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금리 사상최저라는데…" 신규대출자엔 "그림의 떡"이다

이현진2009.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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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금리 사상최저라는데…" 신규대출자엔 "그림의 떡"이다

“서민에겐 사상 최저 금리도 ‘그림의 떡’인가 봐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로 내린 다음날인 지난 13일 서울 방학동의 한 은행 지점을 찾은 직장인 박모(43)씨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아파트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리려던 그는 잔뜩 실망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까지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은행으로 달려갔지만 대출상담 직원이 거의 두 배꼴인 6.2%의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보설정비를 내지 않으면 0.2%포인트가 추가되고, 대출한도액의 85%를 넘게 빌리면 다시 0.3%포인트를 얹는다는 설명에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 해서 박씨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6.7%에 달했다.


한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이처럼 은행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별로 줄지 않는 것은 시중은행들이 계속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양도성예금(CD) 금리에다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으로 금리를 적용하는데,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CD금리가 지난 13일 사상 최저치인 2.57%까지 떨어지자 가산금리를 재빨리 인상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작년 말 1.7∼1.9%이던 가산금리는 현재 은행별로 2.5∼3.5%까지 수직 상승한 상태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국민은행은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전주보다 0.28%포인트 내린 3.4∼4.9%를 적용하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 13일부터 각각 3.63∼4.93%, 3.73∼5.03%로 낮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조건의 대출금리는 신규 대출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기존 대출자에게만 해당된다. 더욱이 은행이 제시한 최저 금리는 몇몇 최우량 고객에게만 적용되는 꿈같은 얘기다.

본지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조사한 결과 국민은행은 신규 대출자에게 통상 CD금리에 2.5∼2.9%포인트를 붙여 5.1∼6.4%(이하 13일 기준)로 대출해준다. 신한은행은 2.5∼3.5%포인트를 얹어 5.4∼6.2%, 우리은행은 2.4∼2.8%포인트를 보태 5.6∼5.8%, 하나은행은 2.7∼3.0%포인트를 붙여 4.1∼5.8%로 빌려주고 있다

 

일선 한 대출담당 직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본점에서 예대 마진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매달 올린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담보대출금리가 6%를 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대출 행태로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역마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가 석 달 단위로 계속 내려가는 상황에서 정기예·적금 가입자에게 높은 고정금리를 줘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역마진을 이유로 은행이 가산금리를 계속 올리다 보면 또 다른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만약 나중에 CD금리가 다시 올라가면 지금 신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금리 폭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지금 담보대출을 받는 사람은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나중에 경기 회복으로 CD금리가 올라 가면 엄청난 이자 부담을 떠안을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