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김인영2009.02.17
조회733

 

3.

 

짙은 공기가 폐를 에워싼다.

 

서걱거리는 진갈색 나무계단.

 

아래로는 이름모를 재즈 뮤지션의스윙거리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몇안되는 테이블에 두런두런앉아있는 몇안되는 손님들.

실내는 장마를 앞둔 베트남처럼 어둡고 습하다.

기다랗게 놓인 바bar옆으로 띄엄띄엄 테이블이 놓여있다.

아무곳에나가서 앉으라는듯 종업원이 무심하게 메뉴판을 건넨다.

 

무릎부분이 조금해진 검정 진, 검정 스니커즈, 살짝 크다싶은 회색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둘러맨 (그녀는 과연 그녀로서 실재하는 것일까? 그 나이 또래의 모두가 그녀같고, 그녀가 모두같다.)

 

종업원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방금 놓친음악의 마디를 좇는다.

모서리부분이 조금 젖어있는 메뉴판을 가로질러 나는 후미진곳에

자리한다. 가볍고도 단순한 메뉴판을 보며, 문득, 종업원이 꽤나

미인이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쌍커플은 없지만 서들서들하고 매력적인눈매, 제법 날렵한 콧날,

두툼하지도 얇지도 않은 입술. 무엇보다도 조화로운 얼굴형태.

 

바bar너머로는 각양각색의 술들과는 달리, 집근처싸구려 중국집에

아무렇게나 놓인 고량주마냥 들쑥날쑥 자리한 술병들. 술병을 너머로 누가봐도 단번에 가게주인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한 중년의 남자가 음악에 한껏 심취해있다.

 

이곳 역시 재즈바인가.

 

남자는 리듬이 마치 그의 입과, 코와, 목과, 손가락과, 귀에서 흘러나온다는듯 음악에 몰입해있다. 중간중간 세상사따윈 내알바가 아니라는 표정으로 뻐끔뻐끔 담배를 물어댄다.

 

짙은 리바이스청바지에 노란색 리바이스 티셔츠를 입고 긴머리를 위로 동여맨 그는, 왠지 넥타이를 선물한 친구와는 언제든지 절교할 수 있을것만같다.

 

나는 (왠지 그래야만 할것같은 기분에) 담배한개피를 꺼내물고 호가든 한병과 소시지 한접시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