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 사는 길(5)

윤화숙200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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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의 건강을 염려해 주던 한 친구가 어제 갑자기, 나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


나를 볼 때마다 입버릇처럼, ‘이런 건 먹어라, 저런 건 먹지 말라!’고 충고를 늘어놓던 전 직장의 입사동기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건 일면의 진리일 뿐, 아직은 정설이 아니다.’라고 반박을 하곤 했다.


실제에 있어서도, 아래의 예시에서 보ㄷ이, 거의 모든 식품에서, 그러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에스트로겐은 주로 난소에서 생성되며 여성의 2차 성장을 발현시키는 주된 호르몬으로, 여성의 생식기와 비뇨기를 탄력 있고 튼튼하게 유지시키며 자궁내막에 작용하여 월경을 유도하고 자궁 근육을 튼튼하게 하여 임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골대사와 골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뼈를 튼튼하게 유지시킨다.


이러한 에스트로겐은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초경부터 월경 휴지기까지는 에스트라디올(Estradiol/E2), 페경기 이후에는 에스트론(Estrone/E1), 임신 중에는 에스트리올(Estriol/E3)이 우세하다. 


이 외에도, 어떤 식물의 성분이나 인공적인 화합물도 에스트로겐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에서 인공적인 화합물에 속하는 것은 제노에스트로겐, 식물에서 만들어진 화합물은 피토에스트로겐, 균류가 만드는 것은 미코에스트로겐이라고 부른다.


체내에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피토에스트로겐은 대체로, 인체가 만들어 내는 내인성 에스트로겐(body's own estrogen)보다 약하게 작용하기는 하지만, 에스트로겐이 결합해야 할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과 결합함으로써 서로 경쟁을 한다. 그 결과, 에스트로겐이 너무 강하거나 약해서 생기는 인체의 부조화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유방암. 자궁암과 같은 부인 암은 대개, 이러한 에스트로겐에  민감하거나 에스트로겐 리셉터에 대해 양성 반응을 한다.


따라서 유방암의 치료에는 에스트로겐을 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론적으로, 피토에스트로겐은 에스트로겐이 유방세포의 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여 암 유발 작용을 억제시킨다.


그 중에서도 특히, 콩 속에 많이 함유된 제니스타인이라는 이소플라빈은 피토에스트로겐의 일종으로, 유방암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암의 성장과 관련이 있는 엔자임의 활동을 억제하고, 악성 유방암세포를 정상으로 바꾸어 주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스트로겐을 낮추는 요법에 내성이 생긴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매일 피토에스트로겐을 복용시킨 결과, 종양의 성장이 멈추거나 억제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상반되는 연구결과도 많다.

 

즉, 콩 기름이나 콩가루처럼 이소플라본이 농축된 식품은 오히려 유방암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피토에스트로겐이 많이 함유된 자몽을 하루에 1/4개 이상 먹는 여성은 전혀 먹지 않는 여성보다 유방암발병 위험이 약 30%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피토에스트로겐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감귤류에 국한된 현상으로, 그 껍질에 함유된 헤스피리딘이 에스트라디올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데에 따른 특이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이를 종합해 봤을 때, 콩의 이소플라본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러나 이미 암에 걸린 여성의 경우에는 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고로, 피토에스트로겐은 체내에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며 암의 단계마다 다 다르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즉, 체내에 에스트로디알과 같은 에스트로겐이 많이 생성되는 상태라면 방어 작용을 하지만,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거나 에스트로겐 양성 유방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암 등에는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삼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인삼 성분이 함유된 크림을 쓴 폐경기 여성의 난포자극 호르몬 FSH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자궁내막도 튼튼해졌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중국산 인삼은 에스트로겐 의존성 세포의 성장을 촉진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 한국산 인삼으로 만든 호르몬 강화제를 복용한 경우에는 유방암 세포가 자라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이에 대해, 중국산 인삼에서 나타난 역효과는 잔류농약 등과 같은 제노에스트로겐의 역할에 의한 것이지 피토에스트로겐의 역할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므로 현재로서는 부인 암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콩이나 인삼이 해롭다거나 이롭다고 말하는 자체가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또, 우리가 섭취하는 거의 모든 식물성 식품에는 피토케미컬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물의 성정체성조차도 바꿔버릴 정도로 강력한 기능을 지닌 제노에스트로겐이 끊임없이,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인체 내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에스트로겐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러한 변수들을 잘 통제하지 않은 채, 몇 가지 식품들을 가려먹는다고 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어차피 그럴 바에야, 어떤 식품을 집중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섭취하지 않는 한,  일상적인 식생활에서 그런 것에 너무 구애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