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장과 김수환 추기경님이 남기신 사랑의 메시지

이유선20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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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미사는 교황의 이름으로

 

 

장례미사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가는 제사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장례식이 서울대교구장에서 교황장으로 격상됐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19일 교황을 대신해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 및 기타 전례를 집전하는

특사로 정진석 추기경을 공식 임명했다고 서울대교구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진석 추기경님은 교황의 이름으로 장례미사 등 장례 진행을 주관하게 된다고 한다.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간소 소박한 장례를 원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은 없고,

전세계의 가톨릭 교회에서 함께 추모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다음은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대사가 보내온 특사 임명 서한 내용이다.

 

◇ 친애하는 추기경님,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추기경님으로 하여금 교황님의 이름으로

선종하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을 위한 장례 미사와 기타 전례를 거행해달라는 부탁 말씀을

전해오셨습니다.

저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대교구의 가톨릭 공동체에 깊은 조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경의와 축복을 기원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삼가 인사를 드립니다.

 

 추기경님이 남기신 사랑의 메시지

 

 

1. 각막기증 - 장기기증ㆍ미혼모 자녀 입양 신청·문의  줄이어


추기경님의 각막 상태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양호해서 두 명에게 이식이 되었다고 한다. 

추측에 의하면 70대의 두분이 빛을 찾으셨다는데,

추기경님의 눈으로 세상을 볼 그분들...생각만 해도 감동이 물결친다. 

육신이 늙어지면 나눌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추기경님의 각막기증에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도 누구에겐 빛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산다는 것이 참으로 희망스러워졌다.

 

나 뿐 아니라 장기기증 단체에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신청과 사회복지 단체에 관심 어린 문의가 쏟아지고 있으며, 

추기경님이 직접 설립하신 성북동의 미혼모 자녀 입양기관인 '성가정입양원'에도 입양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그분의 향기가 선종 후에도 이렇게 세상속으로 아름답게 퍼져나가고 있다.   

 

 

 

2. 연명치료  반대 


추기경님은 늘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셔서 낙태 반대, 사형제도 폐지 등에 뜻을 나타내셨지만 

무의미한 생명연장 치료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셨다.
이미 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연장만을 위한 치료는 받지 않겠다는 말씀이었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관습적으로 연명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교구청에 동의를 구했고, 정진석 추기경님이 연명치료 거절에 대한 공증을 서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테파노 추기경님은 눈을 감을 때까지 고통스러워 하시지 않았고, 스스로 숨 쉴 힘이 있을 때까지 사셨다.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한다는 것, 요즘 존엄사 문제가 부쩍 심각하게 불거져 있는 상황에서

추기경님의 연명치료 반대는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3. 추기경님의 유품과 유산, 유언 - 무소유 

 

검소하게 사신 탓에 남긴 재산도 물품도 거의 없다.

장례위원회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8일 가톨릭대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공개한 유품 - 대부분 사제복이나 제구 등 성직과 관련된 물품들.

 

 

 

모든 것을 주고 떠난 그분의 삶을 보여주듯, 미사 전례에 쓰던 물건 외에는 손 때가 묻은, 평범한 소장품이 전부.

안경 5점은 예전부터 사용했던 것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둔 것이고 광택이 없는 성작(미사 때 포도주를 담는 잔)과 성반(성작의 받침)은 얼마나 오랜 세월 사용하셨는지 짐작이 된다. 1966년 주교가 됐을 때부터 입었다는 수단(사제복)도 아주 낡았다. 

 

 

 

 

 

 

퇴직 후 받았던 생활보조금은 사제들의 선물을 사거나 보조금을 내는 데 주로 사용했으며,

그나마 묵주 선물로 잔고가 부족할 지도 모른다고 했다.

 

임종을 지킨 교구청 관계자와 의료진들을 향해서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 감사합니다. 』  

평소에도 『 과분한 사랑을 받아 너무 고맙다. 왜 나를 사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고 하셨고 누구에게나 고맙단 말을 하셨다.    
 

"나는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며 사세요."

"사랑을 많이 받아 감사하다"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신 추기경님의 마지막 말씀이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죄송스럽다.  

 

4.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추기경님은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역할과 참종교인과 지성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온 몸으로 보여주신 분이시다.

1969년 47세로 전세계 추기경 136명 가운데 최연소자로, '세상 속의 교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독재정권과 맞서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인권 사회 정의 운동의 한가운데 있게 되었다.

 

명동성당은 민주화 운동가의 피난처가 되었는데, 공권력이 투입되어 학생들을 잡아가려하자

“맨 앞에서는 저를 보게 될 것이고, 제 뒤에는 신부님들, 그 뒤에는 수녀님들이 있을 것이고, 우리를 다 넘어뜨리고 난 후에야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당시 참으로 유명했다. 전두환 정권은 명동성당만큼은 짓밟지 않았다.

 

1980년 군부 탄압을 막지 못해 광주에서 무수한 희생자가 속출한 것을 가장 가슴아파했으며 눈물지으셨다.

추기경님 선종후 29년만에 그 당시 희생자들과 부상자들을 걱정하는 편지와 함께 거액의 돈을 보낸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장애인과 사형수들을 만났고 강제 철거로 거리에 나앉은 빈민들, 농민과 저소득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다. . 

사목표어인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정신대로 소탈하고 다정하며, 낮은데로 임하는 겸손과 정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소신으로 살아오신 

추기경님은 평생 검소·겸손하면서 마지막까지 담백한 인간적 체취도 잃지 않았다.

 

마지막 메시지는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다.

끝까지 사회를 걱정하며 사랑과 평화의 삶을 실천하실 분이 근세사에 또 누가 있을지 모르겠다. 

 

 

 

5. 추기경님의 유머 하나 

 

추기경님의 유머를 잘 하시는 데 대해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 중 하나.

외국인들과 항상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을 본 국장신부님들은 추기경님이 몇 개 국어를 하시는지 궁금해졌다.

그 말을 들은 추기경님은 당신은 두 개의 언어를 잘하는데, 한번 맞추어 보라고 하셨는데...

국장신부님들은  '영어와 일어', '우리말과 영어', '독어와 우리말', '라틴어와 우리말'이라고 했지만 다 틀렸다고 하신 후,   

웃으시면서 대답하셨다.

 

"나는 두 가지 말을 잘하는데 그게 뭐냐면 하나는 거짓말이고, 다른 하나는 참말이야"

명답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참말과 거짓말을 하면서 사니까.

 

 

 

6. 어록 몇 개만...

 
○ 자기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한 법
○ 결국 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
○ 더 가난해야 했고 더 사랑해야 했다. 

○ 세상에 밥이 돼야 하는데...  

○ 우직한 사람은 정직해요.

 

- 삶을 돌아볼 때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부분이다.

 

- 우리는 예수님의 삶에 감탄하는데,

  분명한 것은 그 삶은 우리에게 감탄하라고 보여주신 게 아니라 그대로 따르라고 제시해준 것이라는 점이다.

 

 

7. 화환과 분향 하나 없는 소박한 장례식  

 

병상에서도 당신의 장례식을 간소하게, 소박하게 치루도록 신신당부하셔서 장례식도 매우 검소하게 치러진다. 

관도 묘역도 일반신부님들과 같다. 

20일 용인공원묘지 성직자 묘역 내 노기남 대주교 묘지 바로 옆이다.

 

 

묘비명  

 

†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 23:1) 

 

 

8. 사회 벽을 허문 애도 추모행렬  

 
영하의 날씨에도 오전 6시부터 추모 행렬은 줄을 이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를 온 몸으로 실천했던 추기경님에 대한 사회적인 존경심은 조문 행렬이 보여주었다. 


추기경님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반목과 질시로 나뉘었던 여야와 종교간 벽도 허물었다.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들과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 인사들에서
지역이나 지위, 빈부, 남녀노소 구분없이 하루 종일 애도의 물결이 넘쳐났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곳에 사랑을 베푸신 모습이 전한 화해의 물결이 넘쳐나는 명동은 성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명동은 조문객을 위해 소박한 배려를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따뜻한 녹차, 보리차를 제공하는 가 하면,  ‘화장실 사용하셔도 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적힌 카페도 있었고, 개인택시 운전자 봉사단체 ‘가톨릭기사사도회’ 회원들은 추기경 선종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6시부터 성당 입구에서 교통 정리를 했다. 

명동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다들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있게 사는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밥이 되고 싶었던 분, 스테파노 추기경님은 실제 우리들의 영혼의 밥이셨습니다.

 

그동안 우리곁에 계셔 주셔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고맙다.... 사랑한다.... 마지막 이별의 말씀을 이제 눈물로 받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단한 세상 저도 바보처럼 살다가  
언젠가 때가 되면 세상을 향해 고마웠다. 사랑한다

이런 말 남기고 먼 길 채비하고 싶습니다.   


 

내일이면 한 시대가 막을 내리는 느낌.

그 모습 다시는 뵐 수 없겠지만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소서.

그리고

세상에 남겨 놓으신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그동안 참으로 애 많이 쓰셨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내일이면 이 울음을 거두어 줄

가슴속에 영원히 빛날 푸른 별이 새로 떠 오를 것입니다.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
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
아기의 옹알거림과
자연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입.
기쁨과 슬픔과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남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 줄 수 있는
가슴을 가진
나는 행복합니다.

김수환추기경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중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이 어린 시절의 고향집을 회상하며 그린 그림

 

나의 기도

 

                김수환 추기경


주여,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과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목숨 다 하는 그날까지
당신과 함께 영원을 향하여 걷고 싶습니다.
형제들을 위한 봉사 속에
형제들을 위한 가난 속에
그들과 함께 모든 것을 나누면서
사랑으로 몸과 마음 다 바치고 싶습니다. (1979년)

 

 

김수환 추기경의 동성고 후배인

동양화가 한진만 홍익대 전 미술대학장이 김 추기경을 그린 수묵 캐리커처.

 

아래 독일 어떤 노인의 시는 추기경님이 손수 번역해서 읽어주신 글로   

생의 마무리에 대한 메시지가 강렬하다.  (출처 :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독일 어떤 노인의 시
 

 

이 세상에서 최상의 일은 무엇일까?
기쁜 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일하고 싶지만 쉬고
말하고 싶지만 침묵하고
실망스러워질 때 희망을 지니며
공손히 마음 편히 내 십자가를 지자.
 
젊은이가 힘차게 하느님의 길을 가는 것을 보아도
시기하지 않고
남을 위하여 일하기 보다
겸손되이 다른 이의 도움을 받으며
쇠약하여 이제 남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도
온유하고 친절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늙음의 무거운 짐은 하느님의 선물
오랜 세월 때묻은 마음을 이로써 마지막으로 닦는다.
참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자기를 이승에 잡아두는 끈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는 것.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이리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그것을 겸손되이 받아들이자.
하느님은 마지막으로 제일 좋은 일을 남겨두신다.
그것은 기도이다.
 
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합장만은 끝까지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 위해 하느님이 은총을 베푸시도록 빌기 위해서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임종의 머리맡에 하느님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오너라. 나의 벗아. 나 너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말 (言)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양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책 (讀書 )

 

수입의 1%를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옷이 헤어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노점상 (露店商)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웃음 (笑)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 치료약이며.
노인을 젊게하고. 젊은이를 동자(童子)로 만든다.

 

TV (바보상자)

 

텔레비전과 많은 시간 동거하지 말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
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전에 취하면 모든게 마비 된 바보가 된다.

 

성냄 (禍)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기도 (祈禱)

 

기도는 녹슨 쇳덩이도 ! 녹이며
천 년 암흑 동굴의 어둠을 없애는 한줄기 빛이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기도는 자성을 찾게하며 만생을 유익하게 하는 묘약이다.

 

이웃 (隣)

 

이웃과 절대로 등지지 말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큰 거울이다.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목욕하고 바르게 앉아 자신을 곰곰히 되돌아 봐야 한다.

 

사랑 (慈愛)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 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 십년 걸렸다."

 

 

 

< 출처:네이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