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418 사랑을말하다

노진아200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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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18 사랑을말하다

지금 뛰어올래?

니가 나에게 농담처럼 했던 말

밤운동한다고 일부러도 뛰잖아 올래면 오는 거지 뭐

농담으로 말하면서 진심도 묻어있던 너의 목소리

 

그랬다

우린 그때 지금보다 시간이 훨씬 많았으니까

그 다음날 강의마저 없으면 밤은 온전히 우리들의 것이었고

만나고 싶으면 따지지 않고 만날 수 있었던 날들

사람 많이 없구 차도 많이 없으니까 밤엔 서울이 더 이뻐 그지

딱히 갈 데가 없던 우린 차를 몰고 강변을 달리면서도

이것이 마냥 긴 여행이라도 될 거라는 듯

들뜨고 자유롭고 행복했었다

이제 니가 없는 밤은 무엇인가를 하기엔 충분히 지치고 늦어버린 밤이 되었지만

 

나는 조금 변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만나 좋아지려는 마음이 생기려다가도

오늘은 좀 그렇고 내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마음

내일이라는 변명

내일 되면 오늘과는 달라지겠지 더 좋아지겠지 하며 미뤄보는 것

내가 자꾸 그러고 있다

나만큼 상대가 심드렁하면

그래 그럼 나도 그만할래

나보다 상대가 열심이면

난 그렇게 열심인 거 안 좋아해

나만큼 상대가 주저하면

그래 우린 여기까지일거야

내가 자꾸 그러고 있다

 

예전의 나는 그러지 않았었지

내가 널 더 좋아하는 게 자랑스럽고

니가 날 덜 좋아하는 게 오히려 내가 할 일이 생긴 것 같아서 치열했었고

내일보단 오늘 오늘 중에도 이 순간

지금 만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애서

달리고 또 달렸었는데

그때의 나는 니가 떠나면서 너와 함께 사라져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늦은 밤 강변을 혼자 달리면 아직도 너의 목소리가 가끔 떠오른다

왜 노래 중에는 사랑을 노래하는 것들이 그렇게도 많을까 라는 나의 시시한 질문에 넌 그렇게 말했었다

그만큼 부족하니까 그리우니까 다들 잃어버린 것을 찾고 싶어하니까

그래서 사랑노래가 많은 거라고

나는 오늘밤 그 말을 기억한다

강변 너머 보이는 수많은 집들의 불빛들이 하나둘 꺼져가는 걸 보면서

누군가도 나처럼 사랑노래로 이 밤을 대신하고 있을 거라고

부족해서 그리워서

잃어버린 것을 찾고 싶어서

 

 

 

사랑을말하다

 

 

 

 

-푸른밤,그리고성시경입니다

-사진:Drewy Boy"Promise Land Country Side"