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한국 방문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대북 발언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속에서 밝힌 ‘북 권력 승계 언급’은 지금까지 미 고위 당국자들에게는 일종의 금기 사항으로 클린턴 장관이 이를 깬 것이다. 또 그가 어제 한국과 한목소리로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촉구한 것은 북·미 직접대화를 우선시하는 북한의 입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강성 발언은 향후 북·미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 의도는 현재로서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 관측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일 대남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한 경고용이라는 것이다. 또 대북정책에 있어서 미국과 미묘한 의견차를 보이는 중국에 북한의 현실 직시를 요구하는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이 ‘초보 장관의 실수’가 아니라 계산된 것이라는 점이다. 미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클린턴 장관의 권력 승계 발언이 논란을 빚자 ‘국무부 의견’이라고 바로 못을 박았다.
지난 16년간 미국은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 일정한 과정을 밟았다. 정권 초기에 강경기조를 유지하다가 나중에 포용으로 기조를 수정했다. 1993년 출범한 클린턴 행정부가 그랬고, 2001년 시작한 부시 행정부가 그랬다. 이들 정권이 기조를 바꾼 것은 강경책만으로 북핵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현실론 때문이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이 전 정권들의 대북 정책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다시 강경책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낸다.
오바마 정권이 현명하다면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압박이 아니라 적극적인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욱이 지난 16년간의 경험이 말해주듯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오바마 정권은 앞으로 대북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더 현실적인 접근법을 택하길 기대한다.
우려스러운 클린턴의 대북 접근법
우려스러운 클린턴의 대북 접근법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대북 발언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속에서 밝힌 ‘북 권력 승계 언급’은 지금까지 미 고위 당국자들에게는 일종의 금기 사항으로 클린턴 장관이 이를 깬 것이다. 또 그가 어제 한국과 한목소리로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촉구한 것은 북·미 직접대화를 우선시하는 북한의 입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강성 발언은 향후 북·미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 의도는 현재로서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 관측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일 대남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한 경고용이라는 것이다. 또 대북정책에 있어서 미국과 미묘한 의견차를 보이는 중국에 북한의 현실 직시를 요구하는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이 ‘초보 장관의 실수’가 아니라 계산된 것이라는 점이다. 미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클린턴 장관의 권력 승계 발언이 논란을 빚자 ‘국무부 의견’이라고 바로 못을 박았다.
지난 16년간 미국은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 일정한 과정을 밟았다. 정권 초기에 강경기조를 유지하다가 나중에 포용으로 기조를 수정했다. 1993년 출범한 클린턴 행정부가 그랬고, 2001년 시작한 부시 행정부가 그랬다. 이들 정권이 기조를 바꾼 것은 강경책만으로 북핵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현실론 때문이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이 전 정권들의 대북 정책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다시 강경책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낸다.
오바마 정권이 현명하다면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압박이 아니라 적극적인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욱이 지난 16년간의 경험이 말해주듯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오바마 정권은 앞으로 대북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더 현실적인 접근법을 택하길 기대한다.
2009년 2월 21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