것은 6·15 공동선언이 처음입니다. 10·4 선언도 마찬가지지요.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도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것을 무시하고 나가려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금강산 문제는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도망가는 여자의 등에다 총을 쏜 것은 엄연히 잘못했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바로 금강산 관광을 끊는 것보다는 사과와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예를 들어 ‘3일 안에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겠다’는 식으로 순서를 정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금강산 관광을 바로 중단시켜 놓고 ‘사과하라, 공동조사하자’고 하다가 일이 더 꼬인 거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사과하고 진상조사를 하면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하겠다’, 이 정도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합니다.”
(6.15공동선언와 10.4선언은 두 선언 모두 체결 당시 국민적 합의를 통해서 해야한다는 여론을 무시하고 국민들은 선언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김대중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선언한 후에 내용을 알게 되어 황당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인 선언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됩니다. 남북대화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북한의 변화를 요구와 함께하는 대북지원에 대한 대북정책에 비난을 하면서 의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단절에 되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여론인 것 같습니다. 금강산 문제는 사고라기 보다는 금강산을 남한에게 뺐겨다는 북한내의 불만 여론을 의식하여 금강산 관광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여론이 있기도 합니다. 김대중님의 말씀처럼 "3일안에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겠다." 식으로 했어도 대화단절이라는 같은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은 사고후 문제 수습할 때까지 잠정적인 중단을 하려고 했었다는 말도 있구요.)
기자-남북간 대화 채널이 없어져 정부에서는 금강산 문제를 국제무대로 가져갔습니다. 한국이 최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금강산 사건을 의제로 삼고 그걸 성명 문안에 담으려 하다 보니 북한은 10·4 선언을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금강산 문제도 문안에서 빠지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남북문제를 남북한 간에 해결하지 않고 국제문제로 가져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중“그건 하나의 선전이죠. 금강산 문제는 남북간에 해결할 문제지만 지금 북한이 반응을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국제무대에서 한 번 얘기해볼 수도 있는 문제죠. 그것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해 얘기해 보자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ARF 성명에서 10·4 선언 부분을 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역으로 ‘ARF에서도 10·4 선언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니까 우리 대화하자’고 했다면 주도권을 가질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체결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 국민들은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 무조건의 대북지원 다른 말로 퍼주기식 대북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북정책에 대해서 이명박정부는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부와 노정부가 지향한 정책과 노선이 다른 대북정책을 가진 이명박정부가 김대중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아야 하는가라는 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고, 북한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10.4, 6.15 선언에 목메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강산 사건은 이명박정부가 북한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남북간 대화가 단절됨에 따라 그 돌파구 중 하나로 정치권에서 대북특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유효한 방법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남북문제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얘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대중 “지금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역할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죠. 저는 특사보다는 이 대통령 자신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선결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특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특사를 보낸다면 북한에서 ‘이 사람은 이 대통령을 대신한 사람이다. 앞으로도 이 대통령 옆에서 우리와 얘기한 것을 실천할 책임질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은 말씀드렸다시피 대북퍼주기 정책의 대표적인 선언문이고 이명박정부는 북한의 핵포기와 인권의 변화와 더불어 지원하겠다는 대북정책을 가지신 분인데,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가 후임정부가 책임지라고 저질러 놓은 대북정책을 수용할 수가 있겠느냐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북한내의 인권문제를 국제적 규범에 맞게 수정하는 것과 함께 남한과 협력적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으로 ‘비핵·개방·3000’이라는 것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대중“ ‘비핵·개방·3000’이라는 것은 ‘선핵포기 후지원 정책’인데 이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6년 동안 하다가 실패한 정책입니다. 우리가 병행전략으로 하자고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제의해 합의하고, 북한과도 합의됐던 것을 부시 대통령이 ‘핵을 먼저 포기하면 그때 가서 지원해주겠다’고 뒤집은 것 아닙니까. 그러면서 6년을 끌었고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마침내는 핵실험까지 했어요. 부시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다가 북한은 핵 보유국가가 돼 버렸어요. 이것은 굉장한 외교의 실패입니다. ‘비핵·개방·3000’도 바로 그것이거든요. 부시 대통령도 이제는 포기하고 병행전략으로 직접 대화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개방·3000은 성공하기 어려울 겁니다. 저는 이 대통령도 조금씩 조금씩 (입장을)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대통령이 상당히 실용적인 분인 것은 사실이니까요.”
(김대중 님은 북한의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에 대해선 비판이 없으시고, 미국의 대북정책만 비판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비핵개방3000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계신다는 말도 있구요. 북한의 변화와 함께 병행하겠다는 것이 비핵개방3000입니다. 북한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 변화가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함께 그에 맞는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죠. 변화를 하면 북한이 살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이명박정부에 대한 기사을 잘 읽지 못하신 것 같군요."
기자-남북관계는 단절됐지만 6자회담은 꽤 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도 임박해 있습니다. 북·미관계와 북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대중 “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친한 것이 아니라 이해가 일치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미국이 북한을 말살시키려고 해 봤어요. 그런데 불가능해요. 일이 자꾸 꼬여 들어갔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미국은 북한과 이해관계가 맞기 시작했어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무력으로 응징할 수도 없고, 일본하고 같이 경제압박을 해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었어요. 또 미국 의회에서 민주당이 득세해 부시 행정부에 ‘강경정책 안된다. 대화하라’고 압박하고 있단 말입니다. 북한은 당초 최대 목표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에요. 제가 2000년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얘기하는데 김 위원장이 아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더라고요. ‘우리(북한)만 공격하지 않는다면 한국에 미군이 있어야만 중국·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압록강 너머가 바로 중국인데 지리적으로 접경인 북한이 친미국가가 되면 미국에 얼마나 국가적 이익이 되겠습니까. 미국·북한 관계가 개선되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 그래서 6자회담에서 1, 2, 3단계 진전되는 거고 앞으로 다 해결될 겁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이 서로 보조가 맞아야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꾸는 문제 등에 대해 협력할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미국은 강온전략을 잘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강경론만을 가지고 하지 않고 그렇다고 온건론만을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을 대응하기 위해 강온책을 병행하고 있죠. 김대중님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한내 미군주둔 용인발언은 그당시 6자회담의 분위기를 의식한 외교적 발언일 뿐이라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은 남한내에서 미군주둔과 미군의 연례적인 훈련에 대해서도 비판적태도를 갖고 있기때문입니다. 북한이 친미국가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이익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이죠.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국들 중에 경제적인 혜택과 인권보장이 되는 나라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북한의 대미 정치,군사적 행동은 중국과 러시아의 보이지 않는 북한내 영향력 행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자-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로 독도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국민의 정부 때까지만 해도 조용한 외교 방식을 견지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부터 거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조용한 외교원칙이 바뀌었습니다. 독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조언해 주신다면….
김대중 “김영삼 정권, 노무현 정권이 일을 크게 만들어 가더군요. 김영삼 정권 때 독도에 군함을 보내고 비행기를 보내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저는 그것에 반대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그렇게 할 때도 반대했습니다. 이런 것은 정확히 말하면 일본 정부가 아니라 일본 우익에만 좋은 일을 해준 거예요. 독도는 우리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것인 걸 두고 자꾸 ‘우리 것’이라고 얘기하면 일본의 우익만 일거리가 생기는 겁니다. 일본 우익이 이것을 근거로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겁니다. 우리가 할 일은 실효적 지배를 하되, 요란하지 않게 내실있게 하면서 독도에 대해 철저한 역사적·과학적 검증에 의해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독도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일본 사람들을 비롯해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합니다. 캠페인 가지고 될 일이 아닙니다. 착실하게 하나하나 설득해나가야 됩니다.)
(김대중님은 독도가 우리의 것이라고 말하시지만, 지난 대통령 재직시 체결한 98년도 신어업협정은 독도를 중립해상에 위치한 것으로 해놓으셨더군요. 일각에서는 김대중님이 일본 망명시절에 신변보호약조로 독도를 넘겨주기로 암약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기자-미국 지명위원회에서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표기하다가 분쟁지역으로 변경했습니다. 미국 쪽에서 독도 문제와 관련해 입장 변화를 취한 것에 배경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대중 “제가 볼 때는 일본 외교의 승리죠. 착실하게 근거를 가지고 설득하는 데 일본에 뒤진 것 같습니다. 미국이 한 일은 부당하지만 현실입니다. 상당히 우리에게 타격입니다. 이걸 회복하려면 상당히 힘들 겁니다.”
(일본이 외교적으로 승리했다고 은근히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시는군요. 하지만 최근 기사에 재일교포가 태평양전쟁후 연합군이 독도가 한국의 땅이라는 것을 명시한 문서를 도서관에서 발견했다는 것을 읽어보셨습니까? 그런데도 일본이 외교적으로 승리했다고 말씀하시겠습니까?)
기자-이명박 정부 들어 지나친 대미 일변도 외교에 대한 여러 비판도 있고, 실제 부작용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대미 외교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김대중“대미 외교는 매우 중요해요. 더구나 주한 미군까지 와 있으니, 하나의 균형자라는 의미에서도 미국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나는 항상 ‘1동맹 3협력 체제’를 주장해왔습니다. 미국과 동맹관계를 잘 유지하고 중국·일본·러시아와는 교우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대국 사이에 끼어 있으니까 약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면에 캐스팅 보트를 쥘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6자회담에서 동북아평화체제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남북이 미리 미리 손잡아 남북간 안보체제를 주도해나가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 김대중님은 대미외교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지만, 지난 정권 재직시에 한미관계가 균열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노무현정부에서는 대북정책에 많은 격차가 있었구요. 한국에 유리한 동맹은 한미동맹입니다. 실재로는 김대중님의 외교는 미국과의 외교보다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구 공산권과의 관계에 보다 집중하셨었죠. 남북간 안보체제를 위해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동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이원화된 남북정책은 북한이 연합전선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김대중님은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을 주장했고, 이전의 정권은 북한붕괴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며, 지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변증법적 논리에서 합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김대중님은 자신만의 주장만 고집하지 말고, 한나라당과 대화를 해야합니다. 그러한 남한내의 통합된 통일정책이 북한을 변화시키고 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것입니다.)
기자-한·미동맹을 과도하게 강조하다보니 중국 정부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폄훼하는 듯한 언급도 있었고요.
김대중 “한·미동맹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중국도 알기 때문에 그건 중국이 시비할 수 없는 거예요. 중국이 그렇게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은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제(MD)에 참여한다는 말이 있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얘기도 나오다보니 한국이 미국과 함께 중국에 대해 어떤 해로운 일을 하는 거 아니냐는 경계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참 지혜롭게 해야 돼요. 우리가 미국과 아무리 동맹이라고 하더라도 중국과 적대하는 관계가 되는 것은 우리 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안돼요.”
(김대중님은 한미관계를 중요시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면에서 미국이 동맹관계로서 요구하는 것을 응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외교를 중시하셨습니다. 미국의 입장으로서는 한국의 외교방향이 중국으로 돌아서는 것아니냐는 우려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중국과의 외교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굳건하다는 것을 미국에 확신을 주셨어야 하는데, 대북문제와 군사적 문제에서 확신을 주시못하셨습니다.)
기자-새 정부 들어서면서 집권 세력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해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하거나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얘기합니다. 그런 얘기 들으시면 착잡하실 것 같습니다.
김대중 “착잡하지 않습니다. 나는 분명히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좌파도 아닙니다. 나는 중도개혁주의자입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중도개혁정당’, 이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입니다.”
(중도개혁주의자라고 자칭하시지만, 지난 재직시의 정책들을 보면, 이념적인 면에서는 사회주의를 모방하려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공정경쟁이라는 자율성을 무시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좋습니다. 중산층과 서민들은 기업에서 일합니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하셨어야 하는데, 재벌기업들에 대한 규제로 인해 기업활동이 어렵다는 토로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국가가 기업을 규제하는 사회주의노선을 걷고 계신 것 같습니다.)
기자-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계속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합니다.
김대중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이 잃어버린 10년이란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모든 잘못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파라도 ‘배울 일은 배운다, 계속할 것은 계속한다’고 하는 것이 건전한 삶의 태도이고 건전한 정치의 태도입니다. 어째서 정권교체해서 민주화한 것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합니까. 6·25의 재판이라고 할 정도로 나라가 망하게 된 것을 살린 게 잃어버린 10년입니까. 세계가 놀랄 정도로 정보화를 했습니다. 대 재벌들이 전부 은행 빚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30개 재벌 중에서 16개 기업을 해체하거나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그런 것이 어째서 잃어버린 10년입니까. 적자투성이, 부실투성이이던 은행을 건전하게 만들어 흑자로 돌아서게 했습니다. 4대 보험을 개혁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해서, 의·약분업을 해서, 사회에 많은 혜택을 줬습니다. 남북간 일촉즉발의 상태에서 항상 두려워하고 살던 것을 이제 마음놓고 살 수 있게 했습니다. 이것이 어째서 잃어버린 10년입니까. 물론 거기에 잘못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고쳐야겠지요. 만일 이 정부가 우리 10년을 그렇게 부인해버리면 나라의 계속성이란 것이 없게 됩니다. 정권을 맡을 때는 전 정권의 권리와 의무를 다 계승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 분들이 좀더 겸손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대로 인정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해야 합니다.”
(김대중정부가 경제적으로는 반기업적인 측면이 많았습니다. 기업이라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생존과 사멸을 하게 됩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기업을 살게 되고, 소비자가 외면하는 기업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 시장경제의 논리입니다. 경제인들은 지난 10년동안 너무 규제가 많아서 기업활동하기 힘들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면에서는 이전부터 주장해 오시던 공교육 평준화로 인해서 공교육이 경쟁력을 잃었고, 사교육시장만 비대해졌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자고 학원에서는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기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김대중정부의 모든 경제활동은 그렇게 비판하고 투쟁하던 산업화를 일군 정권의 기반에서 한것이구요. 기업규제로 이전의 7%였던 경제성장률이 김대중 정권때는 4%대로 떨어진 이후 아직 회복되고 있지 않습니다.)
기자-두 달여간 촛불집회가 계속됐습니다. ‘거리의 정치’가 그렇게 대규모로, 장기적으로 지속된 데 대해 여러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중 “이번 촛불집회는 참으로 특수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처음으로 보통사람들이 정치 일선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이번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일정한 계층이 없습니다. 조직도 없습니다. 사무실도 없습니다. 돈도 없습니다. 전혀 새로운 형태입니다. 어떻게 보면 옛날 그리스 아테네에서 있었던 직접 민주주의가 되살아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느냐? 하나는 우리 국민의 지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 엘리트들에게 맡겼던 것들을 스스로 관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두번째는 수단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입니다. 지적 성장과 인터넷 정보화 매체를 배경으로 생겼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조직화합니까? 안합니다. 시청 앞에서 모여 춤추고 주장하고 나서 다 흩어집니다. 전혀 새로운 형태입니다. 좋게 보면 국민이 그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특히 굉장히 이성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한두 사람이 폭력을 쓰려는 것을 경찰이 때려잡기보다는 시위 군중이 말렸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극점이라고 할까, 최고 정점에 도달한 하나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탄압하고 없애려고 하면 참 어려운 지경에 부딪힐 것입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촛불집회는 조직화된 운동이었습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서 주도적으로 촛불집회를 이끌었고, 이러한 집회를 위해서 치밀한 계획을 짰던 것으로 조사결과 발혀졌습니다. 그리스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 민주주의의 기원입니다. 그들은 촛불집회처럼 폭력을 쓰지 않았습니다. 의견을 모았던 것이죠. 이번 촛불집회는 민주주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폭력투쟁을 민주주의로 잘못 이해한 것 같습니다. 발단이 되었던 PD수첩도 번역을 잘못한 오보였다는 것도 밝혀졌구요. 시청앞에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은 그들을 대변하는 민주당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민의를 수용하고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국회에서 제대로 펴지못한 민주당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촛불집회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경찰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으로 경찰의 인권을 무시한 행동이었습니다. 탄압이 아니라 경찰로서 행해야할 임무를 수행한 것이죠. 지난 촛불시위 때 어느 호텔의 회전문에 "김정일동지 만세"라는 낙서가 씌여져 있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시는지요?)
기자-야당이 돌고돌아 민주당으로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데 민주당이 의석수가 적어서인지, 지도력이 문제인지, 야당다운 야당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대중“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서로 건전한 양당구도가 되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선 야당도 강해야 하는데 너무 차이가 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나 개인으로 보자면 민주당은 반세기를 몸담았고, 제가 이끌었던 정당이라 애정이 없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이 그간 각종 선거에 줄줄이 실패한 것은 한마디로 집토끼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될 때 얻은 표를 노무현 대통령이 거의 얻었습니다. 그런데 정동영 후보는 반쯤이나 얻었나요. 거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구체적으로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 실천하면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스킨십을 나누고, 배우고, 상의해야 합니다.”
(건전한 양당구도가 되기위해서는 선동하는 소수의 의견을 대변하기 보다는 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국민들은 원하지 않는 정책을 내세우며 지지도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정치활동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럴듯한 명분으로 국민을 속이고 자신들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을 실천하는 한나라당처럼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재중·이인숙기자>
후략
<김재중기자>
(이글은 경향신문의 김대중과의 인터뷰기사를 편집한 내용입니다. 실재 인터뷰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대중과의 대화
이명박 정부 집권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남북관계를 비롯해 전반적인 대외관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29일 한반도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 한·미동맹 등 외교·안보 전반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특별인터뷰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은 수십년간 원수였던 미국과 손잡고 6자회담에서 직접 대화하고, 행동 대 행동으로 주고받기를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뒷바람을 타고 있는데 잘못하면 우리는 역풍을 타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대담=송영승 편집국장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현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있고, 쇠고기 문제로 한·미관계도 순탄치 않습니다. 또 대미 일변도 외교를 하다보니 한·중관계도 전과 같지 않다고 합니다. 독도 문제로 한·일관계도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의 총체적 위기 아니냐는 걱정이 많습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대중“저는 사물을 볼 때 망원경을 가지고 멀고 넓게 보고 현미경을 가지고 좁고 깊게 봐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망원경으로 보자면 6자회담이 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정전상태가 종식돼 평화협정시대로 들어갈 겁니다. 동북아에서는 동북아평화안보체제가 이뤄질 것입니다. 물론 북·미수교도 되고 북·일수교도 되고, 중국과 미국도 서로 화해·협력하려고 굉장히 본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망원경으로 보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물결을 제대로 타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금강산 관광 문제나 개성 문제는 큰 망원경 문제와는 어떤 의미에서 분리해 현미경으로 봐야 합니다. 큰 일은 그르치지 않으면서 작은 일은 기술적으로 잘 처리해 나가는 양면적인 공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남북문제를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볼 때, 대한민국이 살기 위해서는 북한과 화해·협력해서 전국적인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통일은 공동이 승리하는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한 쪽이 이기고 한 쪽이 지는 독일과 같은 통일은 진정한 통일이 아닙니다. 북한이 지금은 가난하지만 경제적 잠재력이 있습니다. 북한에 지하자원이 얼마나 풍부합니까. 중국이나 서구사회가 이것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광자원이 아직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또 풍부한 노동력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망원경으로 내다봐야 하고 현미경으로는 금강산과 개성 문제를 구분해서 다뤄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독일의 통일이 진정한 통일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군요. 하지만 독일국민들은 그들의 통일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표현하지만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더군요. 인터넷글에 보니 노무현 정권시절에 남한에 북한 공작원들이 활동이 부쩍 늘어서 북한 주도적 통일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넘김 수에 "그렇게라도 통일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셨더군요. 그런 발언은 한쪽이 지는 통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터져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북간에 대화채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금강산 문제를 풀려면 어떤 해법으로 가야 할까요.
김대중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먼저 남북대화 문제입니다. 남북대화는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남쪽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쉽게 풀리지 않을 겁니다. 북한에서는 알다시피 ‘6·15 시대’라고 해서 6·15 공동선언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간 7·4 남북공동성명이나 남북 기본합의서가 있었지만 남북관계에서 정상이 도장을 찍은 것은 6·15 공동선언이 처음입니다. 10·4 선언도 마찬가지지요.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도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것을 무시하고 나가려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금강산 문제는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도망가는 여자의 등에다 총을 쏜 것은 엄연히 잘못했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바로 금강산 관광을 끊는 것보다는 사과와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예를 들어 ‘3일 안에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겠다’는 식으로 순서를 정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금강산 관광을 바로 중단시켜 놓고 ‘사과하라, 공동조사하자’고 하다가 일이 더 꼬인 거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사과하고 진상조사를 하면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하겠다’, 이 정도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합니다.”
(6.15공동선언와 10.4선언은 두 선언 모두 체결 당시 국민적 합의를 통해서 해야한다는 여론을 무시하고 국민들은 선언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김대중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선언한 후에 내용을 알게 되어 황당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인 선언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됩니다. 남북대화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북한의 변화를 요구와 함께하는 대북지원에 대한 대북정책에 비난을 하면서 의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단절에 되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여론인 것 같습니다. 금강산 문제는 사고라기 보다는 금강산을 남한에게 뺐겨다는 북한내의 불만 여론을 의식하여 금강산 관광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여론이 있기도 합니다. 김대중님의 말씀처럼 "3일안에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겠다." 식으로 했어도 대화단절이라는 같은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은 사고후 문제 수습할 때까지 잠정적인 중단을 하려고 했었다는 말도 있구요.)
기자-남북간 대화 채널이 없어져 정부에서는 금강산 문제를 국제무대로 가져갔습니다. 한국이 최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금강산 사건을 의제로 삼고 그걸 성명 문안에 담으려 하다 보니 북한은 10·4 선언을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금강산 문제도 문안에서 빠지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남북문제를 남북한 간에 해결하지 않고 국제문제로 가져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중“그건 하나의 선전이죠. 금강산 문제는 남북간에 해결할 문제지만 지금 북한이 반응을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국제무대에서 한 번 얘기해볼 수도 있는 문제죠. 그것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해 얘기해 보자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ARF 성명에서 10·4 선언 부분을 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역으로 ‘ARF에서도 10·4 선언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니까 우리 대화하자’고 했다면 주도권을 가질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체결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 국민들은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 무조건의 대북지원 다른 말로 퍼주기식 대북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북정책에 대해서 이명박정부는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부와 노정부가 지향한 정책과 노선이 다른 대북정책을 가진 이명박정부가 김대중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아야 하는가라는 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고, 북한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10.4, 6.15 선언에 목메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강산 사건은 이명박정부가 북한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남북간 대화가 단절됨에 따라 그 돌파구 중 하나로 정치권에서 대북특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유효한 방법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남북문제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얘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대중 “지금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역할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죠. 저는 특사보다는 이 대통령 자신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선결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특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특사를 보낸다면 북한에서 ‘이 사람은 이 대통령을 대신한 사람이다. 앞으로도 이 대통령 옆에서 우리와 얘기한 것을 실천할 책임질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은 말씀드렸다시피 대북퍼주기 정책의 대표적인 선언문이고 이명박정부는 북한의 핵포기와 인권의 변화와 더불어 지원하겠다는 대북정책을 가지신 분인데,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가 후임정부가 책임지라고 저질러 놓은 대북정책을 수용할 수가 있겠느냐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북한내의 인권문제를 국제적 규범에 맞게 수정하는 것과 함께 남한과 협력적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으로 ‘비핵·개방·3000’이라는 것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대중“ ‘비핵·개방·3000’이라는 것은 ‘선핵포기 후지원 정책’인데 이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6년 동안 하다가 실패한 정책입니다. 우리가 병행전략으로 하자고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제의해 합의하고, 북한과도 합의됐던 것을 부시 대통령이 ‘핵을 먼저 포기하면 그때 가서 지원해주겠다’고 뒤집은 것 아닙니까. 그러면서 6년을 끌었고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마침내는 핵실험까지 했어요. 부시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다가 북한은 핵 보유국가가 돼 버렸어요. 이것은 굉장한 외교의 실패입니다. ‘비핵·개방·3000’도 바로 그것이거든요. 부시 대통령도 이제는 포기하고 병행전략으로 직접 대화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개방·3000은 성공하기 어려울 겁니다. 저는 이 대통령도 조금씩 조금씩 (입장을)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대통령이 상당히 실용적인 분인 것은 사실이니까요.”
(김대중 님은 북한의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에 대해선 비판이 없으시고, 미국의 대북정책만 비판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비핵개방3000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계신다는 말도 있구요. 북한의 변화와 함께 병행하겠다는 것이 비핵개방3000입니다. 북한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 변화가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함께 그에 맞는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죠. 변화를 하면 북한이 살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이명박정부에 대한 기사을 잘 읽지 못하신 것 같군요."
기자-남북관계는 단절됐지만 6자회담은 꽤 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도 임박해 있습니다. 북·미관계와 북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대중 “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친한 것이 아니라 이해가 일치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미국이 북한을 말살시키려고 해 봤어요. 그런데 불가능해요. 일이 자꾸 꼬여 들어갔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미국은 북한과 이해관계가 맞기 시작했어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무력으로 응징할 수도 없고, 일본하고 같이 경제압박을 해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었어요. 또 미국 의회에서 민주당이 득세해 부시 행정부에 ‘강경정책 안된다. 대화하라’고 압박하고 있단 말입니다. 북한은 당초 최대 목표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에요. 제가 2000년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얘기하는데 김 위원장이 아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더라고요. ‘우리(북한)만 공격하지 않는다면 한국에 미군이 있어야만 중국·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압록강 너머가 바로 중국인데 지리적으로 접경인 북한이 친미국가가 되면 미국에 얼마나 국가적 이익이 되겠습니까. 미국·북한 관계가 개선되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 그래서 6자회담에서 1, 2, 3단계 진전되는 거고 앞으로 다 해결될 겁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이 서로 보조가 맞아야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꾸는 문제 등에 대해 협력할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미국은 강온전략을 잘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강경론만을 가지고 하지 않고 그렇다고 온건론만을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을 대응하기 위해 강온책을 병행하고 있죠. 김대중님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한내 미군주둔 용인발언은 그당시 6자회담의 분위기를 의식한 외교적 발언일 뿐이라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은 남한내에서 미군주둔과 미군의 연례적인 훈련에 대해서도 비판적태도를 갖고 있기때문입니다. 북한이 친미국가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이익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이죠.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국들 중에 경제적인 혜택과 인권보장이 되는 나라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북한의 대미 정치,군사적 행동은 중국과 러시아의 보이지 않는 북한내 영향력 행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자-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로 독도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국민의 정부 때까지만 해도 조용한 외교 방식을 견지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부터 거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조용한 외교원칙이 바뀌었습니다. 독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조언해 주신다면….
김대중 “김영삼 정권, 노무현 정권이 일을 크게 만들어 가더군요. 김영삼 정권 때 독도에 군함을 보내고 비행기를 보내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저는 그것에 반대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그렇게 할 때도 반대했습니다. 이런 것은 정확히 말하면 일본 정부가 아니라 일본 우익에만 좋은 일을 해준 거예요. 독도는 우리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것인 걸 두고 자꾸 ‘우리 것’이라고 얘기하면 일본의 우익만 일거리가 생기는 겁니다. 일본 우익이 이것을 근거로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겁니다. 우리가 할 일은 실효적 지배를 하되, 요란하지 않게 내실있게 하면서 독도에 대해 철저한 역사적·과학적 검증에 의해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독도문제가 뭔지도 모르는 일본 사람들을 비롯해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합니다. 캠페인 가지고 될 일이 아닙니다. 착실하게 하나하나 설득해나가야 됩니다.)
(김대중님은 독도가 우리의 것이라고 말하시지만, 지난 대통령 재직시 체결한 98년도 신어업협정은 독도를 중립해상에 위치한 것으로 해놓으셨더군요. 일각에서는 김대중님이 일본 망명시절에 신변보호약조로 독도를 넘겨주기로 암약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기자-미국 지명위원회에서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표기하다가 분쟁지역으로 변경했습니다. 미국 쪽에서 독도 문제와 관련해 입장 변화를 취한 것에 배경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대중 “제가 볼 때는 일본 외교의 승리죠. 착실하게 근거를 가지고 설득하는 데 일본에 뒤진 것 같습니다. 미국이 한 일은 부당하지만 현실입니다. 상당히 우리에게 타격입니다. 이걸 회복하려면 상당히 힘들 겁니다.”
(일본이 외교적으로 승리했다고 은근히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시는군요. 하지만 최근 기사에 재일교포가 태평양전쟁후 연합군이 독도가 한국의 땅이라는 것을 명시한 문서를 도서관에서 발견했다는 것을 읽어보셨습니까? 그런데도 일본이 외교적으로 승리했다고 말씀하시겠습니까?)
기자-이명박 정부 들어 지나친 대미 일변도 외교에 대한 여러 비판도 있고, 실제 부작용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대미 외교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김대중“대미 외교는 매우 중요해요. 더구나 주한 미군까지 와 있으니, 하나의 균형자라는 의미에서도 미국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나는 항상 ‘1동맹 3협력 체제’를 주장해왔습니다. 미국과 동맹관계를 잘 유지하고 중국·일본·러시아와는 교우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대국 사이에 끼어 있으니까 약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면에 캐스팅 보트를 쥘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6자회담에서 동북아평화체제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남북이 미리 미리 손잡아 남북간 안보체제를 주도해나가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 김대중님은 대미외교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지만, 지난 정권 재직시에 한미관계가 균열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노무현정부에서는 대북정책에 많은 격차가 있었구요. 한국에 유리한 동맹은 한미동맹입니다. 실재로는 김대중님의 외교는 미국과의 외교보다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구 공산권과의 관계에 보다 집중하셨었죠. 남북간 안보체제를 위해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동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이원화된 남북정책은 북한이 연합전선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김대중님은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을 주장했고, 이전의 정권은 북한붕괴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며, 지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변증법적 논리에서 합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김대중님은 자신만의 주장만 고집하지 말고, 한나라당과 대화를 해야합니다. 그러한 남한내의 통합된 통일정책이 북한을 변화시키고 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것입니다.)
기자-한·미동맹을 과도하게 강조하다보니 중국 정부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폄훼하는 듯한 언급도 있었고요.
김대중 “한·미동맹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중국도 알기 때문에 그건 중국이 시비할 수 없는 거예요. 중국이 그렇게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은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제(MD)에 참여한다는 말이 있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얘기도 나오다보니 한국이 미국과 함께 중국에 대해 어떤 해로운 일을 하는 거 아니냐는 경계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참 지혜롭게 해야 돼요. 우리가 미국과 아무리 동맹이라고 하더라도 중국과 적대하는 관계가 되는 것은 우리 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안돼요.”
(김대중님은 한미관계를 중요시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면에서 미국이 동맹관계로서 요구하는 것을 응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외교를 중시하셨습니다. 미국의 입장으로서는 한국의 외교방향이 중국으로 돌아서는 것아니냐는 우려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중국과의 외교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굳건하다는 것을 미국에 확신을 주셨어야 하는데, 대북문제와 군사적 문제에서 확신을 주시못하셨습니다.)
기자-새 정부 들어서면서 집권 세력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해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하거나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얘기합니다. 그런 얘기 들으시면 착잡하실 것 같습니다.
김대중 “착잡하지 않습니다. 나는 분명히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좌파도 아닙니다. 나는 중도개혁주의자입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중도개혁정당’, 이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입니다.”
(중도개혁주의자라고 자칭하시지만, 지난 재직시의 정책들을 보면, 이념적인 면에서는 사회주의를 모방하려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공정경쟁이라는 자율성을 무시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좋습니다. 중산층과 서민들은 기업에서 일합니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하셨어야 하는데, 재벌기업들에 대한 규제로 인해 기업활동이 어렵다는 토로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국가가 기업을 규제하는 사회주의노선을 걷고 계신 것 같습니다.)
기자-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계속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합니다.
김대중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이 잃어버린 10년이란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모든 잘못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파라도 ‘배울 일은 배운다, 계속할 것은 계속한다’고 하는 것이 건전한 삶의 태도이고 건전한 정치의 태도입니다. 어째서 정권교체해서 민주화한 것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합니까. 6·25의 재판이라고 할 정도로 나라가 망하게 된 것을 살린 게 잃어버린 10년입니까. 세계가 놀랄 정도로 정보화를 했습니다. 대 재벌들이 전부 은행 빚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30개 재벌 중에서 16개 기업을 해체하거나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그런 것이 어째서 잃어버린 10년입니까. 적자투성이, 부실투성이이던 은행을 건전하게 만들어 흑자로 돌아서게 했습니다. 4대 보험을 개혁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해서, 의·약분업을 해서, 사회에 많은 혜택을 줬습니다. 남북간 일촉즉발의 상태에서 항상 두려워하고 살던 것을 이제 마음놓고 살 수 있게 했습니다. 이것이 어째서 잃어버린 10년입니까. 물론 거기에 잘못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고쳐야겠지요. 만일 이 정부가 우리 10년을 그렇게 부인해버리면 나라의 계속성이란 것이 없게 됩니다. 정권을 맡을 때는 전 정권의 권리와 의무를 다 계승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 분들이 좀더 겸손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대로 인정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해야 합니다.”
(김대중정부가 경제적으로는 반기업적인 측면이 많았습니다. 기업이라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생존과 사멸을 하게 됩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기업을 살게 되고, 소비자가 외면하는 기업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 시장경제의 논리입니다. 경제인들은 지난 10년동안 너무 규제가 많아서 기업활동하기 힘들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면에서는 이전부터 주장해 오시던 공교육 평준화로 인해서 공교육이 경쟁력을 잃었고, 사교육시장만 비대해졌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자고 학원에서는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기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김대중정부의 모든 경제활동은 그렇게 비판하고 투쟁하던 산업화를 일군 정권의 기반에서 한것이구요. 기업규제로 이전의 7%였던 경제성장률이 김대중 정권때는 4%대로 떨어진 이후 아직 회복되고 있지 않습니다.)
기자-두 달여간 촛불집회가 계속됐습니다. ‘거리의 정치’가 그렇게 대규모로, 장기적으로 지속된 데 대해 여러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중 “이번 촛불집회는 참으로 특수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처음으로 보통사람들이 정치 일선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이번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일정한 계층이 없습니다. 조직도 없습니다. 사무실도 없습니다. 돈도 없습니다. 전혀 새로운 형태입니다. 어떻게 보면 옛날 그리스 아테네에서 있었던 직접 민주주의가 되살아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느냐? 하나는 우리 국민의 지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 엘리트들에게 맡겼던 것들을 스스로 관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두번째는 수단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입니다. 지적 성장과 인터넷 정보화 매체를 배경으로 생겼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조직화합니까? 안합니다. 시청 앞에서 모여 춤추고 주장하고 나서 다 흩어집니다. 전혀 새로운 형태입니다. 좋게 보면 국민이 그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특히 굉장히 이성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한두 사람이 폭력을 쓰려는 것을 경찰이 때려잡기보다는 시위 군중이 말렸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극점이라고 할까, 최고 정점에 도달한 하나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탄압하고 없애려고 하면 참 어려운 지경에 부딪힐 것입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촛불집회는 조직화된 운동이었습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서 주도적으로 촛불집회를 이끌었고, 이러한 집회를 위해서 치밀한 계획을 짰던 것으로 조사결과 발혀졌습니다. 그리스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 민주주의의 기원입니다. 그들은 촛불집회처럼 폭력을 쓰지 않았습니다. 의견을 모았던 것이죠. 이번 촛불집회는 민주주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폭력투쟁을 민주주의로 잘못 이해한 것 같습니다. 발단이 되었던 PD수첩도 번역을 잘못한 오보였다는 것도 밝혀졌구요. 시청앞에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은 그들을 대변하는 민주당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민의를 수용하고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국회에서 제대로 펴지못한 민주당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촛불집회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경찰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으로 경찰의 인권을 무시한 행동이었습니다. 탄압이 아니라 경찰로서 행해야할 임무를 수행한 것이죠. 지난 촛불시위 때 어느 호텔의 회전문에 "김정일동지 만세"라는 낙서가 씌여져 있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시는지요?)
기자-야당이 돌고돌아 민주당으로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데 민주당이 의석수가 적어서인지, 지도력이 문제인지, 야당다운 야당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대중“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서로 건전한 양당구도가 되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선 야당도 강해야 하는데 너무 차이가 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나 개인으로 보자면 민주당은 반세기를 몸담았고, 제가 이끌었던 정당이라 애정이 없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이 그간 각종 선거에 줄줄이 실패한 것은 한마디로 집토끼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될 때 얻은 표를 노무현 대통령이 거의 얻었습니다. 그런데 정동영 후보는 반쯤이나 얻었나요. 거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구체적으로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 실천하면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스킨십을 나누고, 배우고, 상의해야 합니다.”
(건전한 양당구도가 되기위해서는 선동하는 소수의 의견을 대변하기 보다는 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국민들은 원하지 않는 정책을 내세우며 지지도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정치활동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럴듯한 명분으로 국민을 속이고 자신들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을 실천하는 한나라당처럼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재중·이인숙기자>
후략
<김재중기자>
(이글은 경향신문의 김대중과의 인터뷰기사를 편집한 내용입니다. 실재 인터뷰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