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김수환추기경!

한병태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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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흘리게 시절, 나의 꿈은 읍내에 점포를 차려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장사를 하지 않킬 잘 했다. 

 

나 같은 사람은 허구한날 사기를 당해 알거지가 되기 십상이니까!

2년 전 여름, 평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수환추기경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유학 시절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음악회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열정적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는 손 끝에서 선율이 흘러 나오는 것 같아 한 동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셨다고 ...

 

돈도 벌고싶고, 오케스트라의 지휘도 하고싶고, 시인도 되고 싶었던 그 꿈들을 모두 묻어 두고  성직자의 길을 가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은 신부가된 것이라고 ...

 

 비록 처음 신학교를 간 것은 어머님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지만 이제 하늘 나라에서  어머님을 만나면 제일 먼저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

그 어머니 덕분에  한 생을 잘 살았다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김수환추기경님은 말씀하셨다.

 

만약에 다시 사회인이 되서 새내기 직장인으로 취직을 한다면 연봉을 얼마나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2년 전 추기경님은 1천만원 정도면 된다고 하셨다.

그 돈으로 어떻게 가족을 부양하고 집도 사겠느냐고 묻자 한 달에 80만원 정도면 밥먹고 전철타고 다니고 물도 사 마시고 그래도 20만원 정도는 남은 것 같은데 라고 하셨던 우리들의 신부님!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신부 외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결혼해서 처 자식과 오손도손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해 봤지 ...

 

굴뚝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시골 오두막집,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 ....

 

누구나 자신이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은 있기 마련이지만 평생을 성직자로 홀로 살아오신 분이 신자가 아니라면 가장 해 보고 싶었던 것이 그렇게 평범한 삶이었다는 사실이 우리 가슴에 웬지 울림을 전해 줍니다.

 

지난 16일 월요일 저녁에 세상을 뜨신 김수환추기경님! 

 

같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오랜세월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분이 셨기에 많은 분들이 김수환추기경님 생전 훌륭한 일들을 회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큰 사랑을 실천하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 분 나름대로 외로웠고 힘들었을 순간 순간들 ...

 

그 순간들을 기억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일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